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X-2 저해제 복용 '끊거나 바꾸거나' --약업


처방건수 9~12월 사이에만 70% 급감

메릴랜드州 볼티모어에 거주하는 캐롤린 누트 부인(62세)은 평소 관절염과 섬유근육통에 시달리는 탓에 '바이옥스'(로페콕시브)를 '콕' 집어 꾸준히 복용해 왔다.

그런데 지난해 9월말 '바이옥스'가 전격적으로 회수조치된 이후로 누트 부인은 다른 처방약이나 OTC 진통제들로 스위치할 수 밖에 없었고, 별다른 효험을 느끼지 못하자 현재는 아예 약물 대신에 냉·온팩을 번갈아 쓰고 있다.

사실 지난 몇 년동안 미국성인들은 두통에서부터 관절염에 이르기까지 통증을 치료하거나 완화시키기 위해 COX-2 저해제 등의 진통제들을 밥먹듯 복용했다.

그러나 '바이옥스'가 리콜된 후 처방용 진통제에 대한 선호도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반면 지난해 말부터 OTC 진통제들의 매출은 두자릿수 단위로 수직상승세여서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많은 의사와 전문가들은 아직도 상당수의 환자들이 도대체 어떤 약물을 사용해야 할는지 가늠키 어려운 혼란에 빠져 있다며 깊은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뉴욕大 통증관리센터의 미첼 부보이스 소장은 '지난 30년 동안 의사로 일해 왔지만, 요즘같은 혼란은 처음 느껴본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특히 부보이스 소장은 자신의 환자들 가운데 20% 가량이 그 동안 사용해 왔던 COX-2 저해제들을 마약성 진통제나 OTC 진통제로 변경했고, 또 다른 20% 정도는 아예 진통제 복용을 완전히 중단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와 관련, FDA 자문위원회는 16일부터 3일간 COX-2 저해제 사용에 따른 효과와 위험성을 면밀히 평가하기 위한 미팅을 소집할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HKS&컴퍼니 증권社의 헤만트 샤흐 애널리스트는 'FDA가 결국 COX-2 저해제들의 안전성 관련내용 표기수위를 한층 끌어올릴 것이고, 이는 매출하락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렇지 않아도 IMS 헬스社가 14일 공개한 제약산업·헬스케어산업 컨설팅 자료에 따르면 COX-2 저해제 그룹은 지난해 12월 처방건수가 한해 전에 비해 43%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형편이다. 일반 소매채널과 인터넷 약국, 너싱홈(장기요양기관의 일종)에서 전달된 COX-2 저해제 조제건수가 지난해 9월 450만건에 달했던 것이 12월에는 270만건으로 뚝 떨어졌기 때문.

IMS 헬스社의 리사 모리스 글로벌 마케팅 이사는 '이 기간 중 '바이옥스' 복용환자들의 3분의 2 가량이 다른 COX-2 저해제로 바꿨고, 나머지 3분의 1도 약물복용을 고집했을 경우 비 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s) 등으로 변경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모리스 이사는 또 '같은 기간 동안 전체 COX-2 저해제 또는 NSAIDs 복용환자 수가 9% 정도 감소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한편 처방패턴에 대한 추적조사 통계작업을 진행해 온 임팩트Rx社(Impact Rx)는 '지난해 '바이옥스'가 퇴출된 직후의 한주 동안 '쎄레브렉스'(셀레콕시브)와 '벡스트라'(발데콕시브)의 처방점유율이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공개했다. 다른 COX-2 저해제나 처방용 진통제로 변경한 비율이 25%에 달했을 정도라는 것.

그러나 COX-2 저해제 전체로 안전성 문제가 확산될 기미를 보이자 '쎄레브렉스'와 '벡스트라'의 처방점유율은 올해 2월 들어 이전의 25%에서 8%로 급감한 대신 '모빅'(멜록시캄)·이부프로펜 등 다른 NSAID 계열의 약물들의 잠식세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나프록센의 경우 '바이옥스'의 리콜 직후 한때 신규 처방건수가 3분의 1 가량 증가했지만, 지난해 말 알쯔하이머 예방효과 관련연구가 심장마비·뇌졸중 증가 가능성이 시사되면서 중단된 이후로 큰 폭의 감소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는 별도로 시장조사기관 AC닐센社에 따르면 지난해 6~9월과 10~12월 사이에 OTC 진통제들의 매출이 12% 증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입력 2005.02.15 08:01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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