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국민의 건강과 건강보험제도를 지키기 위해 한미FTA 감시와 폐기 투쟁을 계속할 것이다.

우리 보건의료인들은 국민의 건강과 건강보험제도를 지키기 위해

한미FTA 감시와 폐기 투쟁을 계속할 것이다

- 한미FTA에 대한 한국정부의 회피가 아닌 진지한 대응을 요구한다-

한미자유무역협정이 3월 15일 발효되었다. 우리는 한미FTA 협상 시작부터 지금까지 한미 FTA가 약가와 의료비를 인상시키고 영리병원을 영구히 허용하며, 민영의료보험을 규제하기 어렵게 만들어 한국의 건강보험제도와 보건의료제도의 근간을 위협할 수 있다고 무수히 경고해왔다. 이 때문에 우리는 한미FTA를 막기 위해 한국의 수많은 시민과 여러 사회단체들과 함께 한미FTA 저지를 위해 계속해서 싸워왔다. 한미FTA가 발효되는 지금 한미FTA를 막지 못한 책임과 자괴감을 통감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한미FTA 폐기운동이 다시 시작됨을 분명히하며 앞으로 한미FTA를 철폐시키기 위한 감시운동과 폐기운동에 지속적으로 나설 것임을 천명하면서 한국 정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이명박 정부는 한미FTA에 대한 정치적 홍보와 이용을 중단하여야 한다.

한국정부는 지금까지 한미FTA에 대한 국민적 우려에 대해 ‘괴담’ 운운하면서, 정작 중대한 문제에 대한 대답은 회피하고 진지한 대응책은 세우지 않았다. 이제 우리는 한미FTA 협정이 발효된 이후에도 정부가 한미FTA가 가져올 피해와 영향에 대해 계속 ‘괴담’ 운운하며 무대책으로 문제회피만 하고 있을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한미FTA가 이제 현실이라면 한국정부는 장밋빛 미래에 대한 과장된 홍보에 치중할 것이 아니라, 한미FTA로 일어날 여러 사태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지 진지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당장 한국정부는 한미FTA 발효로 그간 제기되었던 문제가 끝난듯이 총선을 앞둔 정치적 홍보로 이용할 생각뿐이다. 우리는 한미FTA 발효시점에서도 정치적인 대응과 문제회피에 머물고 있는 정부에 대해 개탄을 금치 못한다.

 

둘째 이명박 정부는 한미FTA로 인한 보건의료 영향에 대한 대응책을 지금부터라도 세워야 한다.

우리는 한미FTA 협정문에 의거하여 보건의료부문에 미칠 악영향을 구체적으로 적시하여 정부에 그 대책을 물어왔다. 그리고 다른 대책을 세울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한미FTA의 폐기를 요구해 왔다. 우리는 한미FTA가 발효된 현 시점에서도 가장 올바른 해결책은 한미FTA의 폐기뿐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한미FTA가 발효된 시점에서 우리는 정부가 보건의료부문에 미칠 중요문제에서만이라도 정확한 피해규모 산출과 최소한의 대책이라도 세울 것을 요구한다.

크게만 문제를 열거하더라도 그 문제는 다음과 같다.

 

1) 한미FTA는 제 5장에서 의약품 및 의료기기에 대해 규정하면서 그 보험적용여부 및 가격결정에 있어 제약회사와 의료기기 회사에게 매우 유리한 제도를 도입하도록 규정하였고 또 이미 그 상당수가 약사법과 건강보험법 개정에 반영되었다. 특허의약품의 혁신성 인정을 통한 가격인상이나 독립적 검토기구의 구성을 통한 정부결정권의 약화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아직도 제도변화가 불분명한 점이 많으며 의료기기 분야에서는 제도변화가 무엇인지도 확실하지 않다. 이에 대한 피해 상황 파악과 최소한의 대응책이 요구된다.

2) 한미FTA는 지적재산권을 대폭 강화한다. 의약품 분야에서는 허가특허연계제도가 도입되어 복제의약품의 출시를 늦추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정부는 이로 인한 피해규모를 최대 10년 1조원 이상으로만 제시하였으나, 이는 복제약 자동출시 정지기간을 줄여서 산정하고, 피해산정방식을 왜곡해 축소계산된 것이다. 따라서 다른 건강보험재정 피해규모의 재산정과 대응책이 요구된다.

3) 한미FTA는 경제자유구역과 제주도의 영리병원 허용 법률을 보건의료분야의 미래유보규정에서 제외하여 영리병원 허용을 영구화하였다. 정부는 이를 취소할 수 있다는 정치적 수사에 불과한 대책 아닌 대책이 아니라 실제로 한국에서의 영리병원 설립에 대한 정부 정책 및 영리병원 허용시 한국의 건강보험제도와 보건의료공급체계에 미칠 영향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정부차원의 대응책을 제시하여야 한다.

4) 한미FTA는 13장 금융분야의 협정에서 민영의료보험에 대한 규제를 사실상 어렵게 하였다. 그러나 한국에서 민영의료보험은 무규제 상태에 놓여있고, 이에 대한 소비자 보호가 절실한 상태로 한국정부도 민영의료보험상품 표준화와 규제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한국정부의 피해상황 파악과 피해대책이 요구된다.

5) 한미FTA에서는 상표권이 투자로 인정되고 강화되며 투자자-국가 중재제도(ISD)가 도입된다. 이에 따라 우루과이,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등에서는 금연정책의 시행이 포기되거나 어려워졌다. 한국정부도 이에 대한 인식과 대응책이 필요하다.

6) 한미FTA와 유사한 협정을 맺은 국가에서는 투자자 권리의 폭넓은 인정과 투자자-국가 중재제도에 의해 유해물질 규제가 어려워진 사례가 매우 많이 존재한다. 한국정부도 이같은 피해예상과 대응책이 요구된다.

7) 한미FTA에서는 정부와 경쟁하는 분야의 민영보험상품의 판매를 투자로 간주하여 민영의료보험상품의 판매가 규제되거나, 건강보험 보장성이 강화되어 민영의료보험상품의 판매가 저해되면 이를 한미FTA의 수용(직접수용 및 간접수용) 및 보상에 대한 의무 위반으로 제소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정부의 예상과 대응책 역시 요구된다.

8) 한미FTA에서는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도와 같이 건강보험에 의한 일괄적인 의료수가 규제가 투자자의 권리침해로 판단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건강보험당연지정제나 이와 유사한 한국의 보건의료제도가 투자자 국가 중재제도에 회부될 수 있는데 이 역시 정부의 대응책이 요구된다.

 

모든 문제를 다 열거하지 않았지만 큰 문제만 봐도 의약품 및 의료기기 가격 인상문제, 허가특허연계제도문제, 영리병원의 영구 허용문제, 민영의료보험 규제가 불가능한 문제, 금연정책 및 유해물질 규제 불가문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민영의료보험상품과의 관련성 문제, 보건의료제도의 한미FTA 협정상 투자자 권리 침해여부 문제 등이 문제가 된다. 정부의 대책은 무엇인가를 묻는다.

 

셋째 우리는 한미FTA 감시운동과 폐기운동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오늘 한미FTA 협정문이 발효되면서 우리의 한미FTA 폐기운동이 끝난 것이 아니라 다시 시작되었음을 분명히 밝힌다. 또한 다른 한편 한미FTA에 따른 보건의료 영향을 꾸준히 감시할 한미FTA 감시운동을 벌일 것이다. 이러한 감시운동을 통해 한미FTA로 인한 보건의료분야의 영향을 모니터링하고 한미FTA에 따른 보건의료제도 변화와 제도 개혁의 위축을 주시할 것이다.

우리는 또한 한미FTA에 따른 위축효과를 우려한다. 우리는 한미 FTA로 암운이 드리워졌음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보장성 강화와 의료공급체계의 개혁 및 무상의료를 위한 우리들의 노력을 꾸준히 지속할 것임을 밝힌다. 또한 국민의 건강권이 기업들의 이해에 의해 침해될 때 병원, 제약회사, 민영보험회사 등의 이익을 제한하고 규제하는 방향으로 보건의료제도를 개혁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국민의 건강할 권리를 지키는 이러한 과정이 한미FTA를 폐기하는 운동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오늘 한미FTA의 발효일에 우리는 국민들과 함께 이제 다시 한미FTA 폐기운동의 시작을 선언한다.

2012. 3. 15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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