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약값, G7 절반에도 못미친다 --보사

투자 여력 없어 신약개발 엄두도 못낼 판
세계적 추세는 '약가수준 높을 수록 신약개발 활발'


우리나라의 보험용의약품 가격이 선진 7개국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수준(선진국 대비 48%)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보험재정 안정화를 염두에 둔 가격규제의 영향으로 풀이됐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기업들의 투자여력 부족을 불러 신약개발 부진의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약협회(회장 김정수)가 2003년도 보험용의약품 매출 상위 300품목을 대상으로 2004년도 우리나라와 선진 7개국의 가격을 비교한 결과 우리나라 의약품 가격은 가장 비싼 미국의 31.4%, 가장 싼 영국의 68,2% 수준으로 평균 48,4% 정도를 나타냈다.



즉, 우리나라 약가 대비 미국 약가는 3.2배, 독일·스위스는 2.1배, 이탈리아·일본은 1.7~1.8배, 영국·프랑스는 1.5배 높은 것으로 파악된 것.



제약협회는 국내 의약품의 낮은 가격 형성은 정부의 약가정책이 제약산업 육성보다는 보험재정의 수급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운용되기 때문으로 지적했다.



그리고 이는 결국 제약기업들이 재투자를 통한 신약개발에 적극 나서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해 산업경쟁력을 상실하고 국민들에 대한 의료서비스의 질 또한 저하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우려했다.



실제 이번 분석결과 선진국 사이에서도 가격이 싼 곳에 비해 비싼 곳이 신약개발 성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상위 25개 제약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가수준이 제일 높은 미국은 2003년 현재 517개의 신약을 개발한 반면 상대적으로 낮은 프랑스·이탈리아 등은 그만큼 신약개발수도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는 것.


이번 조사에서는 또 약가수준이 국민소득과는 별개라는 사실도 입증됐다. 독일(2만9080달러), 영국(3만277달러), 프랑스(2만9266달러)는 국민소득이 비슷하지만 국내 약가 100을 기준으로 할때 독일의 경우 215로 나타나 영국(147)과 프랑스(148) 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국민소득이 3배지만 그렇다고 미국 제약사가 우리나라에서 1/3 가격으로 저렴하게 의약품을 판매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이외에 국내의 오래된 제품일수록 외국약가에 비해 싸다는 사실도 입증됐다.


제약협회는 '제약산업에 대한 과도한 제도적 규제가 계속된다면 제약기업은 자율성과 창의성을 살리지 못하고 다국적 기업과의 무한경쟁에서 도태될 수 밖에 없다'고 결론짓고 '산업육성에 근간을 둔 예측가능하고 일관성 있는 약가정책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대상 300품목의 표본조사비율은 2003년 보험용의약품 매출실적 총 5조 2000억원 대비 49.2%, 총 2만 431개 품목대비 1.47%에 해당된다. 비교대상 국가는 신약에 대한 약가산정시 기준이 되는 7개 국가로 미국, 독일, 스위스, 일본,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등이다.


김영주 기자 (yjkim@bosa.co.kr)
기사 입력시간 : 2005-06-03 오전 6:4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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