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 규제완화 추진으로
앞으로 영국의 동네약국들은 자칫 하루에 한 개꼴을 넘어서는 높은 비율로 줄줄이 문을 닫을 수 있으리라는 우려감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 중에 있는 약국관련 규제완화 방침이 실행에 옮겨질 경우 우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
이와 관련, 보건장관은 공정거래위가 추진 중인 약국관련 규제완화案에 대해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영국의 약국 관련법규는 각 지역사회에서 필요로 하고, 또 수요가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약국들에 한해 개설면허를 내줄 수 있도록 규정해 왔다. 그러나 현재 추진되고 있는 규제완화案은 대형 슈퍼마켓들에 대해서도 의약품 취급공간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뉴 이코노믹스 재단(NEF)은 최근 공개한 보고서에서 '규제완화案이 강행되면 동네약국들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임은 물론 최일선에서 헬스케어 관련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요지로 당초 정부측이 공표했던 목표도 이행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규제완화가 오히려 환자들을 훨씬 대형화하고, 분주하고, 비인격적인(즉, 개별환자들과의 상담 등이 불가능한) 환경 속으로 내몰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특히 NEF는 '고령자, 만성질환자, 신체장애자, 소외계층 등 평소 건강문제와 관련한 약국 의존도가 높은 부류의 사람들에게 약국에 대한 접근기회 자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이유로 NEF측은 '줄잡아 6,000곳 이상의 동네약국들이 대형 슈퍼마켓의 위협에 직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피력했다.
결국 매년 전체 약국의 4% 가량이 문을 닫는 상황이 초래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하루에 한 개 이상의 동네약국들이 폐쇄될 수 있을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한편 규제완화를 추진하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OFT)는 방침이 확정될 경우 자체적으로 대형 슈퍼마켓 내에 900여곳에 달하는 약국과 중간 규모의 자영약국이 총 2,127곳 정도 새로 개설될 수 있으리라 추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영국약사회(NPA)는 '규제완화가 강행되면 개원의원 인근에 집중적으로 소재했던 약국街들이 존립기반을 상실할 것이며, 생존을 위해 대도시 지역으로 더욱 편중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깊은 우려감을 표시했다.
NEF도 '결국 지방과 소외된 지역들은 무약촌 내지 의료공백지대(healthcare deserts)로 전락할 소지가 높다'며 공감을 나타냈다.
NEF의 앤드류 심즈 정책국장은 '영국 지방경제의 건전성은 이미 조정능력을 상실한 경제로 인해 심각한 위협에 직면해 있는 상태'라며 '규제완화가 강행된다면 동네약국들은 장기적인 역할과 비전에 돌이킬 수 없는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동네약국의 기능을 슈퍼마켓에 넘겨줄 경우 지역사회의 의료서비스 기반이 와해될 것임은 물론 도시 번화가의 상권에도 상당한 위협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환자권익옹호협회(PA)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75% 가량은 처방약 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슈퍼마켓들이 늘어나면서 그 여파로 시내 중심가의 약국들이 문을 닫는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시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 아스다(Asda)와 테스코(Tesco) 등의 메이저 대형 할인매장업체들은 '약국에 대한 규제완화가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확대해 줄 것'이라며 상반된 입장을 개진했다.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입력 2003.03.06 07:26 AM
英, 동네약국 줄줄이 폐쇄 위기감 --약업신문
8월
21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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