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약 성명] 차라리 생선을 고양이에게 맡기는 것이 안전하다

- 다국적 제약회사 부사장 출신자의 식약처 의약품안전국장 임명을 반대한다. 

 개방형 외부 공모직으로 전환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국장 자리에 다국적 제약회사 한국 화이자 부사장 출신을 임명하려 한다는 소식에 대해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는 명백한 반대와 더불어 큰 우려를 표한다.  

 의약품안전국장 자리는 의약품 관련 정책과 약물 안전·품질 관리, 신약 임상시험, 제네릭 생동시험,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제도 등 의약품 산업 전반을 관리하는 5천만 국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지는 핵심 보직이다. 

 이런 중대한 자리에 다국적 제약회사 부사장을 앉힌다는 것에 납득하기 어렵다. 의약품안전국장을 다른 직책과 달리 외부 공모직으로 임명한다는 것은 전문가를 영입하여 행정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함일 것이다. 

 외국 본사에서 개발된 의약품의 수입판매가 주된 사업인 다국적 제약사의 임원, 그것도 자사 제품을 의료인등에게 판촉하기 위한 자료를 생산하고, 자사제품의 국내 도입을 위한 임상시험을 관리․감독하는 회사의 의학부는 의약품의 연구나 안전보다는 의약품 판매촉진과 마케팅 성격이 더 큰 자리이다. 

 식약처는 제약회사로 하여금 안전하고 효과적인 약물을 공급하는지 감시하고 견제하는 자리이지, 제약회사 마케팅 업무나 임상시험 대행업체가 아니다. 다른 공산품과는 달리 의약품 허가와 유통에 엄격한 기준과 절차를 두는 것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제품임과 동시에 안전관리가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인사는 마치 생선 지키는 일을 고양이에게 맡기는 것과 다름없다. 지금도 의약품 개발 연구와 보건행정연구 등 기초 의약연구 등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는 많은 전문가들을 외면하고, 보건의료행정 경험이 전무한 자를 중차대한 자리에 임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뿐더러 국민에 대한 모욕이다. 

 혹자는 미국등지에서도 제약회사 출신들을 FDA등에 고용하고 있다고 하면서 이번 인사를 합리화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인사처럼 제약회사에서 바로 스카웃하거나, 의약품 안전성 심사경험도 전혀 없는 사람을 막무가내로 임명하는 경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처럼 어처구니없는 인사를 단행하려는 것은 의약품허가 규정을 완화하고 약가를 높게 책정하는 제도를 시행하려는 등 일련의 제약산업 촉진을 위한 정부 정책의 산물로 보인다. 아무리 제약산업의 로비와 논리에 휘둘리는 정부라 하더라도 최소한의 안전 방패막이까지 그들에게 줄 수는 없지 않겠는가. 

모처럼 개방형 외부공모라고 하는 시행가치가 높은 인사제도를 검증되지도 않은 비전문가에다가 이행 상충인을 임명함으로서 제도의 취지를 왜곡하는 짓은 하지 말기를 경고한다.
 
 

2016년 9월 1일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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