재벌총수 청와대 모임의 의미
“(경제의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 중에는 순수한 우려도 있지만, 의도적인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은 것 같다. 개혁을 저지하기 위해서 (중략) 위기를 확대해서 주장하고 (중략) 국민들의 불안을 조장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지난 15일 노무현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문 발표 장면을 지켜보던 재벌들의 표정은 굳어졌다. 대통령의 개혁의지는 발표 전에 미리 언론에 나눠준 원고 수준보다 훨씬 강한 톤이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맞서 연일 경제위기를 강조하며 지금이 한가하게 개혁타령이나 할 때냐고 목소리를 높였던 재계는 뒤통수를 맞은 듯한 모습이었다. 반대로 개혁진영에서는 “기대 이상”이라는 긍정평가가 쏟아졌다. 담화문 내용은 개혁을 찬성하는 사람들이나,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모두 노 대통령이 집권 2기를 맞아 드디어 개혁의 고삐를 죄려는 것같다는 전망을 낳고 있다. 그리고 25일 노 대통령과 재벌총수들과의 청와대 모임이 향후 재벌개혁의 향배를 가늠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경제계의 관심이 온통 집중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