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노벨 생리의학상의 의미를 되묻다.

사진: 노벨상 웹사이트

스웨덴 노벨위원회는 지난 2일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카탈린 카리코 바이온텍 수석 부사장과 드루와이스먼 펜실베니아대 의대 교수를 선정하였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코로나19 mRNA 백신 개발을 가능하게 한 뉴클레오시드 염기 변형에 관한 발견을 공로로 인정받았다.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뛰어난 과학자들과 국제기구 및 각 국 정부, 비영리 민간단체들이 힘을 합쳐 1년도 채 되지 않아 백신을 개발할 수 있었다. 우리는 백신 덕분에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었고 팬데믹 종료를 선언하게 되었다. 이번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의 의미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백신 이면에 숨어든 그늘도 우리는 외면할 수 없다. 저소득 국가들은 초기부터 백신 접종의 어려움을 겪었고, 세계보건기구가 코백스(COVAX)를 통해 접종을 지원했음에도 불구하고 단 27%의 사람들만 접종을 완료할 수 있었다. 반면 고소득 국가에서는 접종받을 사람을 찾지 못해 유효기간 만료된 백신을 버려왔다. 이처럼 특정지역을 소외시키는 백신 사용으로 과학과 기술이 오히려 불평등을 확대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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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백신을 공급하기 위하여 아프리카 및 동남·중앙 아시아 지역에 mRNA 백신허브를 마련하는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이 계획은 향후 신종 감염병에 대응하는 mRNA 백신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초국적 제약사들이 기술공유를 거부하여 세계보건기구는 중복된 연구를 통해 자원을 낭비해야 했다. 뿐만아니라 제약사들은 독점적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 mRNA관련 지적재산권을 강화하고 있으며, 여러 특허소송을 벌여 기술 독점을 공고히 하고 있다.

 

 

mRNA기술이 가진 특별한 장점은 새로운 감염병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정도로 유연하고, 어디서든 신속하게 대량생산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백신이 설계된 지 거의 3년이 지났고 8가지 이상의 변종으로 대량 감염을 경험했음에도 mRNA 백신은 단 두 차례만 보완되었다. 이는 독점 기업들이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을지 여부에 따라 업데이트 된 부스터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지적재산권이라는 기술독점은 mRNA 장점의 활용을 가로막고 있다.

 

 

 

우리는 mRNA 기술을 개척한 과학자들과 연구기관들에 감사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많은 사람들이 기술의 수혜에 배제되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이번 노벨 생리의학상을 계기로 불평등 없는 백신 사용을 위해 mRNA 기술에 대한 독점의 문제를 되짚어야 한다.

 

 

 

 

2023년 10월 4일

더나은 의약품 생산체제를 위한 시민사회연대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IPLeft정보공유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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