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제약사들 아프리카 생물자원 ‘수탈’

다국적 제약사들 아프리카 생물자원 ‘수탈’
입력: 2006년 02월 17일 18:18:42 : 0 : 0


다국적기업들이 아프리카의 생물 자원을 몰래 들여와 수 조원에 달하는 상품을 만들어 팔면서도 해당 국가에는 전혀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유전(遺傳)자원을 활용해 얻은 이익은 공정하게 분배해야 한다’고 규정한 유엔의 생물다양성협약에 위반되는 행위다.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17일 미국 환경단체인 에드먼드연구소의 보고서를 인용, 수많은 다국적 제약사들이 아프리카의 식물과 박테리아를 빼돌린 뒤 배상을 하지 않아 생물다양성협약을 위반한 혐의로 고발당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에 있는 제약사 SR는 1970년대 우간다에서 채취해 간 세균을 이용, 에이즈 등 만성 바이러스성 전염병 치료제를 만들었다.

그러나 SR측은 “약을 만들어 이익을 본 일이 없다”며 우간다에 재정적인 지원은 물론 에이즈 치료제조차 제공하지 않았다. SR의 자본금은 약 개발 이후 2백억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독일의 바이엘은 케냐의 루이루 호수에서 발견한 변종 박테리아로 만든 당뇨치료제 글루코베이를 4천억원어치 팔았다. 바이엘도 SR와 마찬가지로 “글루코베이는 박테리아가 아니라 생명공학 제품”이라며 케냐에 보상을 하지 않았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제네코사는 케냐의 리프트밸리 호수에서 92년 발견한 미생물로 청바지 탈색 효소를 생산했으며 캐나다 옵션바이오테크사는 콩고에서 자라는 식물로 발기부전 치료제인 바이오 비아그라를 만들어 비싸게 팔고 있다. 스위스의 사이겐타사는 탄자니아의 우삼바라 산맥에서 자라는 봉선화로 1천5백억원을 벌어들였지만 보상은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

이번 조사를 주도한 에드먼드연구소의 베스 버로는 이에 대해 “이것은 새로운 식민지 약탈이며 다국적기업들은 이에 대해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성노기자〉

Share th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