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개혁 했는데...보험료는 ↑ 보장율은 ↓

안홍준 “소득 낮을수록 의료비 지출 부담 증가”

구자환 기자 / kmindong@korea.com

지난 8년 동안 정부가 실시해 온 의료보험개혁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 보장율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료에 대한 국민 부담이 증가한 가운데 보장율은 감소한 것으로 드러난 것어서 주목된다.

20일 국민건강보험공단 국정감사에서 안홍준(한나라당, 경남 마산을)의원은 ‘국민이 부담한 건강보험료 총액은 2000년 약7조2,287억원에서 2007년 21조7,863억원으로 3.1배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통계는 안홍준 의원이 건강관리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인 ‘2000년~2007년까지 건강보험료 증가현황 및 건강보험료 보장성 증가추이’에 따른 것이다.

자료에 따르면 지역별로 보험료 부담의 형평성이 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역가입자에 비해 직장가입자의 건강보험료 부담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가입자의 경우 세대당 평균보험료는 2000년에 43,258원이었던 것이 2007년에는 118,262으로 173%가 인상됐다. 이에 반해 지역가입자의 세대별 보험료는 2000년에 31,678원에서 2007년에는 55,454원으로 75% 인상되는데 그쳤다. 또 같은 기간 지역별 1인당 보험료는 직장의 경우 14,106원에서 45,624원으로 223% 증가됐고, 지역은 10,965원에서 24,239원으로 121%로 늘어났다.

건강보험료에 대한 국민의 부담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과 지역 등 전체 보험료 수입은 201% 증가했지만 국고수입은 136%에 머물렀다.

세부항목별로 보면 직장보험료가 2조9,696억원에서 13조3,354억원으로 349%가 증가했고, 국고지원액은 1조5,529억원에서 3조6,719억원으로 증가율이 136%에 달했다. 건강보험료의 직장증가율에 비해서 국고지원액 증가율은 39% 수준에 불과하다.

이 기간 동안 국민의 건강보험 보장성(보험자 부담률)이 사실상 마이너스에 가깝다는 분석도 함께 나왔다. 건강보험의 급여지출비가 약 9조418억원에서 24조5,773억원 수준으로 2.72배가 늘어난 반면, 보험자부담은 2001년 9.1% 떨어진 56.4%까지 내려갔다가 최근에 조금씩 회복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건강보험공단이 제출한 '2007년 20분위별 보험료 대비급여현황' 자료에는 소득 1분위 계층과 20분위 계층의 의료 이용률은 별 차이가 없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지역세대는 소득 1분위 계층의 의료 이용률이 86.1%인데 비해, 소득 20분위 계층은 98.7%로 12.6%가 높게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저소득층의 의료혜택 불균형 문제는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의원이 통계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08년 상반기까지 5년 평균 하위소득 10% 계층의 월평균 보건의료비 지출금액은 월평균 7만8,254원(98.3%)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상위소득 10% 계층의 경우 보건의료비는 5년 동안 월평균 17만9,818원(4.5%)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의료비 지출비중도 하위소득 10% 계층이 2003년 7.4%에서 2008년 상반기까지 9.2% 증가해 ‘소득이 낮을수록 의료비 지출 부담이 증가’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안홍준 의원은 “저소득층의 의료비를 줄일 수 있는 적극적인 보장성 강화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며 “고소득지역가입자의 보험료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에 대해서도 “건강보험료의 형평성 재고를 위해 지역별로 차등 인상해야 실질적인 형평을 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민중의소리
* 기사입력: 2008-10-20 13:33:38
* 최종편집: 2008-10-20 15:5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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