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소요기간 '줄었다' vs '늘었다' --약업

95년이래 4년으로 감소 주장, 최근 재연장 추세 반론


어라~

한 개의 신약을 개발하고 발매를 허가받기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최근 10여년 동안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는 의외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제약협회가 최근 25년 동안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기간이 상승일로로 치달아 왔다는 조사결과를 공개한 바 있음을 상기할 때 고개가 갸웃거려지게 하는 대목인 셈.

미국 뉴욕에 소재한 마운트 시나이 의과대학의 살로메 키하니 박사팀(보건정책학)은 지난 7일자 '헬스 어페어'誌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이 같이 주장했다. 그의 연구팀은 지난 1992년부터 2002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미국에서 허가를 취득한 168개의 신약을 대상으로 개발기간을 조사하는 작업을 진행했었다.

키하니 박사는 '1985년 당시 개발이 착수되었던 신약의 경우 시장에 발매되기까지 평균 10년 이상이 걸렸던 반면 이번 조사에서는 1995년 이후로 R&D가 스타트되었던 신약들의 경우에는 4년 미만의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아울러 1992년부터 2002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 한 개의 신약이 임상시험을 진행하는데 평균 5.1년, 허가절차를 밟는데는 1.2년의 시간이 소요되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통계는 높은 수준의 의약품 가격을 두고 R&D 투자비용의 증가와 연관시켜 설명되어 왔던 것이 현실임을 감안할 때 매우 주목되는 수치라고 키하니 박사는 지적했다.

다만 키하니 박사는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은 개별약물들에 따라 천차만별로 나타나고 있으며, 베스트-셀링 드럭이라고 해서 상대적으로 매출수준이 낮은 약물들에 비해 반드시 더 오랜 개발기간과 더 많은 개발비용의 투자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고 덧붙였다.

가령 골다공증 치료제 '에비스타'(랄록시펜)의 경우 개발되어 나오기까지 14년 이상의 오랜 시간이 걸렸던 반면 콜레스테롤 저하제 '리피토'(아토르바스타틴)과 요실금 치료제 '데트롤'(톨테로딘)은 각각 6년 및 3년 정도가 소요되었다는 것.

한편 매사추세츠州 보스턴 소재 터프츠大 의대 산하 신약개발연구센터(CSDD)의 조셉 디마지 박사는 '1992년부터 2002년 기간 중에는 신약개발 소요기간의 단축이 눈에 띄었지만, 2002년 이후로는 다시 늘어나고 있음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며 반론을 제기했다.

디마지 박사팀은 지난 2001년 '한개의 신약을 개발하기까지 평균 8억 달러 안팎의 비용이 소요되고 있다'는 요지의 보고서를 공개했던 장본인. 그가 몸담고 있는 CSDD는 10년 전 한 개의 신약이 개발되어 나오기까지 평균 3억,1800만 달러가 지출되고 있다는 통계치를 발표했었다.

미국 제약협회(PhRMA)의 제프 트레휘트 대변인도 '대부분의 제약기업들은 보다 많은 피험자를 확보하고, 더 많은 테스트를 진행하려 힘쓰고 있다'며 '이로 인해 개발비용이 갈수록 증가일로에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입력 2006.03.10 07:08 PM, 수정 2006.03.10 07:1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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