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신문 창간특집-제약산업세계화전략]개량신약·제네릭 육성 방안

[의학신문 창간특집-제약산업세계화전략]개량신약·제네릭 육성 방안
작성일:2005-05-30 - 이관순 소장


제네릭·개량신약 비중 확대 세계적 추세
 세계화 위해 특허전략·타이밍 중요
 인도·中 비해 산업재산권화 능력 우수
 기업간 과당경쟁 - 정부 육성책 미흡 문제


 최근 전세계적인 신약개발 숫자의 감소, 의료보험 재정의 기하급수적인 증가 등의 요인으로 신약보다 가격이 저렴한 제네릭이나 개량신약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게 부각되는 시점에 와 있다.

 이는 의약품 시장규모가 큰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더 큰 이슈로 부각되고 있으며, 최근 전세계적인 제네릭 회사인 이스라엘의 테바사는 2003년도 미국에서 제네릭 의약품에 의한 약가의 절감액이 1350억 달러에 달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처럼 전체 의약품에서 제네릭이나 개량신약의 비중이 확대되는 것은 전세계적인 추세로 자리잡아 가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오리지널 회사와 제네릭 회사간의 이해의 충돌을 각 정부가 어떻게 조절하고 균형을 잡아가느냐가 매우 중요한 상황이 되었다.

 한편 물질특허가 도입된 지 20년이 거의 되어가는 국내 제약업계도 아직 신약개발의 분위기가 성숙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제부터는 전면적인 물질특허의 홍수에 노출되어 제네릭 의약품 개발이 여의치 않게 되었다.

 이에 따라 몇몇 앞서가는 국내 제약회사들은 개량신약이라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 물질특허라는 홍수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으나, 연간 10조원에도 못 미치는 국내 제약시장에서의 경쟁보다는 전세계로의 진출을 요구하고 있다.

 본고에서는 개량신약과 제네릭에 대한 최근의 전세계적인 환경변화와 국내 제약산업의 기술수준 및 성공사례 분석을 통하여 국내 제약산업의 세계화 성공 전략에 대해 논의해 보고자 한다.


■ 개량신약과 제네릭에 대한 최근의 전세계적 환경변화

 ▲미국: 1982년 제네릭 의약품 활성화를 위한 Hatch-Waxman Act가 시행되면서 제네릭 의약품의 비율이 꾸준하게 증가하여 왔으나, 최근에는 오리지널 회사의 특허소송의 남용이라던가 제네릭 회사와의 담합 등의 부작용이 심각하게 제기되어 이러한 부작용을 극복하고 보다 많은 제네릭 의약품이 조기에 시장에 출시될 수 있도록 기존 법을 손질한 소위 'Medicare Reform Act'가 2003년도에 발효되어 현재 시행 중에 있다.

 이 법의 시행으로 인하여 미국에서의 제네릭 의약품의 출시가 전보다 더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특히 소위 505(b)(2) process라고 일컫는 'paper NDA'절차를 통하여 제네릭 의약품 출시 이전에 개량신약으로 출시할 수 있는 기회도 더 많아질 것으로 판단되어 국내 제약업체에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유럽: 1993년 소위 특허 연장제도의 일종인 SPC(Supplementary Protection Certificate)의 도입은 신약의 독점기간 연장과 아울러 특허만료 이전에 제네릭 연구를 원천봉쇄 함으로써 유럽내의 제네릭 회사들에게 큰 타격을 주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유럽 이외의 국가에서 제네릭 제품을 미리 개발, 특허 만료와 함께 유럽시장에 진출함으로써 유럽 이외의 국가들이 유럽시장에 제네릭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며, 이를 이용하여 국내의 몇몇 제품들도 유럽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이러한 SPC의 시행은 유럽내의 제네릭 산업을 붕괴시킴과 아울러 의료보험 재정의 악화를 초래하였으며, 급기야는 2003년 12월에 소위 'Compromise Package'라고 불리는 새로운 법이 유럽의회에서 통과되어 현재 국가별로 접목 중에 있다.

 이 법의 골자는 오리지널 회사에게는 기존의 data exclusivity 기간인 6년 또는 10년을 모두 10+1(1은 용도 추가)년으로 연장시켜 주면서 제네릭 의약품을 8년 차부터 신청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제네릭 의약품에 대한 정의를 폭 넓게 함으로써 소위 'Super Generic'의 개발도 간단한 자료로 가능하게 하였다.

 향후 이 법의 시행으로 유럽내 제네릭 회사들은 많은 기회를 가짐과 동시에 유럽의 제네릭 시장의 규모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타 국가: 일본은 2005년도 'Drug Master File' 제도를 도입하고, 그 동안 필수 사항이었던 일본 내 완제품 생산시설에 대한 규정을 철폐함으로써 우리나라 제네릭 업체가 일본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의 폭이 넓어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인도는 2005년 물질특허 제도의 도입으로 인해, 그리고 중국은 WTO에 가입함으로써 향후 일정기간이 지나면 무분별한 복제행위가 근절되어 국제시장에서 가격경쟁이 아닌 기술경쟁으로 바뀔 수 있다는 측면에서 국내 업체에게는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는 1980∼90년대에 걸친 물질특허의 조기도입, 무분별한 행정보호 등으로 제약산업의 경쟁력이 많이 약화되었지만, 최근의 개량신약 허가제도의 간소화, 제네릭 의약품 장려정책, 선진화된 의약품 허가제도 등으로 제네릭이나 개량신약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어 향후 선진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서서히 높여 가고 있는 상황이다.

■ 국내 개량신약/제네릭 기술수준 및 성공사례 분석

 국내 개량신약/제네릭 분야 기술의 강점으로는 그동안의 유기합성 및 제제연구분야의 많은 제품개발 경험에서 기술이 축적되어 있으며, 선진국에 기술수출된 사례가 많다는 점이다.

 또한 단점으로는 국내 의약품 허가제도가 최근에 많이 선진화 되고는 있지만 아직도 선진국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으며, 선진국 수준의 생산시설이 미흡하며, 특히 입체적 기술 및 특허분석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기회요소로는 우리와 경쟁하고 있는 인도나 중국에 비해서는 연구력 및 이를 산업재산권화 할 수 있는 능력이 우수하다는 점이며, 위험요소로는 가격경쟁에서의 열세, 국내 기업간의 과당경쟁,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부의 제약산업 육성정책 의지가 미흡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많은 제약에도 불구하고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그 동안 제네릭/개량신약 분야에서의 다수의 기술수출 사례-합성기술: 한미약품 세프트리악손 제법 기술 수출(1989년, 로슈), 제제기술: 한미약품 마이크로에멀젼 제제기술 수출(1997년, 노바티스), 종근당 오메프라졸 제제기술 수출(2000년, 헥살), 삼양사 대장표적 및 난용성 제제화 기술 수출(2000년, BMS) 등 다수) 및 기술의 전문화/계열화 사례(한미정밀화학: 세파계 항생제 계열화 유럽시장 진출, 종근당 바이오: 발효기술에 의한 의약품 원료 제조기술 전문화, 유한화학, 삼천리: 항바이러스제 원료 제조기술 계열화, 오리지널 회사와 제휴, 중외제약: 고난이도 원료의약품 합성성공, 선진국 시장 진출, 한미약품: 개량신약 아모디핀의 성공적 개발 및 시장진입 성공 등 다수-를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경험과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약점 및 위협요인을 보강한다면 국내 개량신약 및 제네릭의 세계시장 진출은 머지않아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 국내 제약산업의 개량신약/제네릭 세계화 성공전략

 개량신약/제네릭 제품의 세계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특허전략과 타이밍 전략이 중요하다.

 특허전략의 시작은 개발하고자 하는 제품의 특허상황 파악에서 시작된다.

 모든 특허의 세세한 부분까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정면돌파 할 것인지, 우회특허를 개발할 것인지, 그리고 해당특허의 무효사유가 있는지 등을 정밀하게 분석하여 연구개발 방향을 전략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 시장에 First Generic으로 진출을 하기 위해서는 특허소송이 필수적이므로 연구개발단계부터 특허소송을 고려한 출원 및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특허소송의 위험 요소를 어느 정도 덜기 위해서는 경험이 많은 회사와의 전략적 제휴에 의한 선진국 시장 진출도 초기 단계에서는 고려해 볼 만하다.

 타이밍 전략은 특허전략 이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아무리 좋은 연구개발 결과가 있어도 시기적으로 늦으면 제네릭 시장 진입은 의미가 줄어든다.

 왜냐하면 이미 경쟁회사들이 많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독점기간도 보장이 되지 않지만 가격경쟁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시장의 진입이 어려워 지게 된다. 따라서 최대한 빨리 연구를 시작하고 제품화 준비를 다른 경쟁상대들 보다 빨리 진행하는 것이 성공의 필수 비결이다.

 최근 전세계 굴지의 제네릭 회사들은 신약이 등록되기도 전에 그 제품의 등록가능성을 판단, 제네릭 연구를 착수하여 특허를 출원하는 예를 흔히 볼 수가 있다.

 이외에도 시장에 대한 예측, 경쟁력 있는 기술의 개발, 유능한 파트너의 선정, 선진화된 생산설비 구축, 그리고 문서화 능력 등이 개량신약/제네릭을 남들보다 앞서 세계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시킬 수 있는 전략으로 판단된다.

■ 결 론

 이제까지 살펴 본 바와 같이 개량신약/제네릭의 세계화 전략은 신약개발이 어려운 국내 제약산업이 향후 성장 발전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사업모델로 판단된다.

 특히 국내 개량신약 개발의 열기와 암로디핀 개량신약의 성공적인 시장진입 등은 국내 제약산업의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최근의 선진국에서의 제네릭 개발 환경의 우호적인 변화와 그 동안 축적된 원료의약품 합성기술 및 제제화 기술 등을 십분 활용하여 전략적으로 제품을 선정, 조기에 연구개발을 시작한다면 선진국 시장의 진출이 단기간에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별 기업별로 강점분야를 선택, 집중 육성하므로써 세계적으로 경쟁 가능한 제네릭/개량신약 제품을 조기에 개발하고, 정부는 이들 기업들이 선진국 시장에 진입하는데 필요한 정책적인 지원과 아울러 제약산업을 국가 전략산업으로 육성해 나간다면 머지않아 우리나라가 선진국 개량신약 및 제네릭 의약품 시장에서 강자로 부상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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