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C 제형 조건부 허가 직후 퇴출 청원
퍼블릭 시티즌(Public Citizen)!
워싱턴D.C.에 본부를 두고 있는 미국의 대표적인 강성 소비자단체이다. 특히 안전성 문제가 불거졌거나, 실제로 리콜에 이른 의약품들과 관련해서는 어김없이 그 이름이 등장했던 곳이 바로 퍼블릭 시티즌이다.
콜레스테롤 저하제 '크레스토'(로수바스타틴), 체중감소제 '메리디아'(시부트라민), 관절염 치료제 '쎄레브렉스'(셀레콕시브)와 '바이옥스'(로페콕시브) 및 '벡스트라'(발데콕시브), 항우울제 '설존'(네파조돈), 정신분열증 치료제 '자이프렉사'(올란자핀), 여드름 치료제 '아큐탄'(이소트레티노인), 과민성 대장증후군 치료제 '젤막'(테가세로드) 등이 퍼블릭 시티즌과 악연을 맺었던 제품들.
그런 퍼블릭 시티즌의 이름이 또 다시 꼭 끼어들고 나섰다.
체중감소제 '제니칼'(오를리스타트)의 처방용 제형을 겨냥한 미국시장 퇴출 청원서를 10일 FDA에 제출했기 때문. 사유는 '제니칼'이 대장 부위에서 눈에 띄는 전암성(前癌性) 병변과 관련이 있으리라 추정되기 때문이라는 것이 퍼블릭 시티즌측의 주장이다.
이번 청원에는 오하이오州 클리블랜드에 소재한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大 의대 소속의 병리학자 테레사 프레트로우·토마스 프레트로우 박사 등도 동참했다.
특히 이 같은 청원은 지난 7일 FDA가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에게 '제니칼'의 OTC 제형에 대한 미국시장 발매를 조건부 허가한 직후 나온 것이어서 더욱 시선을 잡아끌고 있다는 지적이다. 글락소는 지난 2004년 7월 로슈社로부터 '제니칼'의 OTC 제형에 대한 미국시장 독점발매권을 입도선매했었다.
한편 퍼블릭 시티즌측이 이번에 제기한 퇴출청원은 '제니칼'의 처방약 제형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퍼블릭 시티즌은 이에 앞서 '제니칼'의 OTC 제형에 대해서도 "허가 불가"라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퍼블릭 시티즌의 시드니 울프 회장은 "실험용 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던 실험에서 '제니칼'이 대장 부위에 전암성으로 사료되는 병변의 발생을 증가시켰음을 시사하는 상관성이 도출되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고 보면 FDA도 '제니칼'의 승인 유무를 검토하던 지난 1997년 당시 유방암 발생률 증가 가능성을 이유로 결정을 유보하면서 최종허가 시기가 늦춰진 바 있다.
이에 대해 로슈社의 테렌스 헐리 대변인은 "지금까지 전 세계 145개국에서 총 2,200만명 이상이 '제니칼'을 복용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 그 동안 구축된 연구사례들과 치험례들을 상기할 때 '제니칼'은 안전한 약물이며, 소비자들도 깊은 신뢰감을 갖고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는 것.
실제로 FDA의 심의와 승인을 거쳐 '제니칼'에 삽입되고 있는 제품라벨 표기내용 중에는 사람이 복용하는 수준에 비견할만한 용량을 투여한 실험용 쥐들에게서 발암 위험성을 뒷받침할만한 증거자료는 발견되지 않았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입력 2006.04.11 04:45 PM, 수정 2006.04.11 05:25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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