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약사 이러다 천연기념물 될라! --약업

구인난에 고령화·전일제 근무 기피경향까지...

미국에서 앞으로 10여년 뒤에는 약사가 천연기념물과도 같은 존재가 될 수 있으리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현재 미국약사들 가운데 다수를 점유하는 남자약사들이 노령화로 속속 은퇴기에 접어들고 있는 반면 젊은층 약사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전일제(full-time) 근무보다 시간제(part-time) 근무를 원하는 경향이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

게다가 조제수요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반면 약사들은 단순조제보다 질병예방 상담과 복약지도 등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기를 원하는 추세가 완연하다는 지적이다.

위스콘신大 약대의 데이비드 A. 모트 교수팀은 지난 17일 캘리포니아州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렸던 미국 약사회(APhA) 연례 학술회의 및 전시회에서 이 같은 요지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미국 약사회誌' 5/6월 통합호에 전문이 게재될 예정이다.

모트 교수는 '약사 구인난이 더욱 심화됨에 따라 차후 약사 업무량의 폭주, 복약 상담시간의 감소 등 많은 문제점들의 노출이 예상된다'고 피력했다. 그의 연구팀은 미국 전역에서 무작위로 추출된 1,470명의 약사들을 대상으로 ▲고용형태 ▲주당 근무시간 ▲근무환경 현황 ▲미래의 계획 등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했었다.

그 결과 개국약사(practicing pharmacists)의 46%가 여약사들로 집계되어 지난 1990년 조사당시의 31%를 적잖이 상회했으며, 증가세는 2000년대 들어서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여약사들의 경우 전체의 25% 이상이 시간제 근무약사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약사의 고령화 추세가 두드러져 남자약사의 경우 전체의 41.2%가 55세 이상으로 분류되어 10%에 불과한 여약사와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체인약국, 드럭스토어, 자영약국, 병원약국 등의 고용형태와 전일제 및 시간제 등 근무형태를 불문하고 4년 전에 비해 근무시간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약사의 27%와 남자약사의 15.5%가 시간제 근무약사로 분류되어 2000년 조사당시의 여약사 23.4% 및 남자약사 11.6%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을 정도.

이들 중 31~50세 사이 연령대에 속하는 여약사들의 경우 30% 이상이 시간제 근무약사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소득은 평균 38%가 증가한 것으로 드러나 눈에 띄었다.

또 한가지 눈길을 끈 것은 주당 근무시간의 단축추세에도 불구, 과거에 비해 조제 취급건수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난 대목. 이는 비 약사 종업원(technicians) 숫자의 증가와 기술의 진보에 기인했던 결과인 것으로 풀이됐다.

실제로 전체 응답자의 60% 이상이 리필 자동응답 시스템(refill phone systems), 바코드, 낱알 계측기(medication counters) 등의 도입으로 조제업무의 생산성과 질이 크게 만족되었을 뿐 아니라 직무 만족도 또한 향상되었다고 답변해 그 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다만 조제기술의 진보가 상담활동과 복약지도에 할애하는 시간의 증가효과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약사의 업무점유도를 관찰한 결과 ▲조제 50% 이상 ▲상담 19% ▲경영관리 16% ▲의약품 관리 13% 등의 순으로 배분되고 있음이 눈에 띄었던 것.

이 때문인 듯, 설문에 응했던 약사 2명당 1명 이상의 비율로 과중한 업무량 및 인력부족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의 58%가 예전에 비해 업무부담이 '상당정도' 또는 '크게' 늘어났다고 답변했을 정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종업원의 자질부족 38% ▲잦은 전화 37% ▲약사수 부족 34% ▲환자응대 및 종업원 관리의 어려움 33% 등으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불구, 자신의 직무에 매우 만족한다는 응답이 전체의 77%를 상회해 지난 2000년 조사당시의 66%를 넘어섰던 것으로 나타나 주목됐다.

모트 교수는 '뚜렷한 변화추세가 눈에 띄고 있는 일선약국가의 동향을 약학대학들이 교육과정 개편에 적극 반영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입력 2006.03.20 03:57 PM, 수정 2006.03.20 06:02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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