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는 한국 경제성장의 촉진제' --자유기업원

'자유기업원' 홈피에 게재된 우익논객의 글 소개

* 본문은 '자유기업원 http://cfe.org'에 게재된 최병일 이화여자대학교 교수의 기고문입니다. 대자보가 자유기업원의 기사를 소개하는 것은 대표적 우익그룹의 사고를 엿볼 수 잇기 때문이며, 그들의 세계관을 이해한 연후 대응하고자 하기 위함입니다. 본문에 대한 네티즌 여러분들의 다양한 입장과 반론, 특히 경제논리에 입각한 비판기사를 부탁드립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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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정부가 한미 FTA를 추진하기로 결정한 것은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바람직하다. 문제는 좌파정부가 대표적인 우파 정책인 FTA를 추진하려다 보니, 정권을 탄생시킨 데 일조한 지지세력들로부터의 심각한 반대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미 FTA가 되면 한국이 미국의 51번째 주가 된다,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경제몰락이 밀어닥친다, FTA의 효과추정치를 정부가 조작했다, 양극화가 더욱 악화된다는 등 반대공세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FTA가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주장은 근거 없는 정치공세이다. 통계청 도시가계조사에 의하면 상위 20%의 소득비중은 1985년에 40%, 1999년에 40.2%, 2005년에 39%로 보고되고 있다. 상위20%의 부익부 현상은 관찰되지 않고 있다.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상위20%가 아니라 하위 20%이다. 참여정부집권 3년 동안, 이들 하위 20%의 소득비중은 7.44%, 7.18%, 7.17%로 지속적으로 감소추세에 있다.

분배를 중시하는 참여정부에서 하위20%가 더욱 고통을 받고 있는 현실은 성장이 수반되지 않는 분배정책의 공허함을 일깨워 준다. 동시에, 상위20%를 문제삼는 양극화는 다분히 정략적이라는 느낌을 받게 한다. 상위 20% 대 하위 80%의 눈으로 한미 FTA를 보는 시각은 무리가 있다는 말이다. 일단 시각교정을 하고 난 다음, 문제를 재설정하면 관건은 한미 FTA가 한국사회의 빈곤계층, 즉 하위 20%의 삶을 더욱 더 고난하게 만들 것인가 하는 것이다.

우리가 효과적인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하고 피해집단이 개방과 경쟁의 격랑을 잘 헤쳐 나갈 수 있도록 한다면 FTA는 모두에게 복음이다. 무책임한 이야기라고? 천만에. 미국이라는 거대시장과 연계하고 미국의 기술, 자본을 한국 경제성장의 촉진제로 사용하는 FTA가 없다면 이들 하위 20%의 삶은 더욱 더 곤궁해 질 따름이니까. 무엇이 더 무책임한 일인가?

FTA는 경쟁과 개방이라는 외생적인 충격을 통해 경제의 비생산적이고 비효율적인 부분을 구조조정하는 프로젝트이다. 그간의 경험은 구조조정이 충격 그 자체만으로는 완성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FTA가 구조조정의 물꼬를 트게 할 수는 있지만, 피해산업의 조직적인 반발과 부정적인 여론을 잘 극복하지 못하면 사회적인 혼란과 정치적인 소용돌이 속에 목표와 수단이 혼동되면서 엄청난 사회적 비용만 초래할 우려가 높다.

한·칠레 FTA 비준과정, WTO 쌀협상 비준과정을 반추해 보면 대의민주주의에서의 무역자유화와 국내정치를 연계하는 것은 그리 간단하지 않는 일임을 알 수 있다. 사후 대응적인 정책이 되다 보니, 조를수록 뭔가 더 내놓는 정책이 되기 싶고, 잘못된 선례는 계속해서 나쁜 후속 사례를 생산하게 된다. 피해보상위주의 정책은 당장 유권자들의 표를 받아낼 수는 있겠지만, FTA할 때마다 피해보상 해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배고픈 사람에게 생선을 주기보다는 물고기를 잡는 그물을 짜는 법을 알려주라"는 옛 어른들의 지혜가 아쉽다.

정작 한미 FTA 영향 평가에서 중요한 것은 대미 무역수지규모가 얼마나 변화할 것인가가 아니라, 전 세계를 상대로 한국의 무역수지 규모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이고, 더 중요한 것은 FTA를 통해 한국경제의 효율성이 향상되고 지속적인 성장기반을 마련하는가 하는 것이다. 한미 FTA가 한국경제의 생산성을 높이고 경쟁적 경제구조를 심화시켜 비록 미국과의 무역수지는 축소되더라도, 전체 무역규모는 확대 될 것이고, 전 세계를 상대로 하는 무역수지는 증대하여, 궁극적으로 무역이 지속적으로 성장을 이끌어가게 될 것이라는 큰 그림에 전문가들의 의견은 일치한다. 바로 이 때문에 한미 FTA의 존재이유가 있는 것이다.

협상 시한이 촉박하기 때문에 협상을 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도 이해하기 어렵다. 한국은 이미 OECD 가입 협상, 그리고 외환위기 당시의 구조조정을 통해 상당한 정도의 서비스 분야 시장개방을 단행하였다. 우루과이 라운드, 칠레와의 FTA협상, 2004년 쌀 협상을 거치면서 농업 개방이 시작되었고 구조조정정책이 이미 진행중이다. 한미 FTA협상이 아무런 개방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에서 협상을 진행시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간의 지속적인 한국시장 개방의 연장선상에 현재 한미 FTA가 서 있는 것이다. 분명 시간이 넉넉한 것은 아니지만, 부족한 것도 아니다.

혹자는 국내의 반대 수위가 높아야 한국대표단의 협상력이 올라간다는 전략적인 진단까지 내놓고 있다. 그러나 지금 전개되고 있는 상황은 오로지 반대를 위한 반대일 따름이다. 반미를 외치고 부정적인 여론을 부추겨 FTA를 좌초시킨다면 과연 그것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그것은 한국의 미래를 위한 비극이다. 우리보다 12배 이상 큰 시장과 통합되는데, 어느 누가 더 많은 기회를 가지는지 굳이 답이 필요한가.


2006/04/18 [12:40]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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