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송면,원진노동자 산재사망 25조기 기자회견문

기 자 회 견 문

 

‘문송면․원진노동자 산재사망 25주기’

우리에게 안전한 미래를 선물하자

 

○ 25년 전, 1988년 7월 2일 꽃다운 어린 소년 문송면이 15세의 나이로 수은에 중독되어 사망하였다. 곧이어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국내 역사상 최대의 직업병 사건인 원진레이온 집단 이황화탄소중독 사실이 사회에 알려졌다. 문송면의 죽음은 당시 진보지식인 진영에 엄청난 충격과 자성의 목소리를 불러 일으켰고 원진레이온 노동자의 10년에 걸친 대규모 투쟁은 우리나라 산업보건 역사를 크게 뒤흔드는 사건으로 자리매김 되었다.

 

○ 이제 사반세기가 지나가고 있다. 그 사이 국민소득은 5배 이상 뛰었고 한국은 문민정부, 참여정부를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경제성장과 절차적 민주성이 확대되었지만 국민의 행복지수는 세계 꼴찌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 이유는 극심한 양극화로 다수가 배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50%이상의 비정규·영세노동자계층은 아직도 세계 1위의 산재사망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복지’ 얘기는 무성하지만 하위 10~20%를 겨냥하는 선별 복지밖에 없고 그것도 실체가 무망하기 때문이다.

 

○ 뿐만 아니라 25년 전 문송면이 사망하고 원진레이온에서 한국 역사상 최대의 집단 직업병 참극이 벌어지던 그 시절과 현재는 그다지 나아지 않았다. 계속되는 한국타이어 집단 사망, 삼성반도체 집단 사망, 그리고 일 년에 6백 명씩 사망하는 건설노동자...뿐만 아니라 여기저기에서 지금도 터지고 있는 유해 화학물질 누출과 폭발로 노동자는 물론 시민에게도 고통과 공포를 주고 있다. 죽음에 이르지는 않았으나 안전하지 않고 건강하지 않은 노동자, 업무스트레스로 자살하는 노동자 등 안전보건 영역의 과제는 아직도 너무 크다.

 

○ 우리나라가 안전보건 정책에 있어서는 불모지였던 25년 전, 우리는 문송면 장례투쟁과 지난했던 원진레이온 산재노동자 투쟁을 벌여냈고 의미 있는 결과를 안았다. 정부는 조직을 개편하였고 부서를 신설했으며 국가 차원의 연구소도 만들었다. 산업의학전문의 제도를 신설하였고 직업성 질병판정 기준도 개선되었다. 당시 혼신의 힘을 다하여 함께 싸우고 격려해 왔던 피해자와 가족, 산업보건인, 노동자, 활동가, 시민의 노력이 없었다면 이러한 성과는 가능하지 않았던 일이다. 우리는 당시의 역사이다.

 

○ 이제 우리는 노동자·시민이 안전한 나라를 만들고자 한다. 그래서 여기 현재의 노동자, 시민, 산업보건인, 학자, 법률가, 종교인, 인권운동가가 모였다. 촛불을 들 수 있는 사람은 촛불을 들고, 얘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얘기를 하고자 한다. 분노할 수 있는 사람은 분노하고 항의할 수 있는 사람은 항의할 것이다. 우리에게 안전한 미래를 선물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 우리는 25년의 세월을 딛고 이제 더욱 안전한 우리의 미래를 얘기할 것이다. “산재사망처벌 강화특별법 제정!”, “원청사업주 책임성 강화!”활동을 전면화하면서 가장 어려운 조건의 노동자가 가장 건강한 세상이 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다.

 

2013년 6월 24일

‘문송면․원진노동자 산재사망 25주기’ 추모조직위원회

 

 

<추모조직위원회 참여단위>

민주노총, 한국노총, 원진산업재해노동자협의회, 산재노동자협의회, 건강한노동세상, 일과건강,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 조계종노동위원회, 기독교노동위원회, 천주교인권위원회, 한국산업구강보건원, 노동환경건강연구소, 사회공공연구소, 사람과환경연구소, 참여연대, 인권연대,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단체연대회의, 한국여성단체연합, 보건의료단체연합(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노동건강연대/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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