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통합돌봄 실태조사에서 빠진 약물관리, 이제 제도화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논평] 통합돌봄 실태조사에서 빠진 약물관리, 이제 제도화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10월 13일 「지역사회 통합돌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229개 시군구의 돌봄 수요와 16개 주요 서비스의 공급 수준을 같은 기준으로 분석했고, 정부는 이를 첫 통합돌봄 기본계획과 지방정부 지역계획에 반영해 지역별로 필요한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전국 단위의 수요와 공급을 같은 기준으로 처음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조사에서 방문요양의 공급 충족률은 96.9%에 이르렀지만, 방문진료와 방문간호, 재택의료센터, 장애인건강주치의는 10~20%대에 그쳤고 인구감소지역에서는 공급 여건이 더욱 취약했다. 이는 요양서비스에 비해 의료서비스의 공급 기반이 크게 부족하며, 지역·필수·공공의료의 확충이 통합돌봄의 중요한 과제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의료서비스의 공급을 늘리는 것만으로 치료와 돌봄의 연속성이 보장되지는 않는다. 방문진료와 방문간호가 이루어지더라도 환자가 복용하는 약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퇴원 이후 바뀐 처방과 약물 부작용 등을 관리하는 체계가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통합돌봄 대상자 대부분은 여러 만성질환으로 많은 약을 함께 복용하는 고령자이고, 이번 조사가 핵심군으로 꼽은 퇴원 후 재입원 위험 환자와 요양병원 사회적 입원자 역시 약물 문제를 빼고는 관리를 말하기 어렵다. 여러 약을 함께 복용하는 환자에게 포괄적인 약물 상담과 복약지도를 제공하면 복약 불이행과 부적절한 처방이 줄고, 응급실 방문과 재입원 위험도 낮아진다는 결과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시범사업에서도 확인되었다. 약물관리는 살던 곳에서 생활을 이어가기 위한 기본 조건이다.

정부도 통합돌봄 로드맵에서 약물관리를 2단계 제도화 과제로 제시했다. 하지만 약물관리는 이번 실태조사의 분석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고, 2028년 제도화를 앞두고도 지역별 수요와 공급 여건을 어떻게 파악하고 준비할지는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다제약물관리사업은 9년째 시범사업에 머물러 있고, 지역 일차의료를 강화하겠다는 일차의료 혁신사업에도 약국은 포함되지 않았다. 지역에서 약물관리를 누가 어떻게 맡을지 정해진 체계가 없는 셈이다.

현장에서 먼저 움직인 것은 지방정부였다. 여러 지자체가 지역약사회와 함께 방문 복약지도와 약물관리를 특화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대상과 내용, 방문 횟수, 연계 방식이 지자체마다 다르고, 조례에 약물관리가 포함되었는지도 지역마다 다르다. 어느 지역에 사느냐에 따라 약물관리를 받을 수 있는지가 갈리는 지금의 상황은, 이번 조사가 방문형 보건의료 서비스에서 확인한 지역 간 격차가 약물관리에서도 되풀이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통합돌봄의 약물관리는 지자체 재량에 맡겨둘 일이 아니다. 어떤 대상자에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지, 의료기관과 처방 정보를 어떻게 공유하고 처방 조정을 어떻게 연계할지, 거동이 불편한 대상자에게 약을 전달하고 가정에서 복약지도를 할 법적 근거를 어떻게 마련할지,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는 모두 국가가 정해야 할 과제다. 제도화까지 남은 시간은 1년여에 불과하다. 지금처럼 개별 지자체의 시도가 쌓이기만 해서는 2028년에 전국에서 같은 수준의 서비스를 시작할 수 없다.

그 출발점은 올해 하반기 수립될 첫 통합돌봄 기본계획이다. 정부는 기본계획에 이 과제들에 대한 답과 함께 약물관리 제도화의 일정을 구체적인 실행계획으로 담아야 한다. 지자체별로 운영 중인 약물관리 사업의 현황을 파악하고 평가해 돌봄 대상자의 필요에 맞는 전국 단위의 서비스 모형을 마련해야 한다. 돌봄 대상자가 사는 곳 가까이에서 약물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지역에 이미 있는 약국을 포함해 지역별 수요와 공급을 진단하는 작업도 지금 시작해야 한다. 통합돌봄의 약물관리가 지역마다 다른 시범사업으로 남지 않도록, 정부가 책임 있게 준비에 나서야 할 때이다.

 

2026년 10월 14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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