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약사 환자 복약지도에 최선
복약지도료 조제료 3배 수준… 환자들 약사 신뢰
법인약국 드럭스토아 보편화ㆍ의약분업 영향
고객관리 서비스 철저… 비용 지불 당연하게 인식
우리와 가깝고도 먼 나라, 바로 일본이다. 감정적으로는 많은 미움을 가지고 있지만 일본의 여러 가지 문물에 대한 관심은 상당히 높다. 약국시장도 마찬가지라서 의약분업이 시행되면서 약국 체인들이 벤치마킹한 곳도 우리보다 의약분업을 먼저 시작한 일본이며 그에 따라 일본의 약국경영에 관한 서적들이 번역돼 출판되기도 한다.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약국체인 위드팜은 회원들과 함께 일본의 약국들을 둘러보고 돌아왔다. 앞으로 회원약사들에게 선진외국의 약국을 둘러볼 수 있는 연수를 꾸준히 실시하겠다는 위드팜의 일본 기행기를 들어봤다.
일본 대부분 약국 법인약국 형태
일본 연수단이 둘러본 약국의 형태는 3가지였다. 드럭스토아와 병원 앞의 문전약국인 조제전문약국, 약사회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는 회영약국 등이다.
일본은 약국을 일반인도 개설할 수 있도록 돼 있어 법인약국이 많았다고 한다. 드럭스토아가 이미 보편화되어 한 지역에 3-4개의 드럭스토아가 운영되고 있다.
대다수의 드럭스토아가 대형화돼 있고 다양한 제품을 취급한다. 건강기능성식품을 비롯하여 의료기 등 약국에서 판매할 수 있는 품목들을 취급하고 있다.
연수에 참가했던 류종현(전주프라자약국, 전북 전주시 소재) 약사는 드럭스토아가 많고 대형화된 것은 일본 약국이 생존을 위해 찾은 방법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의약분업이 1950년경부터 시작되었지만 제대로 시작된 것은 1990년 이후라는 것이다. 30-40년 동안 약사들이 전문약을 취급할 수 없는 상황에서 경영을 위한 이런 방법은 당연하지 않았겠냐는 반문이다.
일본 회영약국은 약사회에서 직접 운영하는 약국이다. 기존의 약국과 같은 기능도 가지고 있지만 회영약국의 특징은 의약품 비축센타의 역할을 하고 있다. 5천여 종류의 약을 비축해 놓고 소분하거나 필요한 약국에 배달도 한다.
연수단이 방문한 회영약국은 일본 후생성이 운영하는 국립병원인 후코오카 병원 앞의 문전약국이었다. 그곳은 후코오카 병원의 처방전 수용도 목적으로 하지만 약 공급의 목적도 가지고 있다.
다른 조제전문약국의 형태는 한국 약국 모습과 그리 다르지 않다고 한다. 단지 근무약사의 수가 많아 처방전 40건당 한명의 약사가 고용되어 있어 약국 근무의 상황이 더 나을 뿐이다.
병원보다 비싸도 서비스 좋은 일반약국 이용
이번 일본 연수단이 특이한 점으로 지적한 것은 복약지도에 관한 내용이다.
일본의 약국은 환자가 처방전을 들고 오면 그에 관련된 약에 대한 효능효과, 식이요법 등 복약지도를 약 사진과 함께 프린트로 뽑아 준다는 것이다. 약사들이 정확한 투약에 많은 신경을 쓰고 환자의 복약지도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미 일본은 약사의 복약지도와 관련된 다양한 출력물과 기계가 개발되어 있다. 약사가 직접 손으로 쓴 복약지도 내용을 스캔받아 저장할 수도 있고 전자펜을 이용하여 복약지도 내용을 기록할 수도 있는 기계들이 약국에 사용되고 있다.
환자와 관련된 모든 처방내역이 저장돼 있어 과거 처방전과 현재 처방전의 틀린 점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또 전자약력관리보관시스템이 발달하여 약국마다 개인별로 처방전이 일괄 보관됨에 따라 환자의 지속적인 상담이 가능하다. 그 외에도 휴대전화, PDA, PC와 연계되어 수시로 환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여 있다.
현재 일본 정부는 고객정보와 조제내역에 대한 입력 필요 없이 2차원 바코드로 정확한 데이터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바코드 시스템을 보급할 예정에 있다고 한다.
이런 일본이 복약지도 서비스가 발달된 것은 단골약국 중심이기 때문이다.
약국마다 환자들에게 개인별 약력관리 수첩을 나눠주고 약국 방문시 약사의 상담 후 도장을 찍어 준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약사가 복약지도에 노력하는 것은 자신의 지적재산에 대한 정당한 댓가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일본은 복약지도가 조제의 3배정도 차이가 나고 내용이나 수준에 따라 다르게 책정되어 있어 일본의 약사들은 복약지도만으로도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병원은 복약지도와 약력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병원보다 일반약국이 20% 더 비씨지만 환자들은 일반약국을 이용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류 약사는 “비싸도 제대로 된 서비스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어 약사들도 당당하고 환자들도 약사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10년동안 처방내역 유지…재고는 시에서 처리
일본은 약국 개국이 쉽다고 한다. 이미 약국경영의 시스템이 어느 정도 갖춰져 있고 약국에 사용하는 업무지침서가 시중에 나와 있어 그것에 기초하면 어려움 없이 약국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무지침서의 내용은 ‘매장 내 휴대폰 사용 금지’ 등의 이미지 컷을 그대로 약국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보험류 등의 서류철 양식, 재고수발주 양식집이 수록
되어 있다.
또 PTP상태의 약을 자르는 기계, 연고제를 여분이 남지 않도록 짤 수 있는 기계 등 약국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정밀하고 세밀한 기계들이 나와 있어 작은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이미 기본적인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약사들은 약국의 고유 색깔을 갖기 위한 노력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일본의 특징은 약국의 공공성이다. 후코오카시의 약국들은 5백에서 1천가지의 약만 있으며 거의 모든 처방전을 수용할 수 있다고 한다. 10여년 동안 후코오카시의 병원들은 처방내역을 바꾸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처방변경이 없다고 재고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약국의 의약품 재고들은 시에서 폐기처리하고 손실 처리해 준다고 한다. 약을 약국에서 구입했다고 하더라도 시민을 위해 준비한 것이기 때문에 시에서 책임지는 것이 당연하다는 논리다.
또한 후코오카시의 약사회장은 5개의 약국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 대표다.
이미 일본은 법인약국이 가능하여 이렇게 운영하고 있는 회사들이 많다. 하지만 그의 월급은 그리 많지 않다. 회사의 이익이 생기면 약국이나 사회에 다시 투자하기 때문이다.
류 약사는 이런 일본의 공공성 외에는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고 말한다. “우리사회에서 약사에게 요구하는 것은 선진국 수준인데 반해 대우는 수준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하고 “우리도 약국 내의 시스템만 갖춘다면 일본보다 나아질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24시간 약국 방문을 설명하며 “야간 할증 조제료가 3배였지만 약사들은 그런 환자부담에 당당했다”며 “할증료에 대해 환자나 약사가 모두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여건을 가지고 있어 부러웠다”고 말했다.
류 약사는 일본을 다녀온 후 어떻게 경영에 접목시킬 것인지 고민이 많았다고 밝히고 현재 우리의 약국 환경이 열악하지만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지혜를 짜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2003-10-21 유희정 기자 (you16@pharmnews.co.kr)
일본 약사 환자 복약 지도에 최선- <약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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