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2%가 건강보험료 30% 썼다…1명이 1년에 10억

[경향신문 2007-02-06 19:00]

김모씨(34·울산)가 2005년 혈우병 치료를 받는 데 든 진료비(입원·외래·약국 포함)는 10억742만원이었다. 혈우병은 약값과 사전 진단비 등이 비싸 치료비가 많이 드는 질병 중 하나다.


이 중 건강보험 혜택을 받은 금액은 10억142만원. 혈우병은 건강보험 적용뿐 아니라 국가 보조를 받을 수 있는 특정 질병이어서 보건소로부터 551만원을 추가로 지원받았다. 이로 인해 김씨가 낸 실제 치료비는 49만원에 그쳤다.


혈우병 환자 5명도 2005년도 수혜 금액이 5억~6억원대에 달했다. 지방질이 분해되지 않고 몸속에 쌓이는 고셔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일부도 3억~5억원대의 건강보험 혜택으로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진료비가 300만원 이상인 환자가 사상 처음으로 100만명을 넘어섰다.


6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5년 건강보험 진료비를 분석한 데 따르면 연간 치료비가 300만원 이상인 고액 환자가 105만4935명에 달했다. 1억원 이상인 환자는 210명으로 남자 178명, 여자 32명이었다.


이들의 전체 치료비는 7조2570억원으로 이 중 77%인 5조5855억원을 건강보험 재정으로 부담했다. 이는 2005년 한해 지급된 건강보험 급여비 17조9886억원의 31.1%에 해당한다.


연령별 발생 질병을 보면 9세 이하에서는 단기 임신 및 저체중 출산과 관련된 장애, 폐렴, 선천성 심장기형 등이 많았다. 활동이 왕성한 10대에는 골절관련 질환이 많았고 20~30대는 정신분열증, 만성신부전증의 빈도가 높았다. 40대는 암환자가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50대는 만성신부전증, 60세 이상은 노인성 백내장, 뇌경색 등이 가장 많이 발생했다.


건강보험연구원 김기영 부장은 “고액 환자는 40대를 기점으로 급증하고 있는데 이들의 질병 대부분은 생활 습관병”이라며 “유소년기부터 올바른 생활습관을 갖는다면 국민 삶의 질도 높아지고, 재정 운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영주기자 minerv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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