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생명공학에 아낌없는 투자 --약업신문(2001/10)

*미국의 투자액이 290억달러나 된다...이러니 특허권에 생명을 걸지..


국제적 바이오테크 중심지로 부상

미국의 생명공학기업 셀좀社(Cellzome)를 경영하는 찰스 코헨 회장은 최근 '생명공학에 쓰기 위한 기금으로 20억달러를 확보하고 있다'며 적극적인 제안을 내놓는 한 싱가포르 투자자의 태도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사실 최근 몇 개월 사이에 이와 비슷한 경험을 한 국제적 바이오테크 기업가들은 한 둘이 아니다.

이 통 큰(?) 투자자는 싱가포르 정부가 지원하는 바이오메디컬 사이언스 그룹 소속이었다. 실제로 이 그룹은 향후 2~3년 동안에만 바이오테크 연구에 주력하는 로컬기업이나 외국사들에 20억달러 이상을 투자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싱가포르 경제개발청(EDB)은 앞으로 15년 동안 자국을 '세계적인 바이오메디컬 과학의 중심지'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뒷받침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리고 이 도박(biotech gamble)은 이미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예로 지난해 1월에 3억달러의 기금으로 출발했던 벤처캐피탈들의 규모가 이미 7억달러 규모로 확대조성되었을 정도다. 이 벤처캐피탈에 속하는 기금들은 '라이프 사이언스 인베스트먼트 펀드', '팜바이오 그로쓰 펀드', '싱가포르 바이오-이노베이션 펀드' 등이다.

바야흐로 싱가포르가 지금까지 아시아 지역에서 생명공학의 선도주자를 자처해 온 일본을 위협하는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인구 1인당 생명공학 벤처캐피탈 투자비 규모로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에 올라 있는 국가가 바로 싱가포르이다. 사실 아시아는 정부 주도의 생명공학 투자가 대부분 초기단계에서 이미 참담한 실패를 겪어야 했던 지역이다.

이와 관련, 톰슨 파이낸셜/벤처 이코노믹스社는 '싱가포르가 지난해 한해 동안에만 총 7억3,900만달러를 생명공학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는 또 1년여 전부터 정부 차원에서 미국 유학자들을 대상으로 생명공학 벤처투자자로의 변신을 제의하고 있다. 이를 통해 스탠퍼드大나 캘리포니아공과대학(칼텍) 등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노바티스社나 암젠社 등에서 경력을 쌓은 고급브레인들이 적잖이 확보됐다는 후문이다.

이 같은 얘기에 처음 접했을 때 미국이나 유럽의 벤처캐피탈이 보인 반응은 한마디로 '정부가 나서서 쓸데없는 짓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바이오메디컬 사이언스 그룹의 경우만 하더라도 벌써 해외투자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이 그룹은 유전자 조절제를 개발하는 제약회사인 튜라릭社, 바이오칩 개발사인 아클라라 바이오사이언스社, 프로테오믹스에 주력하고 있는 자이오믹스社 등 30개 미국기업들과 프로테오믹스 업체 옥스퍼드 글리코사이언스社, 항암제 개발사인 사이클라셀社·제노바社 등 6개 유럽기업을 포함해 총 50개에 달하는 유망 생명공학기업들에 투자하고 있다.

EDB의 공보책임자는 '싱가포르 정부가 생명공학 투자로 이미 3배 이상의 이익을 창출했다'고 말했다.

일라이 릴리·카이론·아피메트릭스·노바티스·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 등이 싱가포르에 연구시설을 설치한 것도 이 같은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한편 싱가포르 주재 미국대사관은 올해 1월 정부 차원에서 생명공학 육성에 힘을 쏟고 있는 싱가포르의 노력이 성공을 거둘 것인지에 대해 분석하는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 보고서는 '오늘날 싱가포르에 생명공학 투자가 집중되도록 하는 주된 요인은 고도의 노동력·잘 갖춰진 물류체계·세금 인센티브 등을 꼽을 수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벤처캐피탈의 사례와 마찬가지로 해외유학과 미국·유럽의 관련업체 경력을 쌓은 뒤 돌아온 학자들의 탁월한 연구능력에서 찾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 국가별 생명공학업계 현황
(단위; 백만달러·백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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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국 가-투자기업수-기업당 평균투자액-총투자액--인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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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미국-----2,725--------10.9---------29,604.3---275.6
-2---영국------354---------5.3----------1,878.0----59.5
-3---일본-------52--------12.2-----------634.3---126.5
-4---독일------159---------3.4-----------546.5----82.8
-5---프랑스-----139--------3.4-----------477.3----59.3
-6---이스라엘----86--------5.3-----------452.7-----5.8
-7---캐나다-----112--------3.7-----------410.4----31.3
-8---싱가포르----44--------8.6-----------379.4-----4.2
-9---호주-------102--------2.2-----------226.5----19.2
10---홍콩--------25--------7.8-----------195.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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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톰슨 파이낸셜/벤처 이코노믹스社(한국은 15위, 대만 17위, 중국 32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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