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국회는 건강보험재정으로 제약산업을 육성하려는 시도를 멈추라!

[성명] 국회는 건강보험재정으로 제약산업을 육성하려는 시도를 멈추라!
-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일부재정법률안」은 폐기되어야 한다

한동안 식물 국회를 벗어나지 못하던 국회가 오랜만에 정상화되면서 지난 23일 국회 본회의에서 90여 개 법안을 통과시켰다. 국회가 이제라도 본연의 역할로 돌아왔다는 점에서는 환영할 만 하지만 이번에 통과된 일부 법안을 보면 과연 국회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 심각한 의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17년 남인순 의원, 권미혁 의원, 18년 오제세 의원, 기동민 의원이 발의한 각각 4건의 법률안을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심사한 후 통합·조정 대안을 위원회안으로 제안하기로 의결하여 최종 본회의를 통과시켰다. 지난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일부재정법률안」은 혁신형 제약기업 관리 방안, 제약산업 육성·지원 종합계획, 제약산업 육성·지원위원회 일부 규정 추가 등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가장 핵심적으로는 혁신형 제약기업이 제조한 의약품 가격을 우대한다는 조항을 포함시켰다.

국민들이 어렵게 모은 소중한 건강보험재정을 제약 산업에 갖다 바치는 이러한 방식은 그동안 수없이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정치권은 의약품 가격을 포함한 보건의료 정책을 제약산업 육성책으로 왜곡·변질시키려는 노력을 그치지 않고 있다. 현재 국내 영세 제약사를 제외한 대다수 제약사가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인증 받은 상황(2017년 7월 기준 45개사)이다. 정부는 해당 기업들의 이윤을 높여주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혁신적’ 신약으로 돌아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년간의 결과를 보자. 외국 대비 훨씬 높게 책정된 국내 제네릭 약가들은 영세 제약사를 난립하게 하여 오히려 품질 관리가 어렵게 된 것은 물론이고 건강보험재정에 큰 부담으로 작동하고 있다. 더 이상 약가를 높여 제약사 이윤을 보존시켜주는 방식으로는 건전한 제약산업 육성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그간의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

뿐만 아니다. 이미 2016년 ‘7·7 약가제도 개선안’을 통해 혁신형 제약기업이 생산한 약제들은 그동안 가격우대를 받아왔다. 한편 그동안 다국적 제약사들은 이 제도가 역차별 정책이라며 반발해왔고 최근 한미 FTA 개정협상에 따라 이 제도는 오히려 다국적 제약사 약가 우대 정책으로 탈바꿈했다. 결국 국내 제약사를 우대하겠다던 정책이 빌미가 되어 다국적 제약사의 이윤을 높이는 도구로 탈바꿈한 것이다.

국회는 과연 이러한 국내외 흐름과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고 이번 개정안을 통과시킨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진정 국내발 ‘혁신적’ 신약을 원한다면 고리타분하고 효과도 없는 약가 육성책으로 국민들의 부담만 지울 것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연구개발 지원 등 기술투자부터 시작해야 한다. 국회는 해당 특별법 개정안을 당장 폐기해야 할 것이다

2018년 11월 26일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