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업시대 약국경영학 -조혜경 pham.D


분업시대 약국경영학

이화여자대학교 약학대학 조 혜경 Pharm.D.

** 필자약력 **
조혜경 교수
1988년 서울약대 졸. 93년 미국 위스콘신 메디슨대 약학박사. 99년 숙명여대 의약정보연구소 책임연구원. 현재 이화약대 임상약학 담당 전임강사.
이글은 2001년 2월 13일부터 2001년 04월 30일까지 약사공론에 연재된 것입니다.

2001년 약국가의 화두는 단연 경영이다. 의약분업의 본격 정착시대가 열리고 이와함께 기존의 약국경영 질서에 변화가 초래되면서 새로운 약국의 역할과 약사의 기능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의약분업으로 인해 모든 약국이 처방조제중심의 활동을 요구받게 되었지만 조제에 따른 실질 수익은 한계성을 지니게 마련이며 결국 약사의 욕구는 수익경영을 추구하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 이처럼 '수익은 경영의 본질이다'는 진리를 쫓아 본지는 의약분업 시대의 가장 중요한 약국경영의 요체를 복약지도를 비롯한 상담, 약국의 정보화, 약국경영을 리드할 현장실무 그리고 약국경영에 접목해야 할 경영이론의 넷으로 나눴다.

이 네가지 요소를 구비해야 환경변화의 '뉴펀더먼털'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학계 약국가 연구분야에서 각자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는 4인의 필자가 바로 그러한 욕구를 충족시키는데 일조를 기할 것으로 확신하며 연재에 나서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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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상담/복약지도의 이해

(1) 필요성과 정의


의사와 약사에게 의약분업은 이제 현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자기가 아프기까지는 이 제도를 경험하지 않는 대다수의 국민에게 의약분업은 아직도 어색하고 불편한 제도이다. 개 중에는 분업 후에 의료비가 올랐다고 투덜대는 환자들도 가끔 있다. 좀 똑똑한 환자는 약국조제료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기도 한다. 집어주는 것(?)에 불과한 약에도 똑같이 조제료를 내야되는지 따지고 들기도 하고, 혹시라도 의견대립이라도 붙으면 `내역서'를 보자고 언성이 오르기도 한다. 현 의료보험 조제수가에 복약지도료가 280원으로 책정되어 적용되고 있다. 280원의 이유를 따지고 드는 환자이야기를 하는 약사님을 아직 만난 적은 없지만 280원이 적다 많다는 약사내부나 외부의 의견 역시 많지 않다. 우리는 이 일의 가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으며 어떻게 행하고 있는가? 환자들은 이 가격을 인정하고 있는 것일까?

* 분업과 약사 역할의 변화

 우리 약사는 지난 일세기 우리 나라 현대의료 역사에서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파수꾼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해 왔다. 약사는 건강상의 이상을 느끼는 일반인이 가장 먼저 찾는 의료전문인이었으며 그들이 가진 질병에 대한 간단한 치료와 악화예방의 기능을 담당하였다. 그러므로, 구 보건의료체계에서의 약사의 기능은 한마디로 1차 의료인이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의약분업이 이루어지지 않는 보건의료상황에서는 약사가 해야할 환자관리의 직능에 대한 한계가 명확하지 않아 실제 업무를 행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또한, 약품을 식료품이나 비누, 휴지처럼 생활필수품에 해당하는 재화로 여겨 기호에 따라 구입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일반인의 인식도 약사의 올바른 직능수행에 애로가 되는 사항이었다. 이러한 문제들 때문에 약국 및 약사가 가진 본래의 의미와 직능이 때로는 상실되었고 마치 약국이 약품만을 판매하는 곳이며 약사는 약을 판매하여 이윤을 남기는 상업적인 직능으로 여겨지는 경우까지 있게 되었다.

 의약분업은 이러했던 약사직능의 재정립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그 동안 병원에서만 취급되던 수많은 전문의약품의 조제투약이 약사의 업무로 넘어왔고 이와 함께 `약사직능`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약사는 이제 `약물로써 환자의 건강을 최적화 하는 과정이 최선이 될 수 있도록 책임지고 관리하는 직능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 어려운 일을 책임지고 관리할 것인가? 그 구체적인 방법은 무엇이라 할 수 있을까? 처방대로 약을 조제하는 데 급급한 지금의 모습이 올바른 방법으로 충분한가? 복약지도료는 조제료의 삭감에 대한 보상으로 주어진 약사면허에 동반하는 떡인가?

 분업상에서 우리 약사의 직능을 구체화하기 위해서 먼저 분업후의 환자와 약사의 관계변화를 그려보기로 하자. 자신의 건강상의 이상을 느낀 환자는 일단 스스로 병명을 생각해보고 처치를 위하여 약국을 방문하게 된다. 이 때, 환자는 약국에서 1차적인 치료법을 교육받아 시행하거나 아니면 약사의 인도에 의해 정확한 진단을 위해 의료기관을 찾게 된다.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전문적인 진단과 처치, 약처방을 받게 되고, 필요한 약물의 조제와 투약을 위해 약국에 다시 방문하게 된다.

방문한 약국에서 환자는 (1)약의 투여, (2)사용방법에 대한 지도, (3)질환과 질병관리와 관련한 정보를 취득, (4)의문을 가지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상담을 받는다. 즉, 분업상의 의료체계에서 한 환자는 약사를 적어도 2번까지 접하게 되며 이는 다른 의료직능과 비교할 때 매우 특징적이다. 또한 이 경우 약사는 환자가 가장 먼저 만나는 의료인이며 동시에 가장 최후에 만나게 되는 전문인이다. 이것도 주요한 특징이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는 약사가 환자의 가장 가까운 곳에 있으며 가장 접근이 용이한 의료전문인임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분업후의 약사는 분업이전보다도 더욱 광범위하게 환자를 접하게 되며, 그들에게 가장 가까운 이웃이며 건강 상담자요 문제해결사의 역할을 하는 전문인으로 기대되어 지는 것이다.

 그래서 사회와 환자는 복약지도료를 약사에게 주려고 한다. 그리고 그 역할을 기대한다. 280원의 복약지도료는 결코 면허에 붙어오는 이윤이 아니라 분업후 사회와 환자가 우리 약사에게 지우고 기대하는 새로운 의무이다. 사용자인 환자와 사회는 약사의 업무수행완성도와 복약지도의 필요성을 계속적으로 평가할 것이며 머지 않아 이 가격에 대해 자신들의 의견을 말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우리 역시 우리 직능의 완수도에 대해 그들에게 우리입장을 이야기해야 할 것이며 가격의 조절을 주장해야 할 것이다.

 위에서 살펴본 환자가 약국에서 받는 처치 중 `조제`를 제외한 나머지의 직능은 모두 환자와의 의사소통, 즉 상담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환자상담은 의약분업상의 약사직능수행과 약국경영의 향상을 위한 필수적인 기술이다. 경험이 있는 약사라면 누구나 자신의 상담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고 하겠다. 대부분의 경우 이는 경험에서 생겨난 것으로서, 어떠한 경지에 이를 때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시행착오는 환자를 실망시킬 수 있으며, 요즈음과 같은 경쟁사회에서 이는 곧 고객을 잃는 것을 의미한다. 또 크게 보면 나 하나의 시행착오는 멀지 않은 장래에 사회와 환자가 우리를 평가하려할 때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될 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이제 모든 약사는 약물치료상담의 전문가가 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 각자가 가진 경험에 상담의 이론을 붙여주어야 할 때이다.

* 상담의 정의와 의미

 먼저 환자상담이란 어떠한 행위를 말하는지 분석을 해보기로 하자. 약사가 행하는 환자상담은 크게 상담(counseling), 자문(consulting) 그리고 교육(education)의 세 가지 범주가 포함된다. 그러나 실제에서는 이들이 크게 구분되어지지 않은 채 혼용되고 있다.

 상담(counseling)은 상대방과의 토론이나 대화, 의견 교환을 통하여 조언을 주는 것이다. 자문(consulting)은 자문을 원하는 사람에게 원하는 바에 한정하여 응답을 하는 것으로서 조언을 구하는 사람과의 의견교환의 과정은 포함되지 않는다. 교육(education)은 `기술과 지식을 가르쳐 배양하는 것'으로 상담이나 자문과는 의미하는 바가 또 다르다. 즉, 새로운 내용을 알려줌으로 해서 상담을 받은 사람이 독자적으로 판단 행동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임상에서의 일반적인 약사업무 형태를 고려할 때, `약사의 환자에 대한 상담'에는 좁은 의미에서의 상담(counseling)과 교육(education)이 주로 포함된다 하겠다.

 환자에 대한 상담과 교육의 목표는 환자 각각의 요구에 맞는 정보를 제공하여 환자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그러므로 상담에서는 한 특별한 환자가 한 상황에 처했을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이며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정보가 제공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개개의 환자가 처한 각각의 상황의 개선을 위해 필요한 것을 찾아내어 평가하여야 한다. 평가과정에서 환자가 자신의 질환과 복용약에 대해 잘못된 생각이나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드러났다면, 이를 바르게 고쳐주며 또한 환자들이 자신의 약물 치료를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흡입기와 같이 복잡한 약물 사용법의 습득, 혈당이나 혈압의 모니터링과 그에 상응한 치료 및 생활상의 조절법을 제대로 교육하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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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복약지도의 내용

 약사는 복약상담을 통하여 환자가 불편해하는 문제들을 해결해 준다. 환자가 불편해하는 문제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환자상담과 복약지도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 약사는 환자가 불편해하는 문제를 알고있어야 할 것이며, 이것을 바탕으로 복약지도에 포함되어야 할 내용들이 구체화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에서 약사가 복약상담을 하려할 때 환자에게 제공해야할 정보의 범위는 여러 가지 사항들을 고려하여 결정해야 한다. 그 중 하나는 환자의 권리이다. 현대의 환자들은 그들이 받는 주치료뿐만 아니라 다른 대안의 치료에 대해서, 그리고 각 치료방법의 장점과 단점 등에 대해 자신들이 알고자하는 권리를 중요시하고 있다.

그러므로 그러한 환자의 권리와 요구에 맞는 내용이 정보로 구성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교육수준, 언어능력과 같은 개개 환자의 정보이해능력도 고려사항이다. 그런가하면 정보 중에는 의사와의 논의가 앞서야 하는 것이나 논의를 해야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러므로 복약상담에 임하는 약사는 모든 환자에게 동일하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 개개인 및 상황마다 언급한 여러 가지 사항들을 고려하여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하겠다. 약사가 제공하는 복약정보는 일반의약품, 새로운 처방, 재투약처방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그 내용들은 지면을 통하여 앞으로 살펴나갈 것이다.

 상담시 주의할 것 중의 하나는 환자가 잘 알고 있는 내용에 대해서는 굳이 상담에서 반복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재투약 처방과 같이 환자가 충분한 지식을 가지고 있을 때에는 환자의 질문을 중심으로 복약지도하는 것도 적절한 방법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발견된 문제를 중심으로 상담이 이루어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부작용이나 유해작용이 발견된 경우에 약사가 환자에게 제공해야 될 정보에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방법, 이들 부작용이 경미한 것이며 약물의 지속적인 사용으로 인해 줄어들 확률이 높다는 것, 부작용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기 위한 방법들과 이들이 심해질 경우 취해야 하는 행동 및 자세한 진단을 위해 의사를 방문하라는 제의 등이 적절할 것이다.

* 복약상담 필수사항

 미국에서는 국가에서 의료비를 제공하는 생활보호대상자에 대하여 약사가 복약지도를 반드시 하여야 한다는 `OBRA 90'라는 법령을 제정하였다. 이 법령은 약사의 복약상담을 통해 복약 순응도를 향상시킴으로 해서 국가재정에서 의료비의 지출을 줄여보자는 의도에서 만들어 졌는데, 여기에 약사가 복약지도시에 필수적으로 포함해야하는 사항을 정하고 있다. 우리가 복약지도할 사항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으므로 OBRA 90의 규정을 중심으로 복약상담의 필수사항을 살펴보고자 한다.

 ① 약물의 이름과 설명
 처방에 약물의 이름이 씌어있긴 하지만 일반명과 상품명을 환자는 혼돈할 수 있으므로 둘 사이의 구분을 명확히 해야 한다. 약물의 투여형태 역시 명시되어야 한다. 해당 약물을 처방한 목적과 작용기전에 대하여 대략적 설명이 함께 제공될 수 있다. 이 때, 환자가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한 개념으로 설명되어야 한다. 필요하면 치료될 질환과 관련한 정보를 더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② 언제 어떻게 약물을 사용하는가?
 용량, 용법, 제형, 투여경로, 복용기간을 명확하게 설명한다. 특별한 사용법이나 제제법이 있는 경우 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환자에게 조제약의 포장을 보여주고 지시사항을 읽어주어야 한다. 처방내용이 복잡하거나 특정한 방법으로 사용해야 하는 경우 환자에게 정확한 방법을 설명해주어야 하며, 연습해보도록 지시해야 한다. 흡입기 사용처럼 지시사항들이 복잡하거나 숙련된 기술을 필요로 하는 경우 환자에게 지시사항을 반복해서 말해보도록 한다. 또한 준비가 필요한 것, 특수한 지시사항, 주의사항들 역시 제공되어야 한다.

 ③ 흔한 부작용 및 그 대처법
 잠재적인 상황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을수록 환자는 적응에 자신감을 갖게 되고 약물사용에 대한 불안감을 덜 느끼게 된다. 부작용에 대한 상담교육은 그래서 필요하다. 약사는 부작용에 대한 논의 전에 먼저 그러한 반응의 발현이 드물다는 사실은 환자에게 강조하여야 한다. 유해작용은 증상으로 설명하며 의학적 명칭의 사용은 피한다. 경미한 증상이나 유의하지 않은 증상들과 전문인에게 연락할 필요가 있는 증상들을 구분하여 환자에게 말해주어야 한다. 이러한 증상발현을 줄이는 방법, 의사에게 곧바로 연락함으로써 대처하는 방법을 알려주며 조기발견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지시킨다.

 ④ 주의사항과 금기
 약물과 관련된 주의사항에 대해 조언하여야 한다. 태아에게 약물이 이행될 수 있다거나 수유로 신생아에게 약물의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것 등이 해당되는 내용이다. 이에 해당하는 내용은 환자가 그런 상황을 겪게 될 경우를 대비해 반드시 언급해 두어야 한다. 일반의약품이나 술, 담배와의 상호작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환자에게 주지시켜야 한다. 의사의 진료를 받을 때에나 약국에서 약품을 구입할 때에는 항상 의료전문인에게 문의하고 현재 복용약을 알리라고 지시하여야 할 것이다. 음주에 대해 이야기 할 때에는 환자에게 불쾌감이나 차별감을 주지 않도록 객관적인 사실을 언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⑤ 자기감시(self monitoring)를 위한 방법
 환자에게 자신의 혈압을 재는 방법을 가르치거나 증상의 경중과 개선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방법을 알리는 것이 자기감시(self monitoring)이며 이는 처방을 지시대로 사용하게 하는 데 중요하다. 필요하다면 가족이나 보호자의 도움을 얻는 방법도 함께 교육한다.

 ⑥ 보관상의 주의사항
 냉장보관과 같은 특별한 보관지시사항은 포장에 기재되어 있다하더라도 반드시 환자에게 언급되어야 한다. 어린이의 손에 닿지 않는 곳, 습기가 많지 않는 곳 등 약물의 효과보전과 약화사고 예방에 필요한 보관상의 조치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있다. 유효기간이 짧은 약물이라면 눈에 잘 띄는 색의 펜으로 환자나 보호자가 쉽게 알 수 있도록 표시해주어야 한다.

 ⑦ 장기투약 정보
 장기투약 질환을 가진 환자라면 이를 확인해주고 의사와 진료예약을 지킬것을 충고한다.

 ⑧ 투약을 잊었을 때의 조치
 복용을 한 회 걸렀다면 어떻게 하여야 하는지, 특히 거른 것이 임상적으로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경우(예-경구피임제)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언급한 복약상담의 내용은 기본적인 것으로써 이 외에도 각 환자와 경우에 따라 다양한 내용의 정보가 필요할 수 있다. 정보제공에 임하는 약사는 모든 정보는 개인 환자의 필요중심으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것을 숙지하고 있어야 할 것이며, 정보의 최신성, 정확성을 유지에 약사는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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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상담/복약지도의 이해


(1)처음 방문하는 환자의 경우

 효과적인 상담은 (1) 순서에 의해 조직적으로 시행되어야 하며, (2) 필수 내용을 구비하고, (3)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가정과 그 해결법을 갖추어야 한다. 환자상담은 개개환자와 상황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어지므로 여기에서 다루는 내용이 실제 약국에서 접하는 모든 환자에게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상담의 형태에 대한 기본적인 틀을 이해하고 그 유의점을 아는 것은 다양한 실제 상황에 접하였을 때 어떻게 행동하여야 하는 지를 결정하는 바탕이 될 수 있다. 여기에서는 처방을 받아 처음으로 약국을 방문하는 환자에 대한 상담의 진행과정과 유의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상담의 시작

 약국에 환자가 처방전을 가지고 찾아오면서 약사와 환자의 첫 대면이 이루어진다. 자신의 질환치료를 위한 의사의 처방을 가지고 약국을 처음 방문하는 환자는 자신의 질병치료과정에서 약사가 담당하는 역할에 대하여 정확하게 알고 있지 못하므로 이들 환자에게 약국의 이미지와 약사 역할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은 그 환자의 건강관리를 위해, 환자와 약국의 관계 수립을 위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약국을 방문한 환자가 가장 먼저 만나는 사람은 약사이어야 한다. 환자가 약국에서 만나는 사람에 의해 그 사람에서의 약국이라는 곳에 대해 가질 개념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만일 약국보조원이 약사를 앞서 환자를 대하였다고 하자. 그 환자에게 약국이라는 곳은 단순히 처방을 받고, 조제된 약을 타가는 곳으로 인식될 것이다. 많은 환자들이 약사의 전문적인 상담을 접해 본 적이 없다. 이들 환자는 약사의 교육내용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거나 자신의 개인적인 정보를 약사에게 제공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그러므로 시작의 단계에서 약사는 환자에게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약사의 역할과 상담의 중요성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 이 단계에서는 약사가 주체적으로 대화를 이끄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이때 약사는 개인적인 대화를 하는 것과 같은 자세를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번도 만난 적이 없는 초면의 관계이므로 약사는 자신의 이름과 직위를 정확하게 밝히는 것으로 대화를 시작한다. 약사의 자기소개는 환자가 자신의 처방전을 믿고 맡기게 하는 신뢰감을 획득하는데 중요하다. 그러므로 상담의 시작은 인사와 약사의 자기소개, 환자신분의 확인으로 시작된다. 상담이 환자에게 이익이 되기 때문에 시행한다는 것, 질문이나 수집하는 환자정보는 환자가 최선의 약물치료를 받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사용된다는 것을 알도록 해야 할 것이며,수집된 개인 정보는 비밀이 보장되는 것임을 확신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환자의 관련 기초정보 획득 및 평가

 환자와 관련한 기본적인 정보는 약의 복용에 따라 발생할 지도 모르는 부작용이나 복약불이행 의 문제를 미리 예상하여, 발생을 방지하게 하는 기초자료가 된다. 환자가 가지고 있는 병력이나 약물 사용력, 알레르기(allergy)여부가 주요한 정보에 속하는데, 약사는 기초정보의 획득과 평가를 통하여 환자의 질병정도를 가늠하고 효과적으로 환자를 돌볼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 낼 수 있다. 처방약뿐만 아니라 한약, 비타민제의 복용여부, 식습관, 보양음식 등도 약력에 포함되어야 할 내용이다. 환자의 연락처, 성별, 나이, 키, 몸무게 등도 약사가 알고 있어야 할 환자의 기본정보이다. 환자의 주치의, 안과의사, 치과의사 등 다른 의료담당자가 있다면 이들에 대해 알아야 한다. 전문의약품이나 진단용 테스트에 상호작용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환자의 자가치료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환자는 처방약물의 부작용을 치료하기 위해서 일반의약품을 사용하고 있을 수도 있다. 술과 담배는 치료약물과 상호작용이나 질병자체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그와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여야 한다. 이는 약물사용보다도 더 개인적인 주제이므로 요령있고 객관적인 태도로 임하여야 한다.

 약력 및 병력의 획득은 약사가 조목별로 질문을 하는 것이 환자가 말하기를 기다리기보다 더 효과적이며 효율적이다. 왜냐하면 환자는 어떤 것이 필요한 정보인지 분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질문은 물론 구두로 행할 수도 있지만 미리 제작된 환자정보설문지를 이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정보설문지는 환자가 대기하는 동안 작성할 수 있도록 하면 조제를 기다리는 무료함을 감소시키는 또 다른 이점이 있으므로 유용하다 하겠다.

 환자가 가지고 있는 임상적 문제에 대한 평가와 상담

 상담의 목적은 환자가 약물치료의 당위성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지 여부와 약물의 복용으로 기대한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를 평가하여, 발견된 문제점을 교정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상담은 환자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바탕으로 하여 시행될 때 효과적이다. 즉, 환자가 약물사용과 관련하여 알고 있어야 할 내용 중 이해가 부족한 것을 발견하여 교육하고 상담하는 것으로, 임상적 문제의 평가와 상담은 동시에 행하여진다.

 미국의 Indian Health System (IHS)에서 개발한 상담법은 미국의 약사사회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데, 약사가 환자의 임상적 평가와 상담을 동시에 시행할 수 있도록 개발된 방법이다. 이 방법은 환자가 바른 약물복용을 위해 필요한 지식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는지 알아보는 세 가지 핵심질문(three prime question)을 주고, 질문 응답을 통해 평가한 환자의 이해도 정도에 따라 필요한 내용을 보충하거나 틀린 내용을 교정하는 방법을 골격으로 하고 있다. 세 가지 핵심질문(three prime question)은 첫째, 환자의 병에 대한 이해, 약물사용의 목적의 이해정도를 확인하는 '이 약의 용도가 무엇인지 의사로부터 들어 알고 계십니까?(What did the doctor tell you the medicine is for?)', 둘째, 환자가 용량과 용법을 잘 알고 있는 지 확인할 수 있는 '이 약의 복용법을 의사로부터 들어 알고 계십니까?(How did the doctor tell you to use the medicine?)', 셋째, 환자가 약물사용후 기대하는 치료효과와 부작용을 평가할 수 있는'이 약을 복용효과를 의사로부터 들어 알고 계십니까?(What did the doctor tell you to expect?)' 이다.

 상담의 종결

 종결 단계의 목적은 환자가 상담교육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는가를 평가하여 명확하지 못한 부분을 재교육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 때에는 환자에게 지금까지 받은 정보를 돌이켜보고 더 질문할 것이 있는지 생각해보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에 들은 정보가 가장 기억에 잘 남으므로 토론의 종결부에서는 상담 중의 중요한 요점들을 반복, 강조하는 것이 좋다. 인쇄물 등의 추가정보도 상담 도중보다는 이 단계에 환자에게 주어지는 편이 바람직하다.

 방문 종결

 환자와 약사의 관계가 치료를 위한 동반자라는 것을 강조하고 다음 방문의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방문 종결 단계의 목적이다. 확인 방문(follow-up)은 상담 중 수립하였던 치료계획의 성공도와 환자의 상황변화를 판단하는 데 중요하다. 약물치료에서 최선의 결과를 얻도록 하는 책임은 약사에게 있으므로 확인방문은 약사직능의 바른 수행을 위해 필요한 일이라 하겠다. 그러므로 환자에게 적절한 시기에 약국을 방문하여 약물사용의 적정성을 재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설명하여야 한다. 가능하면 환자가 다시 약국에 오는 기회를 구체적으로 만드는 것이 좋으나 그것이 무리일 때는 최소한 약사의 전화번호, 근무시간 등이 기재된 명함을 건넨다.

 '약이 잘 들어서 꼭 완쾌하시기를 빕니다.'는 약을 지니고 약국을 떠나는 환자에게 반드시 하여야할 인사이다. 이 인사를 통해서 환자는 약사의 전문 역할과 그 중요성을 다시 깨닫게 되며, 약사가 자신 자신의 건강을 기원하는 동반자이며 따뜻한 한 인간임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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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재방문하는 환자의 경우


 약국을 재차 방문하는 환자는 만성질환으로 장기적인 약물의 투여가 필요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질병상태를 잘 이해하고 있으며 건강관리에 필요한 행위를 실행하고 있는 환자들이다. 물론 이들 중에는 아직 자신의 건강상태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고혈압 약의 재투약을 처음 받는 환자와 당뇨약을 60번째 타가는 환자에는 그 심리에서 차이가 분명히 있다. 이렇게 재투약을 위해 약국을 방문한 환자는 다양한 성향을 가지고 있으므로 약사는 그 정도를 판단하여 때로는 처음 방문하는 환자와 유사하게, 때로는 약간의 차이를 두고 상담에 임하여야 할 것이다. 여기에서는 비교적 안정된 장기 재투약 환자에 대한 상담의 요령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상담의 시작

 재방문 환자에 대한 인사는 처음 방문환자와는 다르다. 많은 경우 환자가 질병과 치료를 받아들이는 상태이며 약사의 전문적 상담에 접한 경험이 있으므로 상담의 의의에 대한 설명은 필요 없다. 하지만 이들에게도 약사와 환자가 건강관리의 동반자임을 확인 인식시켜야 한다. 그 목적의 달성을 위해 인간적 친근감과 신뢰감, 약사의 전문성을 인지시킬 수 있는 내용을 주제로 대화를 시작하여야 할 것이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환자의 방문과 그 때의 대화내용을 기억하고 활용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그 때 이야기 나누었던 환자가족의 근황이나 약물사용에 따른 효과, 부작용의 발현여부에 관한 것 등이 신뢰감과 전문성을 줄 수 있는 대화주제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난 방문 때 손자 이야기를 한 환자라면 '손자는 잘 자라고 있어요?' 라고 안부를 묻거나, 고혈압 약을 복용하며 어지러움을 호소했던 환자라면 '지난번 같은 어지러움은 없으셨나요?' 하고 묻는다면, 환자는 자신에 대한 약사의 관심을 느끼게 되어 앞으로의 상담에 자연스레 임할 것이다. 약사와 환자가 동지라는 생각을 강화하는 것이 상담 시작단계의 목적이며, 이는 환자가 약사를 인간적으로 계속 좋아하도록 함으로써 달성될 수 있다.

 환자관련의 기초정보 평가

 재방문 환자에게는 보유하고 있는 환자정보를 바탕으로 하여 약물 복용에 따른 문제들의 발현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때 새로운 건강상의 문제가 생기지 않았는지, 다른 곳에서 처방 받은 약물(일반의약품 포함)등 변동사항이 없는지도 확인하고 기록하여야 한다. 약사는 기초정보의 검토를 통해 환자의 건강상태, 약물복용상태를 파악, 평가하여 상담교육이 필요한 내용을 결정할 수 있다. 지난번 약을 타간 날짜와 이번 재방문 날짜가 맞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한 예가 될 것이다. 만일 여러 날이 지연된 것이 보인다면 약사는 복약불이행 문제의 논의를 상담계획에 포함하여야 할 것이다.

 환자가 가지고 있는 임상적 문제에 대한 평가와 상담

 처음으로 처방조제를 위해 약국을 방문한 환자의 상담에서는 환자가 자신의 질병과 약사용의 실제에 대해 적절하게 이해하고 있는 지를 평가하고, 그에 따라 필요한 정보(적응증, 사용법, 부작용등)를 제공해주는 것이 목적이었다. 재투약을 위하여 약국을 방문한 환자에서도 이러한 사항들의 재확인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이 때에 앞에서는 '이 약의 용도가 무엇인지 알고 계십니까?' 와 같이 직접적으로 물었다면 재방문에서는 '이 약을 왜 사용하신다고 했었지요?'와 같이 질문의 형식을 약간 바꾸어 환자의 이해도를 자연스럽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재투약의 필요로 약국에 다시 방문한 환자로부터 약사가 평가하여야 할 중요한 임상적 문제는 (1) 복약이행의 정도와 (2) 부작용발현여부이다.

 복약이행의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서 약사는 환자에게 약물복용의 여부를 물어야 한다. '약복용은 몇 회나 빠뜨리셨습니까?' 와 같은 질문을 쉽게 떠올리게 되지만 이는 별로 좋은 방식은 아니다. 왜냐하면 환자는 에에 대해 '잊은 적 없습니다. 지시한 데로 복용했습니다.' 하고 대답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질문은 환자에게 잘잘못을 가리거나 잘못을 추궁하는 느낌을 주므로 많은 경우 정확한 대답을 얻기가 어렵다 할 것이다. '지난주 동안에 정해진 대로 약복용을 할 수 없었던 적이 몇 회나 되었습니까?'를 좀 더 나은 질문법의 예로 들 수 있다. 일단 추궁의 느낌은 없는 질문이며, 기간을 지정해 줌으로 하여 환자는 자신의 복약행위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환자가 대답하는 횟수가 정확한 것이 아닐 가능성이 높음을 약사는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2 회라는 대답이 실제에는 5-6 회일 수도 있다. 복약불이행을 환자가 시인한 경우 왜 그랬는지 이유를 반드시 찾도록 하여야 한다. 복약불이행의 원인을 규명하는 것은 약물사용과 관련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부작용의 발현여부를 평가하기 위하여 '혹시 약을 드시면서 불편한 점은 없으셨습니까?'와 같이 질문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대답은 '별로 없었어요.'가 될 가능성이 높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약물사용에 의한 문제인지 다른 원인에 의한 것인지 감별할 수 있는 능력을 환자는 가지고 있지 않으며, 환자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판단을 기준으로 '사소한' 문제에 대해서는 잊어버리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부작용 발현을 확인하기 위한 질문은 일반적이어서는 안되며, 증상별로 구체적이고 환자가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어야 한다.

 복약불이행이나 부작용의 문제를 발견하게 위해 환자에게 질문을 할 때, 절대로 환자에게 잘잘못을 가리거나 추궁을 하는 느낌을 주어서는 안 된다. 환자는 약사가 건강관리의 동반자이며 필요할 때에 자신을 대변해 주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하는 데, 순간의 잘못된 질문방법으로 인해 환자가 가지고 있는 약사의 이미지가 바뀌어 버릴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환자는 약사에게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게 되고 결국 환자를 돌보아 줄 수 없는 경과를 가지고 온다. 혹시 질문에 대해 환자가 불편해 한다면, 이러한 질문은 오로지 약물사용과 관련한 문제를 발견하여, 환자에게 더 적절한 방법이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한 것임을 바르게 설명하여 환자가 대화를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이 외에도 증상을 개선하는데 약물이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 환자의 의견을 물어보아야 한다. 만약 환자가 처방된 약이 효과가 없다고 생각한다면 약이 어떤 면에서 효과가 없는지, 그리고 더 효과가 없게 만드는 시간대나 상황이 있는지 물어보아서 환자가 가지고 있을 지도 모르는 약물사용의 문제를 파악하고, 새로운 치료계획을 수립하는 기초로 이용한다.

 상담의 종결

 재방문 환자도 역시 약물복용에 대한 사항을 이해하고 있는지 재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때 약물 복용의 결과로 일어날 수 있는 일 중에서 환자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거나 이해가 명확 못한 점을 지적한다면 좋을 것이다. Warfarin을 사용하는 환자에게, '약을 복용하다 보면 코피가 날 수 있습니다. 이때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이 점에 대해 알아봅시다.' 와 같은 대화가 그 예라고 할 수 있는데, 환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작성하여 약국을 방문할 때마다 하나씩 토론 교육한다면 환자와 약사의 신뢰관계가 계속적으로 유지될 것이며 환자의 상담에 대한 열의가 강화될 것이다.

 방문 종결

 재방문 환자에 대한 방문 종결단계의 목적은 처음 방문 환자에서와 같다. 약사의 동반자적 역할을 강조하고 그 동안 유지해온 인간적인 친분을 지속하는 것이 추구하는 목적이다. 그러므로 이들 환자에게는 완쾌에 대한 기원과 함께 개인적인 친분을 강화할 수 있는 사교적이며 따뜻한 대화로 환자방문의 종결마무리를 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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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일반의약품 구매환자의 경우

 인간은 자기자신의 건강을 위해 예방, 진단, 치료의 다양한 활동을 한다. 유방암 자가진단, 임신검사, 규칙적 운동, 저지방식이의 섭취 등이 이에 해당된다. 환자가 자신의 판단으로 일반의약품을 구입 복용하는 것도 주요한 자가건강유지의 방법이다. 통계에 의하면 일반성인 남녀는 3일에 1번 꼴로 자가처치로 해결이 필요한 건강상의 문제를 갖는다고 한다. 이러한 상태를 치료개선하기 위해 사람들은 일반의약품을 찾게 된다.

 일반의약품의 사용형태는 적응증에 따라 다양하다. 감기치료제는 일시적으로 사용되는가하면 무좀약과 같은 것은 비교적 장기간 사용이 필요하다. 일반의약품을 이용한 자가치료에 대해 일반인들은 자신들이 누릴 수 있는 일종의 자유와 권리로 인식하고 있으며, 사회 전반적인 건강에 대한 관심증가와 교육 수준 향상, 건강정보의 대중화, 진단기술의 발전외에도 도시화에 의한 현대인의 바쁜 삶의 방식 등 다양한 요인 때문에 그 정도가 증가할 것으로 생각된다.

 약사의 직능은 약물사용과 관련한 행위가 환자의 삶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도록 책임관리하는 것이다. 질병치료, 증상의 경감 및 제거, 질병진행의 정지 및 저해, 질병이나 증상의 예방은 전문의약품 뿐만 아니라 일반의약품도 모두 사용의 목적으로 추구하는 바이다. 그러므로, 약사의 일반의약품을 이용한 환자의 치료관리는 의약분업상에서도 계속적으로 중요하다. 또한 약사는 질병의 증상에 대한 선별과 심사의 기능은 수행할 수 있다. 즉, 환자가 표현하는 증상들을 검토하고 다른 여러 가지 환자관련 요소들을 고려하여 이것이 정식 의학조치를 필요로 하는 심각한 상태인지, 아니면 간단한 증상치료로 개선될 수 있는 경미한 상태를 의미하는 지를 약사는 구분할 수 있다. 그러므로, 약사는 다양한 증상으로 약국을 찾는 환자들을 상담하여 그들이 가진 증상을 판별 심사하고, 올바른 처치를 받을 수 있도록 이끄는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상담의 시작

 전문의약품 상담에서와 마찬가지로 시작 단계의 목적은 환자와의 우호적 관계를 수립하여 환자가 자신의 증상과 건강문제를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환자가 특정 의약품을 찾는 경우가 가장 흔한 상담의 시작 형태라 할 수 있는데, 이 때 일반적으로 환자는 약사에게 자신이 구입하는 의약품에 대한 조언은 구하지 않는다. 이것은 이미 필요한 것을 다 알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거나 잠재적인 문제점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환자들이 일반의약품에 대한 상담을 기대하지 않기 때문에 이들에게 약물 사용과 관련한 질문을 하기 전, 질문하는 목적을 적절히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추궁하는 태도나 잘잘못을 가리는 듯한 대화의 태도는 처방상담시보다 훨씬 심한 거부감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건강상태에 대한 개인의 감정은 질병의 경중과 상관관계가 없는 것이므로, 처방 상담과 마찬가지의 개인 프라이버시 존중도 상담시 유의하여야 할 점이다.

 환자 관련 정보의 획득 및 평가

 일반의약품은 환자가 지신에게 적합한 자가치료의 방법을 찾는 것이므로 전문의약품상담시보다 더욱 포괄적인 환자관련 정보가 필요하다. 다른 사람을 위해 약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환자의 확인이 중요하며 개략적 나이, 임신, 수유의 유무를 확인한다. 고혈압, 당뇨, 심장병, 간 질환, 신장 질환자는 원칙적으로 일반의약품을 사용하는 것이 금기이다. 일반의약품은 주요기관에 장애가 없는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된 약제이기 때문이다. 환자가 자가 치료하고자 하는 증상이 이러한 질환들과 관련한 것일 수도 있으므로 관련성의 가능성과 금기사항의 여부를 평가해야 한다. 또한 일반의약품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약물이 다양하므로 환자가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물이 있는 지, 있다면 어떤 약인지 알아야 한다. 또한 일반의약품으로 자가치료를 하고자 하는 증상 중 발진, 호흡곤란, 배뇨곤란, 속쓰림등은 다른 복용약의 부가반응이거나 유해반응일 수도 있다. 환자의 증상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치밀한 질문이 필요하다. 환자들은 유의한 정보를 빠뜨리기도 하며, 불확실하고 오해를 유발할 수 있는 표현으로 자신의 증상을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속이 아프다'나 '하복부가 냉하다' 와 같은 환자의 표현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증상의 자세한 규명은 최선의 치료방책의 선택을 위해 중요하다. 약사는 이러한 증상관련 정보 외에도 외형에 나타난 변화(창백한 피부, 발진 등)가 없는 지 유의하여 관찰하여야 한다.

 임상적 문제의 평가와 복약지도 및 건강상담

 일반의약품에 대한 상담의 목표는 처방약의 복약상담 목적과 같다. 즉,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형태의 치료를 선택하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교육하여 환자가 최선의 치료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약사는 우선 환자가 설명한 증상들이 치료를 필요로 하는 가를 결정해야 한다. 경미한 증상이라면 환자에게 회복의 확신을 줄 수 있는 교육과 비약물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다. 그런데, 증상의 유형이나 정도가 일반의약품 처치로는 적절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면 의사의 진료를 권해야 할 것이다. 필요에 따라서는 중도적으로 병원진료를 받기까지 비약물 치료나 일반의약품 사용을 권유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일반의약품사용을 결정하였다면 다음으로는 처방약과 같은 약사용에 필요한 정보들을 환자에게 교육한다. 의약품명, 사용목적, 사용방법, 부작용, 주의사항, 효과발현의 판단법이 필요한 정보이다. 일반적으로 사용방법은 포장에 기재되어 있지만 나이에 따른 용량이 있던지, 특수한 사용지시사항이 있는 외용제의 경우라면 설명과 시범을 보이는 것이 좋다. 부작용에 대한 교육은 처방약과 같이 그러한 반응이 일어날 가능성이 낮다는 것과 만일 발현시의 대처사항을 일러주어야 한다. 약물상호작용이 있거나 음주, 임신, 수유 등 특수한 상황에 대한 주의사항도 적절한 교육이 필요하다. 처방약과 마찬가지로 효과가 발현하는 시간과 양상에 대한 정보의 교육은 환자가 적절한 약물사용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요하다.

 자가치료로 관리하는 증상들은 대개 자연적으로 완화되거나 경미하므로 일반의약품을 사용하거나 비약물 치료법을 적용하는 기간을 설정해 주는 것이 좋으며 시일이 경과한 후에도 완화되지 않을 경우에는 의사를 보라는 조언을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하다. '설사는 며칠 후에', '감기는 몇 주 후에'와 같이 치료하고자 하는 증상에 따라 다른 기준이 구체적으로 설정되어야 한다. 또한 일반의약품의 반복적, 지속적 사용은 증상을 경감시킬 수 있지만 더 심각한 증상들을 은폐시킬 수 있다는 점을 환자에게 경고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즉, 복통, 두통, 소화불량과 같은 증상이 자주 일어날 경우 이것은 다른 심각한 질환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음을 환자에게 알려야 한다. 이 외에도 환자의 상태가 악화하거나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데 도움이 되는 비약물 치료법이나 생활상의 주의점에 대한 조언도 한다.

 상담의 마무리

 전문의약품에 대한 상담과 마찬가지로 일반의약품에 대한 상담도 주요내용의 요약과 환자 이해정도의 확인으로 마무리한다. 궁금한 점에 대해서는 언제든지 약사에게 문의할 수 있음을 환자에게 인식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질병이나 약물에 대한 정보지가 있다면 이를 주는 것도 좋다.
 처방약을 조제 받은 적이 있는 환자로 기본적인 기록을 약국에서 가지고 있는 경우라면 환자의 자료에 일반의약품의 구입을 기록한다. 환자에게 기록함을 알리는 것은 약사가 자신의 약물요법을 관리해주는 사람이라는 신뢰를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 방문의 마무리는 처방약 상담의 마무리와 같은 요령으로 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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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상담/특별한 경우의 복약 상담

(1) 신체적 장애가 있는 환자의 경우
 
 약국을 찾는 환자 중에는 육체적 장애를 가지고 있는 환자가 상당수이다. 이들이 가지고 있는 신체적 장애는 복약 상담을 시행할 때 어려움을 유발하는 원인이 된다. 그러므로 상담에 임하는 약사는 환자의 신체적 장애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하며, 장애의 종류나 정도에 따른 상담요령을 알고 있음으로써 이들 환자가 최선의 약물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돌볼 수 있을 것이다.

 환자를 처음 접견할 때 눈에 보이는 명백한 신체적 장애가 있다면 반드시 기록하도록 한다. 첫눈에는 장애여부를 알 수 없다가 상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견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청력에 문제가 있는 환자를 예로 들어보자. 환자는 약사의 질문에 제대로 대답을 하지 못하거나, 사람을 볼 때에도 귀가 있는 면을 앞으로 향할 것이다. 또한 귓바퀴에 손을 대는 것과 같은 잘 알아듣지 못한다는 몸짓을 하거나, 반복설명을 요구할 수 있다. 목소리를 다른 사람보다 지나치게 높고 크게 말을 하거나, 말하는 사람의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것, 명확하게 말을 끝맺지 못하는 것도 청력이상 때문에 나타나는 행동일 수 있다.

 신체적 장애 환자를 대할 때 하기 쉬운 실수로는 환자에 대한 판단을 잘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그들의 지적 수준이나 인간성에 대해 쉽게 잘못 판단할 수가 있다. 신체적 장애를 정신적 장애로 해석하는 실수는 환자를 돌보는 약사로써 특별히 주의하여야 할 점이다. 신체적 장애는 단지 신체적 장애에 불과하다는 것을 스스로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환자에게 장애에 대하여 질문을 해야 할 때에는 환자가 불편을 느끼게 하거나, 비하한다는 느낌을 주지 않도록 특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말 속도를 정상보다 느리게 하거나, 큰소리로 말하거나 지나치게 칭찬하는 것과 같은 선심을 쓰는 듯한 행동 역시 바람직하지 못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신체적 장애를 가진 환자의 복약상담시 요령

 신체적 장애를 가진 환자에게 효과적인 상담을 하기 위하여 약사는 다음의 요령을 숙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① 환자의 감정에 대비한다.
 약사는 장애환자가 혹시 가지고 있을 수 있는 당혹감, 적대감, 슬픔, 공포심과 같은 감정적 어려움에 응대할 대비를 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장애를 가진 사람을 공격적으로 만들거나 비협조적으로 만들 수 있다. 그러므로 환자의 감정에 응할 준비를 하고, 그들이 감정을 조절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② 도움을 제공한다.
 도움을 제공하기는 하되 그냥 일방적으로 주기보다는 환자가 원하거나 필요가 명백한 경우에 제공한다. 환자에게 무엇을 하기를 원하는지, 어떻게 해주기를 바라는 지를 먼저 물어보도록 한다. 걸음이 불편한 환자라면 먼저 도움이 필요한지 여부를 물어보고, 팔을 부축하기를 원하는지 또는 다른 도움을 원하는 지를 묻는다. 보호자와 함께 온 경우라 하더라도 가급적 본인에게 직접 묻는 것이 좋다. 항상 환자와 직접적인 시선과 대화를 주고받도록 한다.
 
 ③ 충분한 시간을 준다.
 장애를 가진 환자와의 상담 시에는 충분한 시간을 안배하는 것이 좋다. 환자가 실제적으로 여유시간을 필요해 하는 경우(휠체어나 목발의 사용)도 있으며, 환자의 말속도가 느리거나 상담 보조도구를 사용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이외에도 환자가 생각을 모으는 데 필요한 시간이나, 질문에 대한 대답을 준비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도 제공되어야 한다.
 
 ④ 청각 장애자에 대한 상담
 환자가 잘 들을 수 있게 하겠다고 무조건 소리를 지르는 것은 좋지 않다. 말을 또렷하게 하고, 간단한 문장을 사용하며,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어휘를 선택하여 입술 읽기가 가능하도록 한다. 대화를 할 때는 약사와 정면으로 마주보도록 하며 약사 쪽의 조명을 밝게 하여 약사가 말하는 모습을 잘 볼 수 있도록 한다. 메모를 하거나 서면 정보지, 그림 도표를 활용하는 것 등 상담의 보조도구를 사용하면 좋다. 완전히 청각을 소실한 환자에 대해서는 수화를 아는 가족이나 보호자의 보조를 요청해야 할 것이다.
 
 ⑤ 시각 장애자에 대한 상담
 시각 장애 환자에 대한 상담시 약사는 자신의 소개를 정확하게 하여야 하고, 대화를 할 때 상대방의 이름을 호명하도록 한다. 약이 여러 가지일 때는 약을 소분하는 병이나 도구의 크기를 다르게 하여 구분할 수 있도록 하면 좋고, 약시인 경우에는 선명한 색의 스티커를 사용하여 구분을 도울 수 있다.
 
 ⑥ 언어외적 의사소통(non-verbal communication)의 활용
 몸짓등을 통한 언어외적 의사소통은 신체적 장애를 가진 환자와의 대화시 의미전달의 수단으로 유용하다. 몸은 환자 쪽으로 기울인다든지 하는 몸짓은 환자를 편안하게 하며, 약사의 관심과 배려심을 전달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물론 신체적 장애를 가진 환자에게 한번 더 시선을 주고, 관심을 보이는 것은 좋지만 지나치게 오래 쳐다본다든지, 눈길을 피한다든지 하는 것은 환자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는 행동이므로 좋지 않다.
 
 ⑦ 좋은 상담 환경의 유지
 상담시행을 위한 최선의 환경은 조용하고 밝은 곳이다. 약사는 환자와 가능한 가까운 위치에 편안하게, 같은 눈 높이를 가질 수 있는 자세를 취한다.(예: 휠체어에 앉는 환자와의 대화 시에는 앉거나 쪼그린다.) 약국과 상담실은 휠체어로 갈 수 있는 곳이 되도록 하고, 박스나 다른 가구들은 출입구 근처에는 두지 말고 깨끗이 정리하도록 한다. 환자를 위한 잡지, 복약상담지 등을 배치하는 경우 휠체어에 않은 환자의 위치로부터도 손이 닿는 곳에 두며, 약국의 근무자들은 항상 환자가 도움이 필요하지 않은지를 신경 써야할 것이다. 약국의 창문이나 입구에 휠체어가 들어올 수 있다는 표시를 한다.
 
 ⑧ 환자를 치료에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장애를 가진 환자일수록 상담에 가능한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치료방법에 대한 환자의 의견을 물어보고, 원하는 것이 있다면 이를 치료에 최대한 반영하도록 한다. 환자가 제대로 이해를 했는지, 실행상의 문제가 없는 지를 확인하기 위해 추후확인 방문(follow-up)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추후방문은 약물사용에 대한 환자의 의견이나 문의사항을 듣고 확인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방법이다. 직접방문이 어려운 환자라면 전화를 통하여 상담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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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감정적으로 불안정한 환자의 경우
 
 
 자신의 건강상태나 병에 대하여 환자가 가지는 감정은 단순하지 않다. 걱정, 근심, 당황감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뿐만 아니라 환자는 외부 자극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자 하는 자기방어적인 심리를 함께 가지고 있다.

 사실 모든 질환이 환자를 감정적으로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런데, 이 중에도 특히 시력, 청력의 문제나 정신질환, 간질, 성기능 장애와 같이 정상적인 사회생활의 장애를 가지고 오게 되는 질환이거나, 당뇨와 같이 장기적인 예후가 불량한 병들, 암, 심장병 등 생명의 연장에 지장을 주는 질환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이들 상황에서는 질환에 의해 환자의 생활 방식이 많은 영향을 받게되며, 치료가 복잡하고, 치료를 받더라도 병은 더 이상 호전되지 않고, 많은 경우 악화로 치닫게 된다.

또한 환자는 수많은 치료에 의한 약물의 부작용, 복잡한 사용방법의 문제를 극복해야 하므로 이중 삼중으로 감정적 당혹감에 처하게 되고, 이러한 감정적 문제는 치료의 결과와 병의 경과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이들 환자에게 최선의 치료효과를 얻게 하고 건강을 유지하게 하기 위해서 임상의 약사에게는 전문적인 상담의 기술이 필요하다 하겠다.
 

* 감정적으로 불안정한 환자의 복약 상담 요령
 
 이들 환자를 상담할 때는 가능한 환자의 감정을 자극하지 않도록 요령있게 대화에 응하여야 한다. 또한, 환자가 두려움이나 편견 때문에 약사와의 대화를 기피하거나 잘못된 행동을 할 수 있으므로 유의하여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감정상의 어려움을 가진 환자를 위한 몇 가지 상담의 요령은 다음과 같다.
 
 ① 환자 요구사항을 파악한다.
 어려운 상황에 있는 환자를 상담하는 약사는 먼저 환자의 필요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질병에 대한 환자의 이해와 치료에 대한 태도, 특히 약물복용 등 치료행위에 대한 수용여부의 정도를 알아야 한다.
 처음 방문에서 이들 문제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여 기록해 둔다면, 환자를 계속적으로 돌보는데 자료가 될 수 있으므로 자세한 초기상담과 기록이 이들 환자의 관리에서 특히 중요하다 하겠다. 환자의 특별한 요구가 있다든지, 선호하는 것이 있다면 반드시 기록하여 앞으로의 상담에 기초가 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복약 상담의 중간 중간에 환자의 반응을 관찰하고, 의견을 물어봄으로써 약사와 환자 상호간의 이해 부족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② 일상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감정적 문제를 흔히 유발하는 질병들은 대부분 평생동안 치료가 필요하므로, 환자가 필요한 생활상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약사는 약물사용을 환자가 일상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최대한 도와야 한다. 약물의 복용방법이 복잡하다면 기억하기 쉽도록 사용법을 정리해 주는 것이 좋으며, 약복용을 간단히 할 방법을 고안하여 담당의사에게 조언해서 환자의 편의를 도모하도록 한다. 약의 효과와 부작용을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환자에게 매일의 상황을 기록하게 하거나 확인 방문, 확인 전화를 시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③ 치료에 환자가 참여하도록 유도한다.
 치료가 계속적으로 진행될 것이므로 환자의 주체적 참여가 특히 중요하다. 요구사항이나 불편한 점에 대해 환자가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도록 분위기를 만들도록 하며, 환자가 자발적인 참여와 치료상의 문제를 발견하는 것이 자신의 치료를 최적화 하는데 중요함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치료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의 유도는 환자의 자존심을 높이고, 이와 같은 상황을 이겨낼 수 있도록 정신력을 강하게 만드는 효과도 있다.
 
 ④ 동기를 유발시킨다.
 치료기간이 길므로 가끔 환자에게 동기를 유발시킬 수 있는 상담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 특정 증상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든지, 약물에 의한 부작용을 감소시키거나 없애는 것을 새롭게 목적으로 설정한다지, 복약이행을 증가시키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도입해 본다든지 와 같이 환자와 함께 치료목표를 재확인하고 실천을 강화하는 방법을 시행해 보는 것이 좋다. 이러한 동기유발의 방법들은 약사와 환자의 관계를 강화하고 개선하는 데에도 유용한 방법이다.
 
 ⑤ 프라이버시를 지켜준다.
 개인의 비밀 보장은 모든 상담에서 기본이나, 이들 환자에게는 특히 중요하다. 복약 상담 중에 환자가 자신의 질병이나 치료에 대한 감정, 우려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으므로, 다른 사람으로부터의 이목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상담을 행하는 것이 좋다.
 
 ⑥ 말기환자에 대한 주의 
 죽음을 기다리는 환자와 그 가족이 가지고 있는 감정이 아마도 가장 돌보기 어려운 감정일 것이다. 많은 의료인은 그러한 경우에 자신이 취해야 할 행동을 잘 알지 못하며, 자신이 환자를 죽음의 공포로부터 보호할 능력이 없음에 오히려 당황하게 된다. 임종을 앞둔 환자의 감정변화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이들 환자는 부정(否定), 분노, 타협, 우울, 수용(收容)의 5가지 감정단계를 점차적으로 경험해간다고 한다. 부정(否定)은 자신의 불치병을 발견한 환자가 가장 먼저 가지게 되는 반응으로 자기 방어적으로 자신의 진단을 믿지 않으려 애쓰는 과정이며, 이후 환자는 분노와 타협의 감정을 거치며 상황에 적응해간다.

그러나 치료를 해도 가망이 없고 외부접촉이 어려워지며 머지 않아 사랑하는 가족과의 이별을 앞에 놓고 있는 환자는 우울의 감정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이후 환자는 자신의 처지를 수긍하고 받아들이는 정점의 수용단계에 이르기도 한다. 모든 환자가 같은 단계, 같은 순서를 거치는 것은 아니며 한 단계에 머무르거나 그 감정만 반복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이들의 감정을 발견하고 이해하는 것은 환자와 더 친밀한 관계를 맺을 수 있게 하며, 그들의 필요를 더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다 말기 환자에 대한 몇 가지 기본상담의 요령을 살펴보고자 한다.

 ㈀ 환자에게 진심에서 우러나는 관심과 염려, 배려를 보인다.
 ㈁ 환자의 말을 경청하고 침묵하는 것을 허용한다.
 ㈂ 비언어적 표현(몸짓, 표정 등)으로 환자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고 환자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 환자의 상태가 좋지 않거나 불편해하면 다른 시간으로 상담을 옮긴다.
 ㈄ 환자에게 선택권을 준다.
 ㈅ 환자가 어떤 감정상태인지 묻지 않는다. 분노, 우울, 슬픔과 같은 감정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 약사자신이 환자 감정을 알고 있다든지와 같은 동정적인 표현은 하지 않는다.
 ㈇ 가능한 정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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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노인환자의 경우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노령화에 의해 여러 가지 건강상의 문제들이 발생하므로 노인환자는 대표적인 의료서비스의 수요계층이다. 따라서 노인은 약물의 주요 소비집단이며 약국의 주고객이라 하겠다.

 노인층은 그 특징을 단순화할 수 있는 균일한 집단이 아니다. 개인이 처한 상황은 각자 다양하며, 육체적, 정신적 능력뿐만 아니라 경제적 상황, 개인적 필요와 요구도 모두 다르다. 치료를 필요로 하는 질병의 가짓수나 사용약물의 수는 나이와 함께 증가하며, 필요로 하는 약의 종류 역시 매우 다양하다. 즉, 복용약이나 개인적 상황이 모두 다르므로 각각의 환자를 개인 하나 하나로 다루는 것이 이들 노인환자에 대한 상담의 기본 원칙이 된다.

 노인 환자들은 다른 환자 층보다 더 많은 약을 복용한다. 미국의 통계에 의하면 전체의 12%에 해당하는 65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 처방약의 30%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노인들은 만성질환을 비롯한 여러 질병을 가지고 있으며, 노령화에 따른 육체적 생리적 변화는 약물의 흡수대사배설에 영향을 미치므로 성인층에 비해 약물에 의한 부작용 발현의 가능성 또한 두 배까지 높다.

 노인환자에 대한 복약 상담의 가장 1차적인 장애는 상담자인 약사의 태도이다. 특히 젊은 약사는 노인의 관점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노화, 외모의 변화, 질병, 죽음과 같은 여러 가지 변화들이 노인에게 어떠한 심정적 변화를 가지고 오는지에 대하여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을 약사는 가져야 할 것이다.

 상당수의 노인이 청각장애, 시각장애와 같은 육체적 장애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보청기와 같은 보조도구를 사용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이외에도 치매, 뇌졸중에 의한 언어장애, 치아 불량에 의한 식사의 문제, 통증에 대한 역치 변화, 경제 상황의 악화, 주거 및 교통의 문제, 고독 등 노인들이 가진 문제들은 다양하다. 노인 환자는 다른 젊은 환자들에 비해 알약의 크기, 모양, 색깔을 구분하기도 더 어렵다고 한다. 그러므로 약사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육체적, 정신적 한계를 이해하고 이를 배려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 노인환자 복약상담 요령

 노인은 `단골'고객이다. 즉, 자기가 다니는 약국의 서비스에 만족하게 되면 한군데만 계속적으로 다니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성공적인 상담과 고객유치를 위하여 노인들이 약국에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필요하다 하겠다. 노인환자가 바라는 것은 약값이 싼 것, 수준 높은 서비스, 필요 정보의 제공, 친절의 순서라는 통계조사가 있다. 이들을 위한 더 효과적인 상담의 요령을 몇 가지 살펴보고자 한다.

 ① 환자의 감정을 발견하고 이해한다.
 노화에 대한 고정관념을 갖는 것은 좋지 않다. `저 사람은 내 나이 때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 때는 언제였을까? 그 때의 상황은 어땠을까'하고 지금 자신이 대하고 있는 환자의 입장이 되어보려고 한다면, 환자가 가지고 있는 문제에 대하여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실제적인 상담에 들어가기 전에 환자와 이와 같은 주제로 짧게 대화를 나누어 보는 것도 환자입장의 이해를 위해 좋은 방법이다.

 ② 약물의 사용과 관련한 상담교육을 강화한다.
 앞에서 언급하였지만, 노인은 나이에 따른 생리적인 변화나 이미 가지고 있는 질병 때문에 약물사용에 따른 부작용 발현의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부작용에 대한 상세한 내용의 교육이 필요하다. 부작용의 양상, 부작용의 발견방법, 부작용의 발생을 줄이는 방법, 발생시의 처치법, 의료전문인에게 알려야 하는 시기 등을 이해 할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하여야 한다.

 ③ 일상의 대화에 시간을 할애한다.
 본격적인 상담을 시작하기 전에 일상 생활과 관련된 주제의 대화를 다른 환자보다 좀 길게 할 필요가 있다. 일상적인 가벼운 대화는 환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약사와 노인의 관계를 가깝게 한다. 특히 외롭고 고립된 환경에 있는 노인들에게 이러한 대화는 마음을 열게 하는데 도움이 되며, 이러한 대화를 통해 가족관계나 육체적 장애, 경제력 등과 같은 약물사용과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관련된 요인들을 발견할 수 있다.

 ④ 신체적 장애를 돌보아 준다.
 신체적 장애가 있는 것이 발견되면 장애자에 대한 상담요령을 적용한다. 기억력의 문제가 있거나 치매가 의심되는 환자에게는 약복용을 관리해 줄 가족이나 보호자가 있는지 확인하고, 필요하다면 그들을 교육에 참가시키도록 한다. 필요한 경우에는 담당 의사에게도 환자의 장애를 알려야 할 것이다.

 ⑤ 추후 확인 방문(follow-up)을 한다.
 혼자 살고 있는 노인 환자라면 특히 지시사항을 잘 지키고 있는지, 새로운 문제가 생긴 것은 없는지 등에 대하여 모니터링의 시행이 필요하다. 며칠 뒤나 1~2주 뒤에 약국을 추후 방문할 것을 권고하여 이 때 환자의 약물치료가 적절히 시행되고 있는 지를 확인한다.

 ⑥ 프라이버시를 고려한다.
 노인환자에 대한 상담은 공개된 장소보다는 프라이버시를 보장해 줄 수 있는 상담실과 같은 곳에서 시행한 것이 좋다. 왜냐하면 노인들은 건강과 같은 자신의 개인적 비밀을 이야기하는 것을 부끄러워하기 때문이다.

 ⑦ 복약 이행을 강조한다.
 노인환자들이 다른 환자들에 비해 복약 이행의 문제가 특별히 더 심각하지는 않다. 그러나 이들은 이미 다른 질환을 가지고 있거나, 질병의 정도가 일반적으로 더 심하므로 복약에 순응하는 것이 건강의 관리에 특별히 중요하다. 그러므로 약사는 상담 중에 복약이행을 강조해야 할 것이다.

 ⑧ 적절한 상담 방법과 보조도구를 선택한다.
 노인 환자에게 정보를 제공할 때에는 환자의 신체적 장애를 고려하여 사용이 용이한 방법을 선택한다. 알아보기 쉬운 큰 활자체의 복약 지시문 등이 그 예라 하겠다. 또한 노인들은 집에 가지고가서 스스로 공부하거나 확인할 수 있는 것, 또는 보호자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을 선호한다. 그러므로 문서 등으로 제작된 약물교육 프로그램이 있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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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보호자 상담의 경우

 실제로 약국에서는 환자 본인이 아니라 환자의 보호자에게 상담과 교육을 실시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의약분업 전에는 약국조제가 가능하였으므로 약사가 복약의 대상자를 문의하는 것이나 약국에 온 고객이 누구를 위한 약인지를 밝히는 것이 당연하였다. 그러나 의약분업의 실시 이후에는 처방을 의사로부터 받아서 가지고 오게 되므로 고객이 누구를 위한 약인지 밝히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며, 약사 역시 처방을 가지고 온 사람의 약이라고 단순히 추측할 수 있다. 이는 약화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복약 당사자를 확인하지 않은 것은 약사가 직무의 수행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책임의 문제로 돌아오게 된다. 그러므로 어떠한 경우든지 약사는 약국을 찾은 고객이 환자본인인지, 환자를 대신해서 온 보호자인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할 것이다.

 보호자는 환자의 가족, 친구, 또는 고용인일 수 있는데, 많은 경우 만성질환을 가진 노인환자를 돌보고 있는 사람이거나, 급성 질환으로 몸이 아픈 어린아이를 돌보고 있는 부모이다. 현대의료의 방향이 환자를 병원에서 돌보기보다는(hospital based care) 집에서 돌보는(home based care) 쪽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수요자인 노인 환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으므로, 보호자의 약국방문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보호자의 상담은 환자와의 직접대화가 아니므로, 약사가 의도한 바가 그대로 환자에게 전달되는 지를 확인할 수 없는 문제가 있다. 또한, 환자에게 약물복용을 격려하거나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없으며, 복약 이행을 확인 할 수도 없고, 순응도 개선에 도움을 줄 수도 없다. 그러므로 보호자에 대해 복약상담을 시행할 때에는 환자에 대한 직접상담보다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함이 당연하다 하겠다.

*** 보호자에 대한 복약상담시의 요령 ***

 보호자에게 복약 상담을 시행하여 환자에게 적절한 약물복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임상 약사는 다음과 같은 요령을 숙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① 적절한 보호자인지를 평가한다.
 약물사용이 적절히 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주체적인 사람이 보호자이므로, 이들은 무엇보다도 먼저 환자의 상태나 치료에 대하여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또한, 약사의 지시사항을 환자에게 전달하고, 환자가 가지고 있는 의문이나 의사를 의료전문인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해야 하므로, 보호자는 환자와 대화가 가능한 사람이어야 한다. 그러므로 약사는 상담의 대상이 적절한 보호자인지 여부를 먼저 확인하여야 한다.

 ② 보호자가 알아야 할 내용을 지시한다.
 ㈀ 보호자는 약물사용에 따른 반응(효능, 부작용)을 환자에게서 어떻게 모니터링 하는지 알아한다.
 ㈁ 적절한 수분과 영양의 공급이 환자의 건강회복에 중요함을 알아야 하며, 구체적인 영양관리의 방법을 교육해야 한다.
 ㈂ 환자가 질문이 있거나, 환자를 돌보는 과정에서 확인하고 싶은 사항이 있을 때 약사에게 연락을 취할 수 있도록 지도되어야 한다.

 ③ 복약순응의 중요성을 알게 한다.
 이는 특히 소아를 돌보는 부모에게서 강조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부모가 약물 오남용에 대하여 잘못된 지식을 가지고 있음으로 하여 치료가 채 완료되기 전에 아이들의 약투여를 중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복약순응을 효과적으로 강조하기 위해서는 질병과 치료에 대한 교육이 부모에게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④ 서면 제작된 교육매체를 반드시 사용한다.
 보호자에게 약을 투여할 때는 서면제작정보를 반드시 함께 주어야 한다. 왜냐하면 이것이 환자에게 전달되는 가장 확실한 정보수단이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추후확인을 위한 전화를 환자에게 하는 것이 좋다. 전화를 통해 환자가 필요한 정보를 전달받았는지를 확인하고, 직접적으로 환자에게 약물치료에서 중요한 사항을 강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⑤ 추후 확인을 한다.
 직접적으로 환자에게 정보가 전달된 경우가 아니므로 환자에게 전화를 하거나 하여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보호자에게도 약국에 추후에 들러 약투여나 환자를 돌봄에 어려움이 없는지를 의논할 수 있도록 한다.

 ⑥ 보조도구를 활용한다.
 약 복용의 확인을 용이하게 하는 보조도구(달력, 약상자)같은 것이 있다면 활용한다. 이는 보호자의 수고를 덜고 복약의 순응도를 증진시킬 수 있다.

 ⑦ 보호자의 입장을 이해하고 동정한다.
 보호자에 대한 약사의 시각은 이들에 대한 상담 성공여부의 기본 요건이다. 보호자를 단순히 약을 타러오는 사람으로만 인식해서는 안 된다. 많은 경우 보호자 역시 돌봄이 필요한 대상이다. 집에서 환자를 돌보고 있는 보호자는 많은 스트레스를 가지고 있다. 환자를 돌보면서 직장을 다니거나 사회생활을 영위해야 하기 때문에 행동의 제한과 같은 어려움이 있으며, 경제적인 문제도 흔히 동반하게 된다. 또한, 환자를 돌보고 있는 보호자 자신이 다른 의학적 문제를 가지고 있는 환자인 경우도 흔하다. 노인인구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90세의 노모를 70세의 자녀가 돌보고 있거나, 노부부가 서로의 보호자로 있는 경우가 점점 증가할 것이다. 그러므로 약사는 보호자에 대해서도 항상 이해와 동정심을 가지고 대화에 임하여야 할 것이며 그들의 문제에 대해서도 관심과 이해를 보여야 할 것이다.

 약사는 일반인이 가장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의료인이다. 이는 보호자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즉, 약사는 환자를 돌보고 있는 일반인이 가깝게, 지속적으로 접촉할 수 있는 의료전문인이며, 돌보는 사람으로서의 문제뿐만 아니라 자신의 문제에 대해서도 전문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직능인인 것이다. 그러므로 약사는 환자뿐만 아니라 보호자도 함께 돌보아야 함을 항상 숙지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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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환자와 약사의 의견이 대립되는 경우

 환자와 감정적 문제가 발생하거나 의견대립이 생기는 것은 상담시 경험하는 가장 큰 어려움이다. 약사와 환자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 환자가 특정 약품에 대하여 불만을 가진 경우가 그 예이다.
 약사의 행동이 환자를 화나게 할 수도 있고, 약사와 상관없이 질병이나 약물의 사용에 대한 지나친 걱정, 개인적 이유 등으로 환자가 화가 난 경우도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약사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안전과 이익을 위해 논쟁을 피하거나 무시하려 한다.
 논쟁을 피하는 것이 환자에게 유익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옳지 않다. 감정이 상한 환자는 자신의 치료여부에 관심이 없어져 약사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해 주지 않으며 약에 대해서도 알고 싶어하지 않으므로 의도하려는 상담을 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실제 상담에 앞서서 약사는 환자와의 감정적인 문제를 먼저 해결하도록 시도하여야 하며, 이 과정에서 약물사용과 관련한 환자의 문제를 발견하게 될 수도 있다.

*** 환자와 약사의 의견이 대립된 상황에서의 복약 상담 요령 ***

 ① 약사 자신의 감정을 먼저 조절한다.
 환자와 의견대립이 있거나 환자가 악의적일 때, 약사 역시 감정적으로 격앙되어 있기가 쉽다.
 같이 흥분해 있는 환자의 감정처리를 돕기 위해서는 약사자신의 감정을 먼저 정리하여야 한다.
 환자가 명령하거나 대놓고 화를 낼 때, 무시당할 때, 환자가 약사 말에 무관심할 때, 또는 실수나 사고를 일으켰을 때 등에는 약사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 때 분노, 당황, 혐오의 감정이 유발되고, 환자와의 대화 자체에 불편함을 느끼게되기도 된다.
 이와 같은 어려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약사는 일차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알고 인정하여야 한다.
 즉, 이러한 때 자신이 감정이 생기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이 감정을 부인하는 것보다 수습이 용이하다.
 자기 감정을 인정하면 감정적으로 냉정해 질 수 있으며 환자의 태도에 대해 객관적으로 대할 수 있다.
 또한, 전문적인 자세를 회복하기가 쉬워지며, 환자의 감정처리를 도울 수 있게된다.

 ② 환자가 자신의 감정을 추스릴 수 있도록 둔다.
 환자가 자기 걱정, 감정을 표출하고, 진정할 수 있도록 해 주어야한다.
 환자가 기분이 나빠 눈물을 흘릴 지경이라면, 조용하고 남이 보지 않는 곳에 조금 앉아 있도록 하여 감정을 조절 할 시간을 준다.
 환자의 감정이 극도로 흥분되어 스스로 조절이 안 될 때는 상담을 다음으로 미루든지, 추후에 전화로 상담을 행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③ 환자에게 동정심을 보인다.
 이해와 동정심을 표현하는 것은 환자 상담에서, 특히 어려운 상황에서는 매우 중요한 해결방법이다.
 환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할 때 약사는 동정심을 보여야 한다.
 환자의 견해에 대하여 대립적인 의견을 표시하거나, 야단치거나, 조언을 하기에 앞서, 먼저 환자가 가지고 있는 불만을 경청하고 자신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도록 격려하여야 한다.
 이는 문제를 명확히 이해하고 상황을 분석하는데 도움이 된다(환자는 약사가 아니라 의사나 보호자에게 화가나 있을 수도 있다).

 ④ 문제를 추적한다.
 어려운 상황을 해결하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 정확히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
 원인을 추적하여 조사하는 것은 문제를 파악하는 목적외에도 환자를 진정시키고, 환자가 함께 문제의 해결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때에는 환자가 방어적으로 되거나 싫어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대화기술이 필요할 것이다.
 일단 문제를 파악한 후 환자에게 설명을 하고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
 정보를 제공할 때에는 약사의 관점이 아니라 환자의 관점으로 설명하도록 주의해야 한다.

 ⑤ 문제의 해결법을 제안한다.
 문제 해결의 방법을 제공해야 한다.
 해결의 가능성을 가진 방법이 하나 이상 있다면 모두 환자에게 제시하여, 환자가 선택권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주도록 한다.
 질병에 의한 절망과 불안, 의존심의 생성 등으로 환자는 자아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소실되어 있다.
 그러므로 환자에게 결정의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환자자아의 만족과 주체성을 개선시키는 결과를 가지고 올 수 있다.

 ⑥ 과오를 인정한다.
 현재의 문제가 약사의 실수나 이해부족에서 기인한 것이라면 이를 인정하고 정중히 사과한다. 보상이 필요한 것은 적절하게 보상해야 할 것이며, 어떤 것도 가볍게 넘기는 것처럼 보여서는 안 된다.
 설령 당면한 문제가 약사 자신의 과오이 아니라 하더라도(다른 약사나 약국보조원이 문제를 유발한 경우), 책임감을 보이고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⑦ 프라이버시를 지킨다.
 대립이나 감정유발의 문제는 민감한 상황이므로 대화의 프라이버시를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문제상황이 공개적으로 행해지는 것은 다른 환자에게도 피해를 주게 된다.
 당사자가 원하는 경우에는 나중에 전화로 논의를 계속하는 것도 좋다. 프라이버시가 보장됨에 따라 환자와 약사 모두가 논의에 편안하게 임할 수 있으며 타인의 간섭이나 방해를 피할 수 있다.

 ⑧ 적극적인 자세로 임한다.
 의견대립이나 감정상의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서 약사의 적극적인 자세는 중요하다. 특히 환자가 감정적으로 흥분되어 문제의 해결이 쉽지 않은 경우에 있어서 약사의 적극적인 자세는 필수적이다.
 약사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하여야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⑨ 긍정적이며 개선적인 태도로 마무리를 한다.
 대화의 마무리는 대립상황에서는 특히 중요하다. 마무리 여부에 따라 환자는 고객으로 남거나 또는 약국을 떠나는 사람이 된다. 그러므로 긍정적이며 개선적으로 마무리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대화에서 제시되었던 해결방법들은 정리하고, 앞으로의 문제해결을 확인하기 위해 연락할 수 있는 전화번호를 문의하거나 확인연락을 원하는지 여부를 환자에게 물어보아도 좋다.
 상황에 따라서는 환자의 감정이 너무 격하거나 문제가 어려워 해결을 볼 수 없을 수도 있다. 대립이 장기화될 것으로 판단이 되면 적절하게 상황을 끝내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이 때에는 약사가 적극적으로 나서 상황을 요약하고 끝내는 것이 필요하다. 해결을 위해 다음 약속을 할 수도 있다.
 몸을 다른 쪽으로 돌리거나 시선을 다른 환자에게 주는 것, 약의 조제를 시작하는 등의 비언어적인 방법은 논의가 종결되었음을 표시하는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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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약물투약과 직접 관련없는 주제에 대한 상담의 경우

 약사는 일반인에게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의료 전문인이다. 그러므로 약사는 환자가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논의를 하는 첫 번째 사람의 위치에 있다. 약사를 만나기 위해서는 특별한 예약도 필요 없고, 항상 가까운 이웃이라고 일반적으로 생각되어지므로 환자는 다른 어떤 의료인보다도 자신의 문제에 대해 약사와 이야기하는 것을 편안하게 생각한다. 특히 약사와 환자간에 신뢰의 관계가 구축돼 있다면 더욱 그러하다. 그러므로 약사는 질병의 예방과 공중 위생교육을 시행할 가장 좋은 자리에 있으며 또한 그 의무를 지닌 위치에 있다고 하겠다. 약물요법에 따라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문제를 미리 알고 이를 최적화하려는 노력도 예방에 해당되므로 당연한 약사의 역할이다. 하지만 정상적인 사람에게 적절한 건강관리의 방법을 알려줌으로써 건강을 유지하도록 하는 1차적인 예방교육에도 약사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운동, 흡연, 음주, 식습관 등에 대한 상담교육은 약이나 질병에 대한 질문에 답하거나 환자의 사회적 문제에 대한 대화 중에 흔히 함께 실시하게 된다.

** 건강관리방법에 대한 상담의 요령 **

 ① 질문에 준비한다.
 약과 관련된 것 외에도 여러 가지 질병에 관한 환자용 참고서적, 교육용 팜플렛 등을 약국에 비치하는 것이 좋다. 또한 당뇨, 고혈압, 암과 같이 일반인이 흔히 궁금해하는 질환에 대해서는 충분히 알고 있으므로하여 환자와 논의하거나 환자의 질문에 대답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야 할 것이다.

 ② 환자의 의도를 파악한다.
 병이나 약에 대한 일반적인 질문에 대답하기 전에 환자가 왜 이러한 문의를 하는지에 대해 파악하도록 한다. 환자가 왜 이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지, 무엇을 특별히 알고 싶어하는지, 이런 문제에 대해 어디서 들어보았는지 이미 무엇을 알고 있는지를 알면 환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알고 이에 적합한 도움을 줄 수 있다.

 ③ 참고서적을 적절하게 활용한다.
 참고 서적을 부탁하는 환자에게는 나와 있는 정보 팜플렛이나 환자용으로 만들어진 책등을 제공하면 좋다. 약사용으로 나와 있는 전문 서적을 정보원으로 제공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좋지 않다.
 왜냐하면, 이런 책들은 대부분의 환자에게는 너무 자세하거나 전문적이어서 불필요한 우려나 걱정,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자가 지식이 많거나, 약사의 전문 서적을 보기를 요구하는 경우에는 이를 거부하면 약사가 정보를 주려고 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요구를 거절하기가 어색한 경우에는 환자와 함께 정보를 살펴보도록 하며, 환자가 알기 원하거나 현재 우려하는 사항이 무엇인지 파악하도록 해야 한다. 참고서적의 내용들을 환자가 좀더 이해하기 쉬운 말로 풀어주거나 환자의 관점에서 정보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 일상사에 대한 상담 요령 **

 환자가 인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가까운 관계인 약사와 약이나 건강과는 관련 없는 자신의 걱정거리를 논의하기를 원하는 경우가 있다. 또는 복약상담 중에 이러한 문제가 발견되기도 한다. 음주, 약물 오남용, 임신, 자녀문제, 가정폭력 등이 이러한 문제들이다. 환자는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 나가야 할지,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어떻게 청하는 것인지를 잘 알지 못하고 있다. 약사는 약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는 상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거나 교육받지만 다른 사회적 문제에는 그 분야의 전문가가 돌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만일 환자가 이러한 문제를 논의해 올 때, 그들을 최선을 다하여 돕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며 무시하거나 모른 척해서는 안될 것이다. 또한 그 내용이 법을 어기는 문제, 범죄 행위와 관련이 있다면 시민으로서 이를 적절한 기관에 알릴 의무를 가지고 있다 하겠다.

 ① 환자의 문제를 경청한다.
 환자의 말을 편견이나 오해 없이 있는 그대로 들어주는 자세를 가진다. 다른 상담 상황에서처럼 환자가 자신의 감정이나 걱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하며 환자에게 동정적으로 대한다.

 ② 환자 스스로 해결법을 찾도록 제안한다.
 이런 문제에 대하여 약사가 환자에게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환자가 직접적으로 요구하더라도 피하는 것이 좋다. 결정은 환자 스스로에게 달렸음을 강조하여야 하며, 약사는 환자가 해결의 가능성을 발견해 나가는 과정을 돕는 사람으로 역할을 한다.

 ③ 적절한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관으로 환자를 인도한다.
 필요한 경우, 이러한 문제들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단체가 기관으로 환자를 적절하게 인도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단체의 이름이나 전화, 담당자에 대한 정보를 미리 가지고 있다면 유용할 것이다. 사전에 인도 방법이나 어떤 처치를 받게 되는 지를 미리 알고 있다면 더욱 좋다. 자세한 내용을 알고 있어야 약사는 자신이 환자를 적절한 곳에 인도한다는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며, 환자에게 이들 기관에서 어떠한 도움을 얻을 수 있는지 설명할 수 있고 개선의 확신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④ 개인의 비밀을 보장한다.
 대부분 아주 개인적인 문제들이므로 비밀의 보장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한다. 만일 조용한 상담장소가 없다면 약국이 조용할 시간으로 환자와 약속을 다시 하는 것도 좋다. 전화를 이용할 수도 있다. 환자의 비밀은 약국 내에 함께 근무하는 동료나 측근에게도 누설해서는 안 될 것이다. 상담시에 비밀의 보장을 충분히 강조하는 것은 환자를 안심하게 하고 더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하는데 중요하다. 담당 의사나 부모, 가족 등 다른 사람에게 상황을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여겨지면 먼저 환자와 논의를 하는 것이 좋다. 물론 환자에게 스스로 이들에게 말할 것을 권해야 한다. 만일 환자가 할 수 없다고 느낀다면 환자가 동의하는 경우에는 약사가 중재를 제안할 수 있다.

 ⑤ 추후확인을 한다.
 추후에 환자가 권유한 전문 기관에 가보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추후확인을 통해서 환자가 약사의 조언이 정말 자신에게 필요한 것임을 재인식하고, 약사가 진심으로 걱정해 주고 도와주려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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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약물 복용법이 복잡한 경우와 청소년의 경우

* 약물의 복용법이 복잡한 경우

 여러 종류의 약물을 복용해야 하거나 흡입제, 자가 주사제등 투약방법이 특수하여 사용법에 대한 집중적인 교육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이 때 상담의 효율성을 개선시키기 위하여 약사가 숙지해야 할 요령을 살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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