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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DA 승인 철회 위기에 놓인 치명적 부작용 약제를 ‘급여 적정’ 판정한 약평위 회의록 공개해야
- 검증 절차 생략한 신속 등재 제도는 환자 건강 위협한다
희귀 자가면역질환인 항호중구세포질항체(ANCA) 연관 혈관염 치료제 아바코판(상품명: 타브너스 캡슐, 이하 타브너스)을 둘러싼 치명적 안전성 문제와 임상 데이터 조작 의혹이 국제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중증 약물 유발성 간 손상과 사망 사례를 경고(참고1)했으며, 임상시험 데이터의 신뢰성 문제를 이유로 승인 철회까지 제안(참고2)했다. 유럽의약품청(EMA) 역시 임상 3상 데이터 무결성에 대한 재검토에 착수(참고3)했고, 일본에서는 독점판매사인 기세이약품공업이 신규 환자 처방 자제를 권고하기에 이르렀다.
기세이약품공업에 따르면, 일본 내 투여 환자 약 8,500명 중 타브너스 투여와 연관이 의심되는 간장애 사망사례가 20건이나 보고되었으며, 담관이 소실된 사례도 22건 있었다. 미국FDA역시 타브너스 복용 환자에서 76건의 약물 유발성 간손상 사례가 있었고, 그 중 54명이 입원하고 8명이 사망하였다고 밝혔다.
더욱 심각한 것은 타브너스의 허가 근거가 된 핵심 임상 3상 연구(ADVOCATE)에서 데이터 조작 의혹까지 제기되었다는 점이다. 미국과 유럽 규제당국은 일부 환자의 1차 평가 변수 결과가 사후적으로 변경된 정황과 맹검 해제 이후 분석 결과가 수정된 문제 등을 지적하고 있다. FDA는 개발사 암젠(Amgen)에 시장 자진 철수를 요청했으며, 결국 승인 철회 절차까지 공식화했다. 이는 단순한 부작용 문제가 아니라 의약품의 유효성 자체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의미다. 제약회사는 이익을 위해서는 연구 윤리까지도 배반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한 사건이다.
이런 안전성 및 유효성에 대한 논란 속에서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지난 4월 타브너스에 대해 ‘급여 적정성 있음’ 결정을 내렸다. 이는 정부가 추진 중인 ‘선등재-후평가’ 방식의 신속등재 정책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의약품에 대해 충분한 안전성·유효성 검증 없이 건강보험 급여부터 적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접근이다. 희귀질환 환자의 치료 접근성 확대는 중요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초고가 약제를 성급하게 급여화하는 것은 환자 보호가 아니라 환자에게 위험과 불확실성을 떠넘기는 일이다.
이번 사례는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의 폐쇄적인 운영 문제뿐 아니라, 검증 체계 자체에 대한 의문도 함께 드러낸다. 약평위는 타브너스에 대해 어떤 자료와 논의를 바탕으로 ‘급여 적정성’ 판단을 내렸는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만약 약평위가 FDA의 중증 간 손상 경고, EMA의 데이터 무결성 재검토 등 국제 규제당국에서 제기된 핵심 안전성·유효성 논란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채 결정을 내렸다면 이는 단순한 비공개의 문제가 아니라 검증 체계 자체의 심각한 문제다. 반대로 이러한 논란을 인지하고도 ‘급여 적정성 있음’을 판단했다면, 그 근거와 논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마땅하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이번 타브너스 논란에 대해 명확히 답해야 한다. 타브너스 급여 적정성 판단 과정에서 치명적 간 손상 위험과 임상 데이터 조작 의혹이 어떻게 검토되었는지 구체적인 심의 자료와 회의록을 공개하라. 또한 우리나라 허가 및 급여 심사 과정에서 암젠이 제출한 임상자료와 안전성 자료의 신뢰성이 충분히 검증되었는지 재점검해야 한다. 2023년 9월 국내 허가 이후 비급여로 사용된 환자들에 대한 이상 사례와 간 손상 발생 여부 역시 전면적으로 조사·공개해야 한다.
이번 사건은 제약회사가 이익을 위해 연구윤리와 데이터 신뢰성마저 훼손할 수 있음을 다시 보여주었다. 그렇기 때문에 의약품 규제·감시당국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제약회사가 제출하는 임상자료와 안전성 정보에 대해 독립적이고 엄격한 검증이 이루어져야 하며, 허위·왜곡 자료 제출이나 규제당국 기만 행위가 확인될 경우 강력한 행정처분과 형사적 책임까지 물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규제당국을 속여도 실질적인 불이익이 없다면, 환자 안전보다 기업 이익을 우선하는 행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충분한 검증과 검토 과정을 거친 의약품조차 심각한 문제가 뒤늦게 나타날 수 있는 상황에서, 환자 안전보다 제약사의 시장 진입 속도를 우선시하는 ‘선등재-후평가’ 방식의 신속 등재 제도는 즉각 재검토되어야 한다.
2026년 5월 18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참고]
1) 미국 FDA, FDA Identifies Cases of Serious Liver Injury in Patients Taking Tavneos (avacopan) for Severe Active Anti-neutrophil Cytoplasmic Autoantibody (ANCA)-associated Vasculitis, Drug Safety Communication (2026.03.31.)
2) 미국 FDA산하 의약품평가연구센터(CDER), CDER proposes to withdraw approval of TAVNEOS (2026.04.27.)
https://www.fda.gov/drugs/drug-alerts-and-statements/cder-proposes-withdraw-approval-tavneos
3) 유럽EMA, EMA starts review of Tavneos, a medicine for rare autoimmune diseases GPA and MPA (2026.01.30.)
https://www.ema.europa.eu/en/news/ema-starts-review-tavneos-medicine-rare-autoimmune-diseases-g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