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처 'DRG도입 안하면 국고지원 없다' ---데팜

건보재정건전화특별법 만료시점 2007년부터 시행 요구

정부가 질병의 종류나 입원일수에 따라 일괄적으로 진료비를 계산하는 포괄수가 지불제도(DRG)를 건강보험 국고지원의 선결조건으로 내걸고 보건복지부를 압박하고 있다.

현행 행위별 수가제는 의료인이 제공한 진료행위마다 일정한 값을 정하여 의료비를 지급하는데 반해 DRG는 질병군별로 미리 책정된 일정액의 진료비를 지급하는 제도로 그 동안 의료계의 반발을 사왔던 지불방식이다.

5일 보건복지부의 ‘건보재정건전화특별법 만료에 따른 법령 개정 등 후속조치 계획’에 따르면 기획예산처는 건강보험 진료비 지불방식의 포괄수가제(DRG) 전환과 약제비 지출 대폭 감소 방안 등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2007년부터는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을 복지부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산처가 예산지원 조건으로 복지부에 요구한 포괄수가제(DRG) 전면 도입, 약가 결정체계 개편 등은 병의원의 수입감소와 약가결정구조 투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계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그 동안 예산처와 복지부간에 △정부의 재정지원 규모 및 지원방식 △건강보험 재정운영의 투명성 제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개선 △보험급여 지출구조의 합리화 등이 쟁점 사안으로 거론됐다는 점에서 이번 기예처 요구는 이미 예상됐던 사안이다.

예산처가 DRG와 약가구조개선을 전면에 들고 나온 이유는 고령화에 따른 진료비 급증 때문이다.

건강보험재정을 건실화시키지 않고서는 고령화로 인한 의료비를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건강보험연구센터 이상이 소장은 '생산가능인구의 감소시점이 2016년으로 예측되고 있는데, 이 시점이 우리나라가 고령사회로 진입하는 시점인 2019년과 거의 일치해 급격한 노인의료비 상승과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라는 양대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2020년께에는 65세 이상 노인의료비가 나머지 인구의 의료비보다 더 많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했다.

2001년 기준으로 33조원인 국민의료비는 2020년에는 171조로 무려 5.1배 나 껑충 뛸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미 의료계의 반발로 2003년 DRG 시범도입에 실패한 전력이 있는 복지부로서는 이 같은 예산처의 조건을 받아들이기 곤혹스럽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건강보험재정건전화특별법이 임박한 상황이라는 점과 DRG가 참여정부의 핵심적인 보건의료정책이라는 점에서 예산처의 선결조건을 복지부가 거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데일리팜 정웅종기자 (bulddong@dreamdrug.com)

기자 블로그 : blog.dreamdrug.com/jung2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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