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약사 15만7,000명 부족 예상
올해 39세의 마크 페인 씨는 10년 전 오클라호마大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최근까지 포드자동차에서 연봉 30,000달러를 받는 영업직으로 일해 왔다.
그러나 좀 더 보수가 높고 안정된 직장을 원했던 페인 씨는 요사이 자신의 모교에서 약학를 다시 전공하는 '공부폐인'의 길을 택했다. 연봉이 줄잡아 3배는 늘어날 수 있는 데다 고용주가 될 가능성도 높다는 매력에 이끌렸기 때문.
두 아이의 아빠라는 현실적인 핸디캡도 만학을 결심하는데 그다지 걸림돌이 되지는 못했다. 회계사로 일하는 그의 부인은 공부하는 동안 자신이 가정을 책임지겠다며 오히려 등을 떠밀었다.
최근 고소득과 안정된 직장이 보장된 직업이라는 매력이 부각됨에 따라 미국에서 약대 지원자 수의 급증이 전국적인 현상으로 눈에 띄고 있다. 게다가 인구 전반의 노령화 추세로 각종 의약품을 처방하고, 복약지도해 줄 전문가를 찾는 수요가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에 따라 신설약대도 잇따라 문을 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많은 전문가들은 약사 인력난 현상이 가까운 시일 내에 해소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미국 약학회(AACP)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 입학시즌의 경우 총 7만3,000명에 육박하는 약대 지원자들이 원서를 제출해 1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불과 한해 전의 지원자 수가 4만7,000명대에 머물렀고, 2002년에는 3만3,000명 남짓한 수준이었음을 상기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지게 할 정도.
또 지난해의 경우 총 7,700명의 약학도가 팜디 학위를 받고 사회로 배출됐다고 AACP는 전했다.
페인 씨의 경우 약대 재입학 결정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경영학을 전공했던 탓에 과학이나 의학에 대한 배경지식이 형편없었던 것도 결정을 어렵게 한 요인의 하나였다. 이 때문에 페인 씨는 한 주립대학에서 2년의 예과 과정을 이수한 뒤에야 오클라호마大 약대에 입학할 수 있었다. 요즘 그는 매주 35~40시간을 공부에 할애하고 있다.
이 대학의 제니퍼 스타크 교수는 '졸업생들이 취업하면 연봉으로 90,000달러 정도를 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약사가 부족한 지방을 택할 경우 좀 더 많은 수입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약학전문지 '드럭 토픽'(Drug Topics)이 조사한 통계치에 따르면 1999년 6만4,980달러, 2000년 7만8,624달러, 2002년 8만2,607달러 등으로 꾸준히 뛰어오른 약사의 평균연봉은 지난해 8만9,723달러에 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는 별도로 체인약국협회(NACDS)는 2004년부터 오는 2010년 사이에 개국약사 수가 7.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처방약 조제건수는 같은 기간 동안 27%가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 메릴랜드大 약대의 데이비드 크내프 학장은 지난 2001년 진행했던 조사에서 오는 2020년에 이르면 줄잡아 15만7,000여명의 약사가 부족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크내프 교수는 '4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도 당시의 예측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한 예로 베이비 붐 세대들이 환갑을 앞두고 있는데, 이들의 처방약 조제건수가 크게 늘어날 것임은 자명한 이치이기 때문이라는 것.
한편 현재 미국에는 총 89곳의 약대가 개설되어 있다. 이는 5년 전보다 12곳이 늘어난 수치이지만, 오는 2010년까지 10곳이 추가로 신설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입력 2005.06.16 07:20 PM, 수정 2005.06.16 07:25 PM
美 약사 지난해 평균연봉 9만弗 육박 --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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