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마스크를 정의롭게 사용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논평] 마스크를 정의롭게 사용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코로나19 감염의 공포로 마스크 공급과 구매에 대한 대란이 발생하고 있다. 정부가 강조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제쳐두고 마스크를 사기 위해 사람들은 약국과 마트 앞을 줄지어 서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러한 사태에 대해 사과를 표하였다. 이제 정부는 마스크 사용에 대한 구매이력 시스템을 마련한다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무엇이 있을까?

 

한국은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가장 열심히 하는 나라다. 왜 우리는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진단에 열을 올릴까? 바로 감염환자와 비감염환자의 구별 짓기이다. 완벽히 구별하고 차단을 하면 감염환자가 새로 발생할 이유는 없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방역당국은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언젠가 결실을 맺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방역 노력은 지역사회 감염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롭게 할 것이다. 또 마스크 착용의 강박에서 자유롭게 할 것이다.

 

최근 마스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국가는 일정 물량의 마스크에 대하여 약국을 통한 공적 마스크 유통을 선택했다. 마스크에 대한 공급통제와 공적유통은 사재기를 방지하고 최대한 많은 국민들에게 마스크를 공급하고자 하는 올바른 길이다. 하지만 단순분배와 수요에 비해 적은 공급으로 인해 실제 마스크가 필요한 사람들이 사용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마스크 대란은 죄수의 딜레마를 떠올리게 한다. 협력할 경우 서로에게 가장 이익이 되지만 개인적인 욕심으로 서로에게 불리한 상황을 선택하는 문제를 보여주는 경우를 말한다. 어쩌면 마스크를 둘러싼 현재의 상황이 그렇지 않은가? 현재 코로나19 사태가 악화되면서 마스크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외출할 때 반드시 갖춰야 하는 필수품이 되었다. 여기서 사회는 고민할 수 없다. 하지만 같은 마스크가 누가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 주위를 돌아보자. 정말 마스크를 갖춰야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전제: 코로나19 확진자의 50%는 거의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감기를 앓는 수준이며 젊고 건강한 사람에게 코로나19의 감염은 생명에 위협적인 질병이 아니며, 감염자 중 10% 만이 병원에서 상시적인 치료가 필요한 증상을 겪는다.)

 

(1) 환자를 매일 만나는 보건의료인들은 감염병 전쟁의 전투병이다. 그들이 감염된다면 우리는 전쟁에 싸울 병사를 잃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절대 감염의 위협을 피할 수 없다. 그들에게 마스크는 정말 화생방실의 방독면과 같다.

(2) 호흡기 질환을 가졌거나 확진 또는 확진자와 밀접접촉한 사람들은 자신이 아닌 타인을 보호해주기 위해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3) 의료취약계층은 코로나19는 흑사병같이 치명적인 감염병이 될 수 있다. 만에 하나 모를 감염으로 그들은 치명적인 결과를 가질 수 있다. 그들에게 마스크는 호랑이를 피해 도망갈 수 있는 유일한 동아줄이다.

(4)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큰 대구나 그 주변 지역 시민들에게 마스크는 사는 데 꼭 필요한 의식주와 같다. 그들이 꼭 필요한 외출을 할 때, 감염의 위협은 피부에 와닿는 공포와 같다.

 

이런 사람들에게 마스크는 천금과 같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 그들이 필요한 만큼 충분한 마스크가 공급되지 못하다는 소식은 뉴스를 종종 접한다. 우리 모두 각각의 개인을 위한 최고의 선택들이 최악의 상황을 불러올 수 있다. 그러므로 물리적으로 모두에게 마스크를 나눠주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우리 모두 일회용마스크 사용 최소화를 권하며 몇가지 제안을 드린다. 이는 주말 없이 돌아가는 마스크 공장의 노동자, 방역이나 치료시설 마련보다 마스크 공급에 총력을 기울여아하는 공무원을 포함한 전체 사회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이며, 절대로 개인의 희생으로 위기를 막자는 이야기가 아님을 명심하면서.

 

1. 비교적 건강한 사람들은 무분별한 마스크 사용을 경계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자. 대중교통 이용처럼 정말 피할 수 없는 상황에는 면마스크로 일회용 마스크 사용을 대체하자.

2. 하루빨리 정말 필요한 사람들에게 마스크를 공급해야 한다는 합의와 마스크 공급의 우선순위를 정하자. 그리고 정해진 우선순위에 따라 마스크는 경제적 장벽없이 공급하자.

 

이러한 사회적 합의와 연대의 마음들이 죄수의 딜레마를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20년 3월 4일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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