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제약협, 임상정보 투명하게 공개한다 --약업

다음달 데이터베이스 사이트 오픈

최근 미국의 제약업계는 기업측이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를 낱낱이 공개해야 한다며 갈수록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는 여론으로부터 집중적인 포화를 맞고 있는 형편이다.

수많은 의사들과 각종 의학저널, 법률가, 소비자단체 등으로부터 제약기업측이 '대외비'로 부치고 있는 부정적인 내용의 연구결과들까지 숨김없이 공개해 누드(?) 열풍에 동참할 것을 강력히 종용받고 있는 것.

게다가 그 같은 여론은 소아환자들의 항우울제 복용에 따른 문제점이 잇따라 제기되고, 관절염 치료제의 효능을 비교평가하기 위해 진행되었던 임상시험 결과에 의문이 일면서 더욱 볼륨-업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심지어 소아환자들의 항우울제 복용문제는 오는 9일 최소한 7곳의 관련 제약기업들이 참석한 가운데 의회 청문회에서 다뤄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제약협회(PhRMA)가 현재 미국시장에서 발매 중인 각종 의약품과 관련, 회원사들이 임상시험을 진행한 후 요약문 형식으로 자진해서 제공한 연구결과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인터넷 사이트에 공개하겠다고 7일 밝혀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PhRMA측은 '지난 2002년 10월 이후로 완료된 모든 임상시험의 연구결과들이 긍정적인 내용을 담았거나, 부정적인 내용을 담았거나 예외없이 투명하게 DB를 통해 공개되도록 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www.clinicalstudyresults.org를 홈페이지 주소로 택한 가운데 무료로 운영될 이 사이트의 오픈 D-데이는 다음달 1일로 예정되어 있다고 PhRMA측은 설명했다. 이 사이트에서 제품명, 회사명, 질병의 상태, 적응증, 스터디 네임 등을 키워드로 입력한 뒤 검색하면 다양한 임상시험 결과들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이 가능토록 하겠다는 것.

다만 이 사이트에는 발매 중인 각종 약물들에 대한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진행되었던 후기단계 임상시험들(즉, 임상 3상 및 4상)의 결과와 아직 의학저널에 공개되지 않은 내용들도 수록하되, 시험적인 성격의 초기단계 시험결과와 풀 데이터는 게재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버몬트州 벌링턴에서 클리닉을 열고 있는 데이비드 파슬러 박사는 '보다 일관되고, 정확하면서 완벽한 데이터를 원하는 일반의 요구를 제약업계가 전폭적으로 수용한 결과'라며 높은 기대감을 표시했다.

PhRMA의 캐럴라인 로우 학술담당 부회장은 '새로 구축될 데이터베이스는 연구결과를 보다 투명하게 공개하고, 보다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접근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기 위한 전체 제약업계 차원의 노력이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의 편집장을 맡고 있는 제프리 드레이즌 박사는 'PhRMA의 이번 발표가 늦은 감이 없지 않고, 공개범위도 축소하려고 부심한 듯 하다'고 피력했다. '미국 의사회誌'(JAMA)의 편집을 총괄하고 있는 캐서린 드엔젤리스 박사도 '의사와 환자들이 치료제를 선택하는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연구결과들에 접근이 가능토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 같은 문제의 소지가 있음을 감안한 듯, 크리스 도드 상원의원(민주당·코네티컷州)과 에드워드 M. 케네디 상원의원(민주당·매사추세츠州)은 '자발적인 것이 아니라 의무적으로 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토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가까운 시일 내에 제출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 머크&컴퍼니社는 이날 '국립보건연구원(NIH)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우리가 진행한 모든 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포레스트 래보라토리스社(Forest)도 같은 날 자사의 항우울제 '렉사프로'(에스시탈로프람)와 '셀렉사'(시탈로프람) 등의 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하겠다며 동참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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