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제약사, 약물 부작용 소송 골머리

작년 1만7천건 제기…부작용 위험 경시 등 주장


세계 대형제약사들이 약물 부작용을 주장하는 소송에 직면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법률 회사인 톰슨 웨스트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 2000년 이후 약물 부작용과 관련, 무려 6만5000개 이상의 처방약에 대해 법률 소송이 제기됐다.

지난해에도 1만7027건이 제기됐다.

대표적인 약물은 호르몬대체약물(HRT) '프리엠프로(Prempro)', 피임 패취제 '오소 이브라', 정신분열증 치료제 '세로콜', 간질 치료제 '뉴론틴' 등으로, 이들 약물을 복용한 수백만 명의 환자들은 6000건 이상의 소송을 제기했다.

'프리엠프', '프리마린'은 8300명의 여성들로부터 5000여건, '오소 이브라'는 500건, '세로콜'은 380건, '뉴론틴'은 약 300건의 소송에 휘말려있다.

약물 소송의 대부분은 부작용에 대한 잠재적 위험 경고와 적절한 테스트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다.

이들의 주장은 1만4000건의 소송에 직면한 머크의 골관절염 치료제 '바이옥스'의 경우와 비슷하다.

'바이옥스'와 달리 이러한 약물들은 여전히 판매되고 있으며 미국 FDA(식품의약국)는 위험보다는 이익이 있다고 여기고 있다.

최초의 소송은 '프리엠프로'와 '뉴론틴'에 대해 시작했거나 임박해있다.

존슨앤존슨(J&J)은 '오소 이브라'에 대해 고소인들과 합의를 시작했다.

소송은 제약사와 FDA가 환자에게 안전성에 대한 주의를 광범위하게 제공했는가에 대한 의문이 고조되고 있다.

와이어스는 폐경기 증상 완화제 '프리엠프로'와 '프리마린'에 5000건 이상의 소송에 시달리고 있다.

최초의 재판은 지난 21일 시작됐다.

원고인 인다 리브스는 1983년부터 2000년까지 이 약물들을 복용해 유방암으로 발전됐다고 주장했다.

와이어스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약물 경고는 과학적 데이터와 FDA의 요구에 의해 반영했다"고 항변하고 있다.

2002년 여성보건기구(WHI)는 '프리엠프로'는 유방암, 뇌졸중, 심장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했다.

이후 와이어스는 약물에 블랙박스 경고문을 추가했다.

이 약물의 전체 매출은 2001년 20억달러에서 2003년 9억900만달러로 급감했다.

지난 3월 와이어스는 뉴욕법원의 약식 재판에서 약물 경고는 적절했다는 승소 판결을 받았다.

이에 따라 원고측 변호사는 항소를 제기했다.

와이어스의 소송은 심장과 폐 부작용과 관련된 다이어트 약물 '펜-펜(fen-phen)'의 합의금 210억달러를 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소송 건수가 더 적고 약물 소송의 가장 일반적인 장벽인 일부 부작용 원인을 입증하기 어렵다는 때문으로 풀이된다.

화이자의 '뉴론틴'도 비슷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원고측 변호사는 통증과 양극성 장애 환자들에게 광범위하게 처방된 '뉴론틴'이 자살 위험에 대한 블랙박스 경고를 FDA에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화이자는 '뉴론틴'이 자살 관련된 어떠한 과학적 증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12월 화이자는 '뉴론틴'의 라벨 목록에 드물지만 자살, 자살 시도 등 자살 가능성에 대한 경고문구를 추가했다.

J&J의 '오소 이브라'에 대한 소송을 제기한 원고측은 패취제의 안전성 테스트를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많은 여성은 패취제 사용으로 혈전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것.

지난해 FDA는 '오소 이브라'에 대해 전형적인 경구용 피임약 보다 에스트로겐에 60% 이상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다는 경고를 요구했다.

이러한 경고 요구는 패취제와 피임약의 에스트로겐 수치를 비교한 임상실험에 따른 것이다.

FDA는 증가된 에스트로겐은 혈전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소 이브라'를 판매하고 있는 J&J의 자회사인 오소-맥닐은 현재 500만 명 이상의 여성이 패취제를 사용하고 있으며 적응증에 따라 사용하면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릴리는 정신병 치료제 '자이프렉사'가 당뇨의 원인이 된다는 1만500건의 법률소송에서 10억달러의 합의금을 지불했다.

비슷한 주장은 아스트라제네카의 우울증치료제 '세로콜'에도 있었다.

원고측은 아스트라제네카는 당뇨 위험을 경시했고 주요한 안전성 정보를 숨겼다고 주장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소송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로콜'은 2005년 28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연간 20억달러가 넘었던 '뉴론틴'은 제네릭 약물의 출현으로 지난해 6억3900만달러로 매출이 급감했다.

소송비용은 연구비를 잠식할 뿐아니라 소비자 행동을 변화시키고 있다.

2003년 여론조사기관인 해리스 풀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0명의 의사 중 4명은 약물이 법률소송을 당할 경우 필수적인 약물 복용을 중단시킬 것이라고 응답했다.

법률 회사들은 제약사와 소송비용은 300~500만달러가 들어간다고 밝혔다.

약물에 대한 안전성이 강화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법률 회사들이 약물 부작용에 대한 피해를 입은 환자 모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앞으로도 제약사와 환자간의 소송은 끊임없이 제기 될 전망이다.

고재구 기자


입력 : 2006-08-28 오전 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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