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개 다국적제약, 건보료 27% 가져간다' --일간보사

작년 총 1조4168억…건보액 청구 상위 10개약 중 8개 차지
장향숙 의원 '국내 제약시장 보호책 마련 시급'


다국적제약사와 국내제약사의 건강보험급여청구 현황을 분석한 결과 다국적 제약사의 시장점유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한해 동안 전체 제약사가 건강보험에 청구한 급여액은 총 5조2076억원 이었는데, 이중 다국적 제약사가 청구한 금액은 1조4168억원으로 전체 급여액의 27.2%에 해당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2002년 다국적제약사의 급여청구율이 전체 청구금액 4조4533억원 중 1조1719억원을 차지해 26.3%에 달했던 것보다 0.9%나 증가했고, 금액 면에서는 2,449억원이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장향숙 의원(열린우리당)은 11일 국정감사정책리포트 자료를 통해 지난해 국내 제약사는 3조7908억원을 청구해 전체 청구액 대비 72.8%에 해당되지만 이는 점유율 면에서 작년보다 줄어들었다며, '정부는 국내 제약시장을 보호하고 약값을 제대로 통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상황에서 약값을 통제하지 못하고, 다국적제약사의 시장잠식을 방관할 경우 10년, 20년 이후의 국민건강이 직접적인 위기 상황에 놓이게 될 것으로 우려했다.


장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건강보험에 급여를 청구한 제약사는 총 315개 업체로 이중 국내제약사는 290개 업체이고, 다국적 제약사는 25개로 전체의 8%에 해당한다.


이 중 다국적제약사의 건보 청구금액별 현황을 보면, 전체 청구액이 1000억원 이상인 업체가 작년에는 총 6개 업체로 전년에 비해 2개가 증가했다. 제약사별로는 한국화이자가 2763억원, 한국엠에스디 1421억원, 글락소스미스클라인 1370억원, 한국얀센 1160억원, 사노피-신데라보코리아 1093억원, 한국노바티스가 1024억을 각각 청구했다.



특히 한국화이자는 전년에 비해 970억원이 증가한 금액을 신청해 가장 많은 성장세를 보였고, 이밖에 사노피-신데라보코리아가 371억, 한국노바티스 272억원, 글락소스미스클라인 216억원, 한국엠에스디 175억원, 한국얀센은 58억원이 늘어난 금액을 청구해 다국적제약사의 성장세를 과시했다.


또 지난해 건보청구 약품별 상위 10개 항목을 분석해 보면, 다국적제약사의 약이 2002년에 이어 여전히 다수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 건보청구액 상위 10개 약 중 국내제약사 약은 단 2개에 불과하고, 나머지 8개 약은 다국적제약사의 약이었다.


약품별 순위를 보면 대표적 다국적제약사인 한국화이자의 노바스크5mg이 연간 청구액 1306억원으로 작년에 이어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이는 2위를 차지한 아마릴정2mg(한독약품)의 연간 청구액인 545억원의 2.4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그 뒤로 플라박스정(사노피-신데라보코리아 424억원)이 3위, 4위 탁솔주(한국비엠에스제약 330억원), 5위 코자정(한국엠에스디 320억원), 6위 자니딥정(LG생명과학 300억원), 7위 스포라녹스캅셀(한국얀센 299억원), 8위 아프로벨정150mg(사노피-신데라보코리아 294억원), 9위 리피토정10mg(한국화이자 286억원), 10위 아반디아정4mg(글락소스미스클라인 284억원) 등이 차지해, 2위를 차지한 한독약품의 아마릴정2mg과 6위를 차지한 LG생명과학의 '자니딥정'을 제외하곤 전부 다국적사 제품이 차지했다.


반면 국내 제약사 4개 중 한 개는 연간 건보청구액이 1000만원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다수 국민건강과 직결되는 중요한 약은 다국제약사 약이었고, 경증질환에 이용되는 저렴한 약만 국내 제약사 약이었다.


국내 제약사 중 1000억원 이상 건보청구를 한 업체는 290개 업체 중 한독약품을 비롯해 8개사뿐이고, 100억∼1000억대 72개사, 10억∼100억대 62개사, 1억∼10억대 48개사, 1000만원∼1억대 28개사, 100만원∼1000만원대 25개사, 10만원∼100만원대 13개사, 10만원 미만도 34개사에 달했다.


장 의원은 '이제부터라도 정부와 시민단체, 의약계, 제약산업, 학계를 망라해 국내 제약시장을 보호하고 국민들에게 싼 가격의 질 좋은 약품을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돼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한 태스크포스의 구성과 공개토론과 연구작업 등이 보다 심도있게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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