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자계…로컬보다 ‘접대비’ 더 쓴다




한국바이엘 순수 접대비로만 108억 펑펑

2006년 감사보고서 기준, 회사는 접대비 지출이 높은 순(자료출처: 금융감독원)
한ㆍ미 FTA에서 윤리적 영업 관행 정착을 외치던 미국의 주장과는 달리, 다국적 제약사가 국내 제약사보다 ‘접대비’를 더 많이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주요 다국적 제약사 및 국내 제약사 10곳의 감사보고서상 접대비 항목을 조사한 결과, 다국적 제약사가 국내 제약사보다 연간 131억을 더 쓴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다국적 제약사의 판관비 대비 접대비 비율 역시 국내 제약사보다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출비용 중 접대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

특히 한국바이엘은 지난해 총매출액 2,365억 원 중 4.59%에 해당하는 108억 원을 순수 접대비로만 지출, 국내에 존재하는 모든 제약사들 중 1위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재무제표상 접대비로만 108억을 썼다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힘든 일”이라며 “내부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상관없겠지만 일반적인 기업에서는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일”이라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판관비 내역 중 실제 지출이 발생하지 않는 감가상각비 등을 제외하면 접대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훨씬 높아질 것”이라며 “제약업종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단일 접대비 항목으로 이정도의 지출이 발생했다는 것이 신기하다”고 덧붙였다.

국내 제약사로는 한미약품이 접대비 83억 원을 지출, 가장 많이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미약품이 도매를 거치지 않고 직접 영업을 전개하는 특유의 영업방식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유한, 대웅의 경우도 강력한 영업력을 바탕으로 매출을 올리고 있기 때문에, 다른 국내사들보다 접대비가 많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한독약품의 경우 총매출액 및 판관비는 적지만, 접대비는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나 다국적 제약사와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그러나 한미, 한독, 유한, 대웅을 제외한 나머지 국내 제약사들은 전반적으로 접대비 지출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손정우 기자 (son@yaku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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