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병원 진입시 의료서비스 상승' 주장 --보사

'1시간 대기 3분 진료' 언제까지 고집할 것인가
이상원 재경부 경제자유구역기획단 교육의료팀장 밝혀


이상원 재경부 경제자유구역기획단 교육의료팀장은 '선진국 기업인들이 믿을 수 있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국제적인 병원은 다른 외국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인프라이며, 세계적 수준의 병원이 국내에 들어서면 우리나라 의료서비스 자체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이 팀장은 지난 29일 국정브리핑에 '국제병원 있어야 일류 외국기업이 들어온다'는 제하의 특별기고를 통해 ''1시간 대기 3분 진료'를 언제까지 고집할 것인가'라며 이 같이 강조했다.



그는 동북아 경제중심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경제자유구역을 지정한 지 벌써 3년이 돼 간다며, '정부는 지난달 세계적으로 유명한 뉴욕 프래스비테리언(New York Presbyterian) 병원을 인천 경제자유구역 내 국제병원 설립을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현재 계획에 따르면 2008년말 경 3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으로 개원해 600병상까지 확대할 예정이며 전체 의료진 중 10%는 교수급의 외국인 의사로 충원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세계 유수 기업을 유치하는 경제자유구역에 국제병원 설립은 우선 좋은 병원은 일류 외국기업을 유치하는 전제요건(가족들이 안심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병원이 없는 지역에 근무하라고 한다면 누가 좋아하겠는가?)이 된다고 말했다.


실제 우리나라는 많은 면에서 발전했으나 외국인들에게 한국 병원은 아직은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며, 의료서비스의 질을 기대하기 이전에 말이 통하는 병원을 찾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에 근무하는 선진국의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의료환경이 경제환경 못지 않게 중요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믿을 수 있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병원은 다른 외국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인프라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세계적 수준의 병원이 국내에 들어선다면, 우리나라의 의료서비스 자체가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제한 뒤, '낮은 수가의 건강보험이 강제 적용되는 현실에서 국내 병원은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 팀장은 특히 '그러나 1시간 대기, 3분 진료의 의료서비스만을 언제까지 고집할 것인가? 어느 사회나 소득 수준이 높아질수록 고급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늘기 마련이고, 이제 우리 사회도 이 단계에 도달했다'며 '이는 작년에 한국갤럽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 데, 우리 국민의 68.6%가 고급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외국병원 유치를 지지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높은 찬성은 우리 의료시스템에 대한 불만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며, 현재의 의료시스템에 만족하는 국민이 전 국민의 18.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제 병원의 경우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진료비를 자율적으로 책정할 수 있어 보다 높은 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며, 물론 이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의료는 근본적으로 공공성이 강하므로 기본적인 의료서비스는 모든 국민들에게 보장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그렇다고 고급 의료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사회적 위화감 조성이라는 이유로 박탈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그는 이어 이미 많은 수의 국내환자가 외국에 나가 진료를 받는 것이 현실이고 보면, 고소득 계층이 국내에서 고급 의료서비스를 받도록 유도하는 것이 국가경제를 위해서 이득이고, 궁극적으로 저소득계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다양한 선택의 기회를 보장하는 것이 풍요로운 사회로 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더욱이 의료관광(medical tourism)이라는 용어가 이제는 낯설지 않을 만큼 싱가포르, 태국 등 많은 나라들이 외국환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뛰고 있는 게 현실이라며, 이들의 외국환자 유치 실적은 일반인들의 상상을 뛰어넘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싱가포르는 연간 15만명(2000년 기준), 태국은 95만명(2003년 기준)의 환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국내 의료계는 비록 세계 최고의 의료선진국인 미국에는 아직 못미치지만 아시아의 다른 경쟁국에 비해서는 높은 의료수준을 자랑한다고 판단된다며, 향후 국제 병원이 외국 환자를 유치하는 물꼬를 트고, 이의 영향을 받아 국내 병원들이 외국 환자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다면 의료산업은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경제자유구역 내에 설립될 국제 병원은 국내 병원과의 의료진 교류 등을 통해 국내 의료진의 실력을 한 단계 상승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특히 국제 병원은 부가가치가 높은 임상시험 분야에서 이미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전파해 국내 의료산업의 발전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의료산업 인프라는 제약사와 바이오벤처 등의 성장 토양이 될 것이며, 세계 일류 제약사들이 급속히 성장하는 아시아를 고려해 임상시험 아시아 헤드쿼터를 이미 싱가포르에 건립하고 동북아시아 헤드쿼터 설립도 검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따라서 '한국·미국·중동 등 다양한 국적의 환자들과 세계 일류병원의 브랜드는 해외 임상시험센터 유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국제 병원 설립이 우리나라가 아시아의 의료허브화로 가는 첫 단추가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홍성익 기자 (hongsi@bosa.co.kr)
기사 입력시간 : 2005-12-30 오전 7: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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