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의료운동본부][성명] 건보공단의 막대한 개인정보를 민영보험사에 넘겨선 안 된다.

제8차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의 건강보험 빅데이터 개방 확대 논의

건보공단의 막대한 개인정보를 민영보험사에 넘겨선 안 된다.

- 윤석열이 의료 민영화를 위해 탄생시킨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는 윤석열 정부와 함께 사라져야 마땅하다.

 

 

정부가 오늘(30일) 일정과 안건도 제대로 공개하지 않은 채로, 제8차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를 개최한다. 오전 10시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리는 이번 회의 안건에는 “건강보험 빅데이터 활용 확대 방안”이 포함됐다고 알려졌다. 국가적 재난 와중에 건강보험공단에 축적된 막대한 개인의료·건강정보 등을 기업에 넘기는 방안이 논의될 예정인 것이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전산센터 화재로 국가 전산망이 먹통이 된 지 닷새째다. 모두가 데이터 산업이 21세기의 석유라며 치켜세우지만, 이번 사태와 2023년 11월 행정전산망 대규모 마비 사태, ‘카카오 먹통 사태’, 그리고 SKT 고객 정보 유출, 롯데카드 고객 정보 유출 사건 등에서 드러났듯 정부나 민간 기업들이나 우리 모두의 삶과 밀접히 연관된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데에는 관심이 없다.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하기는커녕 이를 이용해 사고 팔고 넘기고 활용해 돈벌이 하는 데에만 여념이 없다. 문제는 민간기업 뿐만 아니라 정부도 그런 시도에 호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건보공단은 전 국민의 신상 정보, 질병 정보, 처방 정보, 검진 정보, 재산, 소득 정보 등 개인에 대한 거의 모든 정보를 축적하고 있다. 그리고 이 건보공단의 막대한 개인 정보를 호시탐탐 민간보험사들이 노리고 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윤석열 정부에 이어 이재명 정부 역시 건강보험 정보를 기업에 넘기려 한다.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는 윤석열 정부가 만든 기구로 공익보다는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이윤 극대화)을 위한 규제 완화 기구다. 20명의 위원 중에 그 흔한 시민사회단체 하나 없는 것을 보면 이 위원회가 얼마나 노골적으로 친기업적인지 알 수 있다.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민간보험사 등에 제공하는 것은 일종의 의료 민영화·영리화다. 공공에서 관리하고 공적인 목적에 사용해야 할 공적자산 건강보험 개인정보를 민간보험사가 영리 목적으로 활용하게 하는 것이다.

 

보험업계는 왜 건강보험 정보를 노리나. 그들은 “위험관리 고도화에 따른 보험료 산출 및 보험금 지급이 가능해진다”고 본다. 다시 말하면 건강한 사람들을 선별해 가입시키려는 것이다. 보험은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을 공동으로 지려는 상품이다. 그런데 보험사가 위험을 정확히 예측해 아플 예정인 사람들은 보험료를 인상하거나, 가입을 거절하거나, 부담보(특정 질환 보장 제외)를 설정하는 등 불이익을 주고, 안 아플 예정인 건강한 사람들만 문턱을 낮춰 가입시키면 어떻게 되겠는가. 보험사 이윤은 극대화되지만 환자들은 큰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보험금 지급도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거절할 이유를 찾기가 더 쉬워진다. 지금도 온갖 명분을 들이대 중증질환 보험금 지급을 거절해 환자들 피눈물을 흘리게 하는 보험사다. 왜 시민들이 진료 목적으로만 제공한 공보험의 개인정보를 보험사에 넘겨, 기업만 이득 보고 대다수 사람들에게 손해가 될 일 추진하는가?

 

이뿐만 아니다. 민간보험사들은 건강보험과 경쟁하는 보험이 되고, 궁극적으로 미국처럼 건강보험을 완전히 대체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환자 정보를 모으려 한다. 이미 진료정보 전자 전송(‘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이 가능하도록 보험업법을 개악했고, ‘내 건강정보 도둑법’인 디지털헬스케어법 제정 시도도 하고 있다.

 

민간보험사들 입장에서는 자체 보유 정보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건강보험 빅데이터가 있어야만 시장을 확대하고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다. 그들의 지배력이 커지면 그 힘으로 건강보험의 영역을 갈수록 더 많이 차지할 것이다. 따라서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지키는 것은 건강보험을 지키는 것이기도 하다.

 

민간보험사들의 이윤을 위해 건강보험공단의 개인정보를 넘겨서는 안 된다. 가명 처리하면 개인 식별이 불가능하다는 말도 믿어서는 안 된다. 다른 정보와 결합하면 언제든 개인이 드러날 수 있는 것이 가명정보다. 정보는 개인의 모든 것이나 다름 없다. 게다가 가장 민감한 의료정보는 유출이나 악용이 개인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남기게 된다.

 

민주적 정당성이라고는 없는 바이오헬스혁신위원회가 우리의 건강보험 빅데이터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하게 두어서는 안 된다. 이 위원회는 윤석열 정부와 함께 사라져야 마땅하다.

 

 

2025년 9월 30일

 

의료민영화저지와무상의료실현을위한운동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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