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색경보 15호]방광암 위험이 있는 액토스Ⓡ, 계속 사용해야 하나?

[의약품 적색경보 15호] 방광암 위험이 있는 액토스, 계속 사용해야 하나?

 

지난 6월 13일 식품의약품 안전청은 “프랑스 건강제품위생안전청(Afssaps)은 방광암 위험 증가의 사유로 당뇨병 치료제 ‘피오글리타존’ 함유 제제의 사용중지를 결정하였으니, 의사·약사 선생님들께 동 내용에 충분히 유의하여 처방․투약 및 복약지도하여 주실 것을 당부” 한다는 내용의 안전성 서한을 발표 하였습니다. 그리고 조속한 시일 내에 안전성 전반에 대한 종합검토를 거쳐 필요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어떤 조치도 취하고 있지 않습니다.

 

1. 당뇨병 치료제 피오글리타존(상품명:액토스)은 어떤 약인가?

 

피오글리타존은 thiazolidinedione계 당뇨약으로 인슐린의 작용을 증강시켜 혈당을 낮추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국내에는 액토스15mg 등 96개사 101품목, 복합제로는 “액토스메트정15/850”이 허가제품입니다.

피오글리타존은 일본의 타케다제약이 개발하여 일본과 미국에서 판매하고 다국적 제약회사인 일라이 릴리가 전세계적 co-marketing을 하고 있는 제품입니다.

 

같은 thiazolidinedione계 당뇨약으로 로시글리타존(아반디아)과 피오글리타존 (액토스)이 국내에서 사용 되었습니다.

 

로시글리타존(아반디아)과 피오글리타존 (액토스)은 임상적으로 심혈관계 위험성과 간 손상의 위험에 대한 연구발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판은 허용되었고 당뇨약계의 블록버스터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로시글리타존 제제는 2007년부터 심혈관계 위험성에 대한 안전성 논란으로 부침을 거듭해왔고 결국 2010년 9월말 유럽의약품청(EMA)에서 뇌졸중과 심혈관질환의 위험성이 유익성을 상회한다는 판단에 의해 사용중지 되었습니다. 미국FDA는 시장에서의 완전한 퇴출은 아니지만 다른 치료법으로 혈당조절이 안 되는 환자 에게만 쓸 수 있도록 엄격한 사용제한 조치를 취했습니다. 우리나라 식약청도 이와 관련하여 로시글리타존 성분 함유제제인 아반디아 등 15개 품목에 대하여 9월24일자로 사용중지 조치를 취했고, 다른 약으로 대체 불가 환자 등에 한하여 제한적 사용이 가능토록 조치하였습니다. 시장에서 사라진 셈이지요.

 

피오글리타존 역시 로시글라타존과 같은 심혈관계 부작용 위험성의 논란 속에서도 마직막 까지 퇴출되지 않고 남아있던 약입니다. 그런데 지난 6월 방광암의 위험성에 대한 안전성 경보가 내려졌습니다. 유럽의약품평가위원회(CHMP)에서 피오글리타존의 안전성 조사 결과 피오글리타존을 복용한 환자의 방광암 발생 위험이 있고, 오랜 기간, 고용량으로 사용 할수록 방광암의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2. 다른 나라에서는 피오글리타존제제에 어떤 조치를 취했나?

 

2011년 6월 9일 프랑스 건강제품위생안전청(AFSSAPS)은 피오글리타존을 복용한 환자의 방광암 발생 리스크에 관한 역학연구(CNAMTS연구)의 결과에 따라 사용중단을 통보하고, 현재 복용중인 환자는 의사와 상담하도록 해서 결정하도록 권고했고요. 2011년 7월 11일부터 피오글리타존의 회수를 시작했습니다.

 

독일과 룩셈부르크는 피오글리타존의 신규환자 처방을 중지하였습니다.

 

한편 유럽의약품청(EMA)의 의약품평가위원회(CHMP)는 2011년 7월 21일 피오글리타존 제조업체에 ‘방광암환자, 방광암 과거력이 있는 환자, 혈뇨가 있는 환자는 이 약을 금기로 할 것’, ‘고령자는 방광암의 고위험군이므로 저용량에서 투여를 시작하도록 용법, 용량이나 란에 주의를 줄 것’ 등 제품 설명서 변경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신규 환자 투여금지 조치는 취하지 않았습니다.

 

미국 FDA는 2011년 6월 유럽식약청(EMA)수준의 안전성 경고를 발령하고 8월에는 액토스의 방광암 위험과 관련된 사용설명서 개정을 지시했습니다. 그리고 역학조사를 계속 진행하기로 하였고, 그 결과에 따라 조치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피오글리타존의 개발국인 일본의 경우도 자체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물론 개발국인 만큼 신중할 수밖에 없겠지요. 그래도 일본 PMDA(의약품의료기구총합기구- 일본의 식약청급)는 사용제한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아래와 같이 첨부문서 개정을 승인했습니다.

 

1) 방광암 치료중인 환자는 투여를 피할것. 방광암 기왕력이 있는 환자는 본제의 유효성 및 위험성을 충분히 감안한 후 투여 여부를 신중히 판단할 것

2) 투여개시전 환자나 가족에게 방광암의 리스크를 충분히 설명한 후 투여할 것, 도 투여중 혈뇨, 빈뇨, 배뇨통 등의 증상이 인정 될 경우 즉시 검진을 받도록 환자를 지도할 것

3) 투여중 정기적 뇨검사를 실시하여 이상이 보이는 경우 적절한 처치를 행할 것. 투여 종료 후에도 계속해서 충분히 관찰할 것

 

3. 우리나라 식약청은 무엇을 하고 있나?

 

지난 6월 피오글리타존에 대한 안전성 서한을 띄운 이후로 벌써 4개월이 흘렀습니다. 그 사이 유럽 미국 일본에서는 프랑스의 피오글리타존 제제 회수조치 이후 여러 안전성 관련 결정사항들을 발표했고 지금도 조사를 진행중인 것과는 너무 대조적입니다.

 

최소한의 조치인 액토스의 설명서에 방광암의 위험성을 알리는 금기,주의사항 변경조차도 안하고 있습니다. 물론 안전성 서한에 ‘동 제품들의 허가사항(사용상의 주의사항)에는 이미 ‘방광암’ 관련 정보가 반영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라고만 했지요. 예, 있기는 합니다. 아주 많은 내용 중 뒷부분에 임상시험 결과로 만요. 식약청은 "의약품 안전성 정보의 효율적 전파를 위한 지침(의관65612-2469호)" 은 뭐하는데 쓰라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유럽, 미국의 사용설명서는 이미 7~8월에 개정됐는데 한국의 사용설명서는 아직도 개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어째서 국가마다 환자가 제공받는 효능과 안전성 정보의 수준이 다른건가요?

이렇게 안전성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식약청과 제약회사가 보여주는 행태는 여전히 불성실합니다.

 

식약청은 스스로가 의약품에 대한 국민들의 최소한의 안전망임을 자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식약청이 자체적으로 안전성 역학 조사를 취해주기를 바라지만 식약청의 역량이 안된다면 최소한 다른 나라 수준의 안전성 조치를 신속히 취해줄 것을 요구합니다. 우리에게는 보다 안전하게 약을 먹을 권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식약청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합니다. 식약청은 피오글리타존에 대한 사용제한 등의 조치를 시급히 취해야 합니다. 당장 사용제한 조치를 포함한 안전성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구체적 계획을 내놓아야 합니다.

 

또 한가지, 교육,홍보가 되지 않는 안전성 경고는 그냥 설명서에 추가되는 줄무늬일 뿐입니다. 제약사의 허가사항에 ‘방광암 주의’ 단 한 줄을 추가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변경된 허가사항을 제대로 알리고 그 위험성을 홍보해야 합니다. 허가사항 변경 홍보의 실패는 안전성 보장의 실패로 귀결 될 테니까요. 이는 2009년 할시온에 대한 국정감사와 2011년 아반디아에 대한 국정감사가 증명합니다.

 

4. 현재 피오글리타존 함유제제를 복용하는 환자라면?

 

먼저 당신이 당뇨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내가 먹는 약의 성분이 무엇인지 확인해 보세요. 잘 모르겠다면 가까운 약국에 가서 물어보세요.

당신이 피오글리타존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라면 복용중에 혈뇨,배뇨통 등 소변과 관련하여 불편한 증상이 있다면 즉시 담당 의사에게 알리십시오.

또한 피오글리타존 복용의 치료효과에 대한 평가와 이후 치료 계획을 담당의사와 상의하십시오.

Share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