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 김윤경 사무관...타미플루 의존보단 자체 백신개발 해야
장기적인 관점에서 비싼 로열티를 지불하는 수입약인 타미플루에 의존하기보다는 우리나라도 변종 조류 독감 바이러스 출현에 대비해 항바이러스제, 백신 개발 및 이의 대량생산이 가능하도록 제약 업계 및 이에 관련된 연구 분야에 범국민적인 관심과 국가적인 지원이 절실히 요구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윤경 특허청 화학생명공학심사본부 약품화학심사팀 사무관은 최근 개최된 ‘판데믹 인플루엔자 미디어 브리핑’에서 “조류독감의 변형이 될지 다른 바이러스로 인한 것일지는 분명치 않지만 세계에 죽음의 공포를 드리울 신종 슈퍼 독감의 출현이 임박한 것만은 분명하다”는 관계자들에 예측에 이 같은 대안을 제시했다.
김 사무관은 먼저 “조류 독감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 중 현재 인간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A(H5N1)형이지만 일반 독감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조류 독감 바이러스도 끊임없이 돌연변이가 일어나므로 언젠가 전 인류에 치명적인 전염성을 가진 바이러스가 출연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지난 10년간 (1997년-2006년) 조류독감과 관련된 특허출원동향을 살펴보면, 우리나라에 출원(국내출원)한 경우는 2003년까지 6건에 불과하던 것이 2004년 24건, 2005년 37건, 2006년 17건으로 조류독감 발생이 확인된 이후에 크게 증가했다” 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국내출원을 유형별로 보면, 살균·소독 장치 및 용기에 관한 출원이 22건(26%)으로 가장 많고, 조류독감치료제 관련 출원이 20건(24%) 순으로 이뤄졌다” 며 “특히 조류독감 치료제의 경우는 2003년까지 1건에 불과하던 출원은 2004년 4건, 2005년 10건, 2006년 5건으로 매년 꾸준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조류독감 치료제에 관한 출원이 269건(78%)으로 가장 많은 미국, 유럽, 일본 등 외국과는 사뭇 다른 수치이다.
김 사무관은 “현재까지 조류독감에 걸린 사람을 치료할 수 있는 항바이러스제는 일반 독감 치료제로 사용되어 오던 타미플루, 아만타딘, 리만타딘, 자나미비르가 전부인 실정” 이라며 “이 중 타미플루는 로슈가 원 특허권자인 미국의 Gilead와 라이센스 계약 하에 그 특허권이 끝나는 2016년까지 독점 생산권을 위임받아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 생산량이 전 세계의 수요를 충족시키기에 턱없이 부족하고 또한 다른 제약회사가 타미플루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로슈와 서브라이센스 계약을 맺어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허나 “2005년 동남아에서 조류독감이 다시 발생하기 시작하자 그 이후 인도 제약회사 시플라(Cipla)와 대만 등에서는 로슈와의 서브라이센스 계약 체결 없이 타미플루 복제약을 제조 판매하겠다고 발표하고 국내 자체 생산의 의지를 밝히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전히 “전 세계 각국 정부들은 타미플루의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약 백만 명분의 타미플루만을 비축하고 있을 뿐이며, 확보된 타미플루도 5년이 지나면 효력이 떨어져 새로운 약품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윤경 사무관은 타미플루에 의존하기보다는 우리나라도 변종 조류 독감 바이러스 출현에 대비해 항바이러스제, 백신 개발 및 이의 대량생산을 위해 많은 투자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우리나라도 국가적 비상사태나 극히 긴급한 상황 아래에서 특허가 개발자만을 일방적으로 보호하지 않고, 사회 공공 이익과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완하고 있으며, 국내 특허법 제107조(통상실시권 설정의 재정)에 의하면 조류독감의 창궐과 같은 비상사태 시 타미플루의 국내 생산이 가능하도록 그 근거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임세호 기자 (woods3037@yakup.com)
입력 2007.05.15 11:38 AM , 수정 2007.05.15 02:17 PM
'조류독감 치료제' 개발 국가적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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