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만료 때까지 앉아서 기다리기 옛말 --약업

제네릭 메이커 강공전략 안되면 되게 하라!


제네릭 메이커들이 메이저 제약기업들에 대한 공세의 수위를 갈수록 높여가고 있다.

이에 따라 메이저 제약기업들이 제네릭 메이커들의 강공전략에 직면해 느끼는 위협감의 체감온도도 날로 치솟고 있다.

이와 관련, 시장조사기관 클라인&컴퍼니社(Kline)의 로라 마헤차 헬스케어 부문 조사담당 매니저는 '과거에 제네릭 메이커들은 브랜드-네임 품목의 특허가 만료될 때까지 기다리는 방식으로 일관했지만, 최근들어서는 훨씬 더 공격적인 전략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허가 만료되기 이전에 사전행동을 취하는 경향이 뚜렷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 가령 핵심성분이 과연 100% 신규조성물이라 할 수 있는지 유무를 문제삼거나, 허가취득 과정상의 작은 허점을 파고드는 등의 방식으로 소송을 걸고 나서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졌다는 설명이다.

마헤차 매니저는 '그 같은 전략은 제네릭 제형의 발매일정을 조금이라도 앞당기려는 데에 목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스라엘 테바 파마슈티컬 인더스트리社(Teva)의 경우 무차별적 소송 제기를 통한 딴죽걸기 전략의 신봉자로 손꼽히고 있다. 게다가 테바는 지난달 미국의 라이벌업체 아이박스 코퍼레이션社(Ivax)를 74억 달러에 인수해 제네릭업계 지존의 자리를 탈환한 데다 몸집을 크게 불리는 성과까지 얻어내 따발총식 소송전략에 더욱 힘이 실릴 것이라는 전망을 가능케 하고 있다.

사실 마이너리그格에 속하는 제네릭 메이커들은 메이저리그 레벨의 주요 제약기업들에 비하면 네임밸류가 뒤질 뿐 아니라 실탄(즉, 자금)도 턱없이 못미친다는 한계를 안고 있기 마련인 것이 현실이었다는 지적이다.

지금까지 메이저 제약기업들에게 제네릭 메이커들의 존재가 하찮은(minor) 골칫거리 정도에 불과했던 것도 이 때문.

그러나 테바社는 미국시장에서 화이자社의 항고혈압제 '아큐프릴'(퀴나프릴)의 제네릭 제형을 내놓기 위한 특허소송을 제기하는 등 골리앗에 맞서 싸울 수 있는 역량을 배양하는데 성공했다.

인도의 랜박시 래보라토리스社(Ranbaxy)도 '아큐프릴'에 대한 특허소송을 제기한 또 다른 장본인. 현재 랜박시는 유럽시장에서 화이자의 콜레스테롤 저하제 '리피토'(아토르바스타틴)와 관련한 특허싸움도 진행 중에 있다.

전문가들은 소송전략을 통해 제네릭 메이커들이 실제로 거둔 성과는 제한적인 수준에 불과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제한적인 수준에서나마 성공을 거두는 일 자체가 애초에 제네릭 메이커들이 소송을 제기한 목적이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마헤차 매니저는 '소송을 통해 제네릭 제형의 발매시기를 수 개월 앞당기는 것만으로도 큰 승리에 해당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가격이 저렴한 제네릭 제형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조기에 경쟁력을 확보하고, 두자릿수 성장을 이끌어 내는 사례가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라는 것.

한편 클라인&컴퍼니社는 현재 전 세계 제네릭시장의 규모가 450억 달러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입력 2005.08.25 08:47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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